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등 유출 여부 미확인
과기정통부, 비상대책반 가동
과기정통부, 비상대책반 가동
SK텔레콤(SKT)이 해킹 공격을 받아 유심(USIM) 관련 일부 이용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당국은 '비상대책반'을 꾸려 신속히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SKT 가입자 수는 2300만명에 이르는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KT는 지난 19일 오후 11시경 해커에 의한 악성코드 공격을 받아 이용자 유심(USIM)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심은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이용자 식별 장치다.
현재까지 유출된 정보는 유심에 담긴 20여종의 정보 중 가입자식별번호(IMSI)를 비롯한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금융정보 등 민감 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은 만큼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유출사실 인지 직후 해당 악성코드를 즉시 삭제하고, 해킹 의심 장비를 격리 조치했다. 이와 함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침해사고 사실을 즉시 신고했다. SKT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유출 원인과 규모 및 항목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 중"이라며 "이름, 생년월일 등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은 파악되지 않았고 해당 정보가 실제 악용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유심 가입자식별번호 유출 등이 불법 유심 제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T는 전체 시스템 전수 조사, 불법 유심 기변 및 비정상 인증 시도 차단 강화, 피해 의심 징후 발견시 즉각 이용 정지 조치 등으로 피해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추가 안전 조치를 원할 경우 '유심보호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유영상 SKT 대표는 사내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철저한 보안 점검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는 "CEO로서 깊은 유감과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 정보 보호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며, 고객 불안과 우려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최선의 서비스로 응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민감정보 유출 여부를 중심으로 SKT 사내 시스템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과기정통부와 KISA는 SKT로부터 침해사고 신고를 지난 20일 오후 4시 46분 접수, 피해현황 및 사고원인 조사 등을 진행했다. 또 전날 오후 2시 10분경엔 SKT에 침해사고 관련 자료 보존과 제출을 요구했고, 사고 원인 분석과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KISA 전문가들을 같은날 현장에 파견해 기술지원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했으며, 필요 시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심층적인 원인분석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이날 오전 10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에도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신고했다. 개인정보위는 자료 제출 요구, 현장 조사 등으로 개인정보 유출 경위와 피해 규모, 안전조치 의무·유출 통지·신고 의무 등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유출 정보 등은 관계 당국 조사에 따라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사에서 해킹 피해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2023년 LG유플러스의 해킹 피해 이후 약 2년4개월만이다. 당시 개인정보위는 LGU+에 과징금 68억원, 과태료 2700만원을 부과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국민 생활 밀접 정보통신 시설·서비스에 대한 정보보호가 강화될 수 있도록 주요 기업·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개보위 측은 "대규모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유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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