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2세대용 '낙스트라' 공개
2배속 충전 LFP 배터리 소개도
전문가 "韓, 현재 상황 인정해야"
2배속 충전 LFP 배터리 소개도
전문가 "韓, 현재 상황 인정해야"
중국 CATL이 2세대 소듐이온 배터리와 초고속 충전 기술을 대거 공개하며 기술 격차를 과시했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을 '저가'로 치부하는 사이, 중국은 이미 2세대 소듐이온 배터리의 양산 단계에 접어들며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경쟁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은 상하이모터쇼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1일 테크데이를 열고 2세대 소듐이온 배터리인 '낙스트라(Naxtra)'를 공개했다. 낙스트라는 소재 성능의 한계를 뛰어 넘어 최초로 대량 생산에 성공해 중장비 스타터용은 올해 6월, 승용 전기차용은 올 12월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소듐이온 승용 전기차용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과 비슷한 175Wh/㎏의 높은 에너지 밀도로 영하 40도에서 70도까지 전 영역에서 성능 유지가 가능하다. 쩡위친 CATL 회장은 "한 번 충전하면 전기차가 500㎞까지 달릴 수 있으며 충전과 방전을 1만번 이상 반복해도 성능이 유지된다"며 "자주 고장나거나 교체하지 않아도 되니 수리비나 교체비가 적게 든다"고 강조했다.
CATL이 2021년 7월 160Wh㎏의 단일 셀 에너지 밀도를 갖춘 1세대 소듐이온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부정적 평가가 많았는데, 불과 3년 9개월 만에 2세대 양산까지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며 소듐이온의 경제성 매력이 줄고 시장 전반의 개발 동력도 한풀 꺾였음에도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은 결과다.
CATL은 또 빠른 충전 속도를 지원하는 2세대 선싱(Shenxing) 초고속 충전 배터리도 함께 공개했다. 2세대 선싱 배터리는 800㎞의 주행 거리와 12C의 충전 속도를 모두 갖춘 세계 최초의 LFP 배터리로, 영하 10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단 15분만에 5%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는 업계 최고 전류 충전 수준보다 2배 빠른 속도다. 회사는 올해 67종 이상의 새 전기차 모델에 이날 발표한 2세대 선싱 배터리를 탑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자국 경쟁자인 BYD가 지난달 5분 충전으로 전기차에 400㎞ 주행거리를 추가할 수 있는 10C 충전배율기가 있는 배터리를 공개한 지 약 한 달만이다.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약진과 비교해 K-배터리는 미래 기술 개발에 소극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저전압 UPS용 소듐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전기차용으로의 확대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LFP 배터리 역시 국내 3사 모두 전기차용보다는 아직 에너지저장장치(ESS)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LFP 기술을 전기차에 적극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충전 속도 등 성능 향상에도 성공하며 기술 진화를 이끌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 산학연은 소듐이온 배터리를 과소평가해왔다"며 "한국이 기술과 시장 점유율 모두에서 사실상 밀린 상황을 인정해야 방향을 다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LFP에 이어 소듐이온 기술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라 이제는 새로운 전략 출발점을 원점에서 다시 설정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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