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은 이날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MBK와 홈플러스가 언론 등을 통해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방대한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상당 기간 전부터 기업회생 신청을 계획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소 다음 달 말까지 태스크포스(TF) 팀을 지속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1일 패스트트랙을 통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TF를 통해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MBK 등에 대한 검사와 홈플러스 회계 감리 등을 통해 불법 의혹 등을 지속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라며 "부처간 협업을 통해 소상공인과 납품업체, 투자자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MBK와 홈플러스의 경영 실패 책임에 대한 자기부담을 강조했다. 그는 "MBK 측이 회생신청 이후 보여준 모습을 보면 채무자와 대주주, 채권단 간의 주객이 전도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납품 업체에 대한 상거래 채권을 정상적으로 변제하겠다고 수차례 발표한 것과 달리 변제가 지연되며 납품업체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지난달부터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미 발표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전액 변제도 다른 채권들의 동의와 법원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 원장은 "채무자인 홈플러스 대주주 측의 회사에 대한 추가 출자 또는 주주우선 책임 원칙에 따른 주식 소각 등 경영실패 책임을 위한 자구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납품업체, 임대인, 채무자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정작 자기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이 5~6월까지 이어진다면 향후 법원의 회생 계획안에 대한 합의 과정에서 오히려 채권자가 정상화 지연에 대해 더 많은 비난을 받고 양보를 강요받는 역설적인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를 출연한 것에 대해서는 "특정 개인의 희생으로 프레임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본질적인 문제는 주주의 책임이 채권자의 책임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특정 개인의 몇백억 몇십억 추가 출자가 주목받는 것은 오히려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대주주가 어떤 책임을 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채권자들이 대주주 책임에 내용과 정도를 고려해 감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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