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종 순자산총액 일제 상승
'인도Nifty50' 2주만에 5.9% 쑥
미중갈등에 '대피성 자금' 유입
'인도Nifty50' 2주만에 5.9% 쑥
미중갈등에 '대피성 자금' 유입
지난해와 달리 올해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던 인도 증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 인도 증시가 대체 투자처로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21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인도 상장지수펀드(ETF) 상위 5종의 순자산총액이 모두 증가했다. 이 기간 순자산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으로, 약 2주간 251억원이 유입돼 순자산총액은 기존 대비 약 5.90% 늘었다.
지난해 말 5400억원대였던 'KODEX 인도 Nifty50'의 순자산총액은 인도 증시 약세와 ETF 수익률 부진 여파로 올해 들어 4100억원대까지 줄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자금이 유입되며 규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ODEX 인도 Nifty50'을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등도 순자산총액이 확대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 7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미국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당시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미국 증시는 급반등했지만, 이후 백악관이 해당 내용을 '가짜뉴스'라고 부인하면서 다시 급락해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후로도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대체재로 부상한 인도 시장으로 '대피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도 주식시장은 최근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고변동성 국면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니프티50 지수는 이달 초부터 지난 21일까지 2.6% 상승하며, S&P500(-8.1%), 항셍테크(-9.4%)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국내 인도 ETF에 자금이 유입된 시점과 맞물려 니프티50 지수는 해당 기간 8.14% 오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6.88% 상승에 그쳤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도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8년 이후 다국적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애플은 인도 내 아이폰 생산 비중을 빠르게 확대해 2024년 기준 전체 생산량의 약 14%를 인도에서 조달하고 있다.
인도 정부도 2020년부터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정책을 통해 핵심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강화해 왔으며, 올해 3월에는 전자 부품 제조를 촉진하기 위한 2300억루피(약 27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계획을 승인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낮은 무역 의존도는 관세 불확실성이나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외부 교역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인도 증시는 매력적인 대체 투자처로 부각될 수 있다"며 "내수 기반의 성장세에 제조업 발전이 더해지면서 인도는 6~7%대의 안정적인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인도 증시가 급등한 반면, 올해는 신흥국 자금이 일시적으로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니프티50의 향후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8.5배로, 지난 10년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국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도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각각 'KODEX 인도Nifty미드캡100 ETF', 'RISE 인도디지털성장 ETF'를 출시했다. 앞서 2월에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에셋플러스 인도 일등기업 포커스20 액티브 ETF'를 선보인 바 있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KB증권이 인도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 2종을 새로 상장했다.
김 연구원은 "낮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낮은 수출 의존도, 공급망 재편의 수혜 등을 고려할 때 , 지금이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일 적기"라며 "인도 주식시장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ETF를 통한 접근은 유의미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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