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총괄(VP)은 21일 서울 중구 필원에서 가진 '넷플릭스 인사이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로 인한 한국 콘텐츠 생태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강 VP는 "7~8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에서 한국 콘텐츠는 공짜로 혹은 불법으로 보는 콘텐츠였다"며 "이제 한국 콘텐츠는 외국에서 돈을 주고 보는 프리미엄 콘텐츠가 됐다. 큰 문이 열렸고 격이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대를 충족하려면 필수불가결하게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반응이) 좋지 않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며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이 반복되지 않을까 본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2023년 K-콘텐츠에 4년 동안 25억달러(한화 3조 5400억원 상당)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콘텐츠 산업 전반적으로 제작비가 상승해 시장 부담으로 작용하고, 제작편수가 크게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현주 넷플릭스 한국 커뮤니케이션 부문 시니어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투자를 하면서) 신진 작가와 감독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최근에 살펴보니 5작품 중 1작품은 신인을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후진양성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행사에서 발제를 맡은 이성민 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에 '넷플릭스 효과'가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
이 교수는 넷플릭스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해 "외국인에게 있어 '한국 접촉의 핵심 경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라며 "전통적으로 아시아가 주요 한류 지역이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미주·아프리카로 확장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뚫는 데 넷플릭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해외 7개국 1만1500여명(16~64세)을 표본조사한 결과 넷플릭스 사용자의 K-콘텐츠 시청의향이 비사용자에 비해 2배 가까이 높고, 한국문화 관심도가 더 높았다.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의향도 2배 이상 높았다.
이 교수는 "우리도 몰랐던 한국의 강점과 문화적 매력을 글로벌 OTT를 통해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며 "넷플릭스의 역할이 후방 효과를 넘어 대한민국 국가 자체의 호감도를 올리는 상황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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