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2차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꺾고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보수 지지층이 본선 경쟁력을 감안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은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의 3강 구도가 굳혀진 상태에서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안 후보와 나 후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안 후보가 2차 경선에 진출하면서 결국 김·안·한·홍 후보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로 인해 향후 경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주요한 흐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차 경선룰은 일반국민여론조사 100% 적용했다고 하지만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한 만큼 당심 비중이 적지 않았다. 안 후보는 그간 탄핵에 찬성한다는 뜻을 입장을 밝혀온 것은 물론 윤 전 대통령의 탈당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안 후보의 4강 진출은 보수 진영이 본선 경쟁력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한 후보 캠프 신지호 특보단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 후보 탈락은 개인의 실패를 넘어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며 "'노 극우, 굿바이 윤(석열)'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교수도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결과는 유권자들이 본선 경쟁력을 향해 전략적으로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탄으로는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위기의식 아래 찬탄 쪽으로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2차 경선 진출로 같은 찬탄파에 속하는 한 후보가 표를 나눠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리해졌다는 분석도 인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해야 한다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안 후보는 이날도 탄핵 사태에 사과하자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한·홍 후보에게 진심으로 제안한다"며 "국민 앞에 솔직히, 진심으로 사과하자. '탄핵의 강'을 넘어야 비로소 '국민의 길', '이기는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우리가 진정으로 시대를 바꾸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이재명을 이기고자 한다면 먼저 우리 스스로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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