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호남권 순회경선 돌입
李, 지난 대선 경선서 이낙연에 敗
독주 행보 지속될지 투표율 주목
2金, 맞춤공약으로 막판 표심잡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집토끼 잡기' 싸움이 시작됐다. 23일 민주당은 당심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권 순회 경선 일정을 시작하면서 정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호남권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기반이 자리 잡고 있지만 민주당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이 있는 지역이다. 게다가 경선 주자 모두 비호남권 출신이어서 이번 투표가 '민심 바로미터'로 불린다.
이날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당은 호남권(광주·전남·전북) 순회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합동연설회를 열어 대의원을 포함해 사흘 간의 권리당원 투표를 마친다. 마지막 순회경선은 27일 경기도 킨텍스 전시관에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를 개최해 마무리하기로 했다. 대선 후보 확정은 권리당원 투표 및 일반 국민여론조사 각각 50%를 반영하고 이를 합산해 결정한다.
앞서 충청·영남에서 2차례 치러진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재명 후보는 89.56%를 얻어 '이재명 독주 체제'를 확고히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는 각각 5.27%, 5.17%를 득표했다.
이 후보가 9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 후보의 호남 득표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호남 지역 권리당원은 민주당 전체의 30%를 넘는 약 37만명이다. 충청·영남권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여서 후보들은 '우군화'를 노리고 있다. 이 후보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이 후보는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광주·전남에서 46.95%를 득표해 47.12%를 기록한 이낙연 후보에게 패했다. 당시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게 유일하게 패한 지역이다. 지난 4·2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유일하게 전남 담양군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지만 조국혁신당에 패배해 '바닥 민심'의 변화가 있던 것 아니냐는 물음도 나온다. 이 후보가 이 지역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하면 대선 후보 확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이다.
투표율도 주목받는 상황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어대명' 구도가 확정되면서 호남 투표율은 당시 20%대까지 떨어졌다. 반이재명 정서 때문이다. 이번에도 투표율이 저조하면 반명 기류가 남아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어대명'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 후보는 호남 경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는 2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기로 했다. 24일에는 전북 김제를 찾아 '건강한 미래에너지(재생에너지)'를 주제로 현장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인 전일빌딩에서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끈 시민들'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연다. 다음날에는 전남 나주 농업기술원을 방문해 농업과학기술진흥 간담회를 개최한다. 호남 일정 중 지역 공약을 발표할 전망이다.
다른 후보들도 막판 민심 잡기에 나섰다. 김경수 후보는 지난 22일부터 호남을 찾아 전북도당에서 당원들과 만나고 광주시당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당심에 호소했다. 의대 신설 등도 약속하며 숙원 사업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등을 공약하며 지역 맞춤 공약을 내세웠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오른쪽부터)·김경수·김동연 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첫 TV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