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의 관세 인하 협상을 위해 23일 미국으로 향했다. 전날 선발대로 떠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통상 장관까지 미국으로 합류하며 본격적인 관세 협상의 막이 올랐다.
정부는 이번 2+2 통상 협의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와 한미 조선·에너지 산업 협력에 방점을 두고, 신중하게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안 장관은 이날 한미 통상 협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25% 품목별 관세가 부과돼 산업계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자동차 분야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며 "차분하고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 장관은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판 가능성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 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미일 고위급 협상에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해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 등 일본 대표단과 면담한 바 있다.
안 장관은 이번 2+2 협의를 무역 불균형 문제 해결, 한미 조선·에너지 산업 협력에 방점을 뒀다. 무역균형, 조선협력,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미국 측의 관심사항을 파악하고, 우리나라에 대해 부과하고 있거나 부과 예정인 국별 관세(기본+상호 관세),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한 예외·감면 등에 대하여 협의할 방침이다.
앞서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 대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제한 등 비관세 장벽을 꾸준히 지적해 온 만큼,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안 장관은 "양국이 향후 이 협력을 이어갈 수 있고, 향후 리딩할 수 있는 협의 토대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2 통상 협의 이후 안 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개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 부총리도 전날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협의를 위해 방미길에 올랐다. 최 부총리는 워싱턴에서 23∼24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고, 24일 예정된 '한미 2+2 통상 협의에 참석한다. 그는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하게 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러 왔다"고 밝혔다.
한미 2+2 통상협의에는 한국에서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이 정부 합동 대표단 공동 수석대표로,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통상협상 책임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최 부총리가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베선트 장관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부총리는 한미 통상협의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결과는 오는 24일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