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는 24일 분과위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에 안건으로 상정되긴 하지만, 외부위원들이 여전히 수의계약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현 상황대로면 지난달 분과위 때와 같이 결론을 내지 못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법적 분쟁과 경쟁 과열로 KDDX 사업이 1년가량 지연됐는데, 이러다 자칫 해상 자주국방의 꿈이 또 차기 정부 출범 이후까지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18일과 21일에 각각 분과위 외부위원을 대상으로 KDDX 사업추진 사전보고를 진행했으나 의견 조율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지난달 17일 열린 분과위 회의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확정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개발 등을 두고 분과위원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오는 24일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당시 25명의 분과위 위원 중 과반수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으로 KDDX 사업권을 가져가는 데에 동의했으나, 6명의 외부위원은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분과위에서는 만장일치로 의견을 합치해야 방위사업추진위로 안건이 넘어간다.
방사청이 외부위원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KDDX 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24일 분과위에서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면 이달 30일 방추위에서도 논의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석종건 방사청장이 취임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으며, 정권이 교체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 이후로 밀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방사청은 지난해 7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법적 공방을 벌이는 등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자 결정을 미뤄왔다. 이달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KDDX 적기 전력화는 또다시 지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KDDX 적기 전력화를 위해 방사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익명의 KDDX 사업 관계자는 "KDDX는 여야 정파 등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빠르게 추진돼야 하는 사업"이라며 "방사청은 각 군의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발주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기에, 책임을 지고 전력화를 위해 결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