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등 불확실성 확대
세계 성장률도 0.5%p 낮춰
세계 성장률도 0.5%p 낮춰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대폭 낮췄다. 지난 1월 전망치(2.0%)보다 무려 1.0%포인트(p) 내려잡았다. 주요국 가운데 하락폭도 가장 크다. 미국발 관세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도 무역 갈등 등으로 1월(3.3%) 대비 0.5%p 낮춘 2.8%로 전망했다. 다만, IMF는 최근 높은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해 처음으로 '기준 전망'과 '보완 전망'을 함께 제시했다.
IMF는 22일 올해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에 1.0%p 낮춘 셈이다. 특히, 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지금까지 국제기구 등 국내외 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 기획재정부는 1.8%로 각각 전망했다.
IMF는 한국의 경우 별다른 구체적 평가 없이 성장률 수치만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과 더불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따른 대외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대폭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IMF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기준 전망으로 지난 1월 3.3%에서 2.8%로 낮아졌다. 보완 전망에서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전과 후로 나눠 세계 성장률 전망치가 제시됐다.
우선,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4월 2일 이전 기준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1월 전망(3.3%) 대비 0.1%p 낮춘 3.2%로 예상했다. 미국의 2~3월 무역정책과 높은 유가 전망으로 중국, 캐나다, 멕시코의 성장률이 대폭 둔화된 점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 후인 4월 9일 이후 기준으로는 기준 전망과 같은 2.8%로 예상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이 유예됐음에도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상쇄됐기 때문이란 게 IMF의 설명이다.
IMF는 무역 긴장 등 글로벌 불확실성을 반영해 미국과 중국 등 대부분 국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다만, 국가별 성장률은 기준 전망만 제시했다.
미국은 지난 1월(2.7%)보다 무려 0.9%p 낮춘 1.8%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무역 긴장, 소비 회복 지연 등이 성장률 대폭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지난 1월(4.6%) 대비 0.6%p 내려잡았다.
일본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0.6%로 1%대에도 못 미쳤다. 지난 1월(1.1%) 대비 0.5%p 하향 조정됐다. 유로존(0.8%), 영국(1.1%), 프랑스(0.6%) 등 대부분 국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내려갔다.
IMF는 "올해 무역갈등 등 세계 경제의 리스크가 하방 요인에 집중돼 있다"며 "다만, 미국의 관세 조치 인하와 상호 협상 등이 진전될 경우 세계 경제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내년에도 한국 포함 대부분 국가들의 성장률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우리나라는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수출이 악화하면 1%도 달성하기 힘들어 0%대 성장률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가 경제로까지 옮겨붙은 관련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성장률 전망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경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지난 1월(2.1%)대비 0.7%p 내려잡았다. 내년 미국은 2.1%에서 1.7%로, 중국 4.5%에서 4.0%, 일본 0.8%에서 0.6%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3.0%로 지난 1월(3.3%)보다 0.3%p 하락했다.MF는 "예측가능한 무역환경 조성을 위해 무분별한 산업 보조금을 지양하고, 지역·다자간 무역협정 확대를 통한 무역 분절화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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