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반탄·찬탄 후보 2명씩 2라운드행
'당원·국민 50%' 방식 29일 결선
국민의힘 2차 대통령 선거 경선에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 순)가 진출했다.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반탄(탄핵 반대) 후보 2명, 찬탄(탄핵 찬성) 후보 2명 구도로 치러질 예정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2차 경선에 진출한 후보자 4명을 발표했다. 나경원 후보를 비롯해 양향자·유정복·이철우 후보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황 위원장은 "후보들의 열정이 본선에서 국민의힘 공약으로 녹아들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차 경선 진출자는 역선태 방지 조항을 적용한 100%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가려냈다. 5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800명씩 총 4000명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해 평균치를 집계했다. 일찌감치 김·한·홍 후보의 3강 구도가 굳혀진 가운데 안 후보가 나 후보를 꺾고 2차 경선 진출자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예정된 2차 경선에서는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방식의 2차 컷오프로 2명의 후보를 추릴 계획이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3차 결선은 하지 않는다.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다음달 3일 실시한다.
다만 향후 치러질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후보들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선 1차 경선은 '윤석열 그림자'와 '한덕수 차출론'에 가려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19~20일 진행된 국민의힘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찬탄과 반탄으로 나뉘어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 외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독주 분위기 속에서 '반명(반이재명)'만 외치고 서로를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내뱉는 게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의 전부였다. 야심 차게 시도한 MBTI(성격유형지표)를 기반으로 한 자기소개, 밸런스 게임 등의 예능적 요소는 경선 희화화 논란만 부추겼을 뿐 국민의힘 후보들의 차별성은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명확히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제명·탈당 논의와 관련해서 당내 논의가 있었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6·3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찬탄파를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을 출당·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8일 "윤 전 대통령은 이제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욱 의원도 전날인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에 윤 전 대통령 즉시 제명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한 대행 출마에 군불을 때고 있다는 점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찬물을 끼얹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행이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해 반명 빅텐트를 구성할 경우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은 결국 예선전에 불과했다는 지적과 후보들의 불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국민의힘 관계자가 지난 20일 국회 본청 당 사무실 앞에서 대선 경선 후보자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