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재지정 후폭풍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뿐만 아니라 전세대출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들은 다시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향후 전세대출 받기가 더 힘들어질 전망에 실수요자들 속만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NH농협은행은 21일부터 서울지역의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서울지역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지난 10일부터는 전세대출의 다자녀가구 고객 우대금리를 2자녀의 경우 0.1%포인트(p), 3자녀 이상 0.2%p로 조정했다. 우대금리를 줄이며 사실상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지난 2월 토허구역 해제 영향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불을 당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일부 은행들은 곧바로 서울·수도권 지역의 유주택자 신규 주담대와 조건부 전세대출을 막고 있다.
실제로 토허구역에서 해제됐다가 확대 재지정된 39일 사이 서울의 주택 거래량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중심으로 활발해졌다. 직방이 토허구역 해제 직후인 2월 13일부터 재지정 직전인 3월 23일까지 대상 지역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첫주 기준 서울 전체 매매 거래량은 966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토허구역 해제 발표 직전인 지난 1월 4일부터 2월 11일까지 39일간의 거래량(4559건) 대비 약 2.1배 많은 수치다.
다음달부터는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기존 100%에서 90%로 낮아진다. 이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두 달 가량 앞당긴 것이다. 6월부터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심사 때 임차인의 상환 능력도 고려한다.
이에 실수요자들은 금리인하 시기에 접어들었지만 당분간 대출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토허구역 재지정 영향에 가계대출이 급등하면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대출 총량 관리가 시급해지면서 당분간 대출금리 인하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실수요자 속만 타들어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부터 토허구역 관련 수치가 대출계수에 반영되기에 전월보다 가계대출 전체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기에 은행들이 인상 카드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책마련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5월 전세대출 보증비율 하향과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 가계부채가 제어 불가능한 수준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실제로 전세대출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 한 달간 전세대출 잔액은 총 12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8일까지 이달 5대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21조6386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한 달간 5대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21조3503억원이었다. 5대은행에서만 18일까지 6400억원이 넘어 전세대출 증가폭이 이달에도 훌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