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정부의 12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민생 지원 예산 등에 대한 대폭 증액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대거 손질을 예고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오늘 12조원 규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한다"며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규모로, 한 마디로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3년 실정으로 파탄 난 민생을 살리고, 당장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폭 증액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그동안 침체에 빠진 내수를 회복하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며 "여기에 대형 산불과 미국발 관세 전쟁 등 뜻밖의 변수로 추경 사용처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은 통상 대응과 7조6000억원에 집중돼 있다.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민생 지원 분야는 4조3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며 "(추경안은) 규모도, 방향도 잘못됐다"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민주당은 파산 위기에 놓인 골목 상권과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추경이 될 수 있도록 대폭 증액을 추진하겠다"며 "정부가 민생 경제 회복 의지가 있다면 민주당의 증액 요구에 적극 화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영 예산결산정책조정위원장도 "너무나도 늦게 추경을 편성한 정부가 국회에는 타이밍을 운운하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고 있다"며 "후안무치한 정부 태도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지만, 민주당은 민생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기에 추경이 국회에서 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원이 낭비되지 않고 더 많은 국민께서 혜택을 보도록 설계가 잘못된 사업예산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겠다"며 "일례로 소비진작을 위해 연매출 30억 이하 사업자에게 사용한 카드소비 증가액의 20%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사업이 있는데, 이는 사용처가 전통시장 등으로 한정되는 문제가 있다. 더 많은 소상공인이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역화폐로도 환급되도록 설계가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번 추경이 민생회복과 경제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추경규모 증액을 추진할 것"이라며 "소비진작을 위해서는 효과가 입증된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을 비롯해 항공기 참사와 경북 산불재해로 위축된 관광소비를 회복시키는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고 재차 지역화폐를 강조했다. 또 재해·재난 대응 예산, 인공지능(AI) 예산, 농어업 지원을 위한 예산 등도 언급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