[윤선영의 국회법슐랭] 국내 대리인제 유명무실…"해외 플랫폼 책임 강화한다"

입력: 2025-04-20 16:08 윤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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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철 민주당 의원 발의…"이용자 권익 두텁게"
국내 대리인 신고·소통 의무 강화…실효성 제고
방통위 시정명령 이행·계획·상황·결과 통보해야
"국내외 플랫폼 업체 간 역차별 해소 기대"

국회의 입법 기능은 국민의 삶과 직결됩니다. 좋은 법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지만 반대의 경우 불편함과 불이익을 초래합니다. 이는 국회의원이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법안을 발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법안들 중 내 삶과 가족, 일터와 사회에 의미가 있거나 울림을 주는 법안을 소개하고 그 필요성과 의의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그동안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이 나왔다.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는 소비자들이 해외 플랫폼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피해나 불만, 법적 문제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업자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국내 대리인을 두게 하는 것이다. 2018년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법 위반이나 사고 발생 시 국내 법 집행력을 높이겠다는 차원에서 도입했으나 당초 취지와 달리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텔레그램이다. 텔레그램은 각종 딥페이크 성 착취물, 마약 거래 콘텐츠 등을 거래하는 통로로 이용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매출 규모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텔레그램의 국내 대리인 지정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졌고 그 사이 불법 콘텐츠 유통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피해는 확산했다.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2021년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텔레그램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묵살당하다 3년이 지난 2024년 11월에야 국내 대리인이 지정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시에 이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이 관련 조치들을 곧바로 이행하는 것과 맞물려 역차별 논란이 커지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 가운데 △전년도 글로벌 전체 매출이 1조원 이상 △정보통신서비스 부문 국내 매출액 100억원 이상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이용자 수가 일일평균 100만명 이상 △개인정보 침해 사건·사고가 발생했거나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경우 중 하나 이상의 기준을 충족한 곳을 대상으로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책임을 크게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거나 지정 내용에 변동이 생길 경우 방통위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고 국내 대리인은 방통위·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상시 연락이 가능한 핫라인을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시에는 20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또 방통위 등 정부가 불법정보와 관련해 시정명령을 내리면 해외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언제, 어떻게 조치했는지 반드시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조 의원은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플랫폼을 통해 불법 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지는 현실에서 형식적 대리인 제도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며 "국내 대리인의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해외 사업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이용자의 권익을 두텁게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