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제시했던 ES사업본부 산하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 종료하기로 했다.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완속·급속 충전기 등의 제품을 개발·출시해왔지만 이 같이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LG전자는 "시장의 성장 지연과 가격 중심 경쟁구도 심화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적 리밸런싱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무를 수행해 온 구성원 전원은 LG전자 내 타 사업 조직에 전환 배치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담당하는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며, 사업 종료 후 공급처 대상 유지보수 서비스는 차질 없이 수행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전했다.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하이비차저(구 애플망고)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작년 1월 미 텍사스 공장을 오픈해 미국 EV충전 사업을 시작하는 등 B2B(기업간 거래) 신사업의 한 축으로 낙점했다. 작년 10월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는 비싼 전기차 가격, 배터리 화재 등의 사회적 이슈에 후발주자임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환경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관세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LG전자는 사업 종료라는 결단을 내렸다.
LG전자는 대신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B2B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기로 방향을 세웠다. 특히 주요 빅테크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해가면서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용 칠러(초대형 냉방기)를 새로운 부가가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ES사업본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관련 핵심역량을 활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영역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작년 10월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전자파 시험소에서 전기차 충전기의 전자파 방출량을 테스트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