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통상협의' '탐색전' 끝 1시간10분만 종료
LNG 수입 확대·방위비 분단금 등 핵심 의제화
LNG 수입 확대·방위비 분단금 등 핵심 의제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미국 재무 및 통상 수장과 협의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의견을 나눴다. '깜짝 등장' 여부가 관심사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이 참여한 2+2 통상협의가 이날 오전 9시 18분 종료됐다. 워싱턴D.C.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통상협의는 오전 8시 10분 시작돼 1시간 8분 동안 진행됐다. 미국 측 제안으로 이뤄진 협의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예상대로 관세협상의 탐색전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negotiation)'이 아닌 '협의(consultation)'라는 표현에서 보듯 서로 잽을 날리며 속내를 들여다보는 자리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체적인 요구 조건을 주고받거나 결정하기 앞서 상호 간 의견을 확인하는 데 무게를 뒀을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2기 관세정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한미 고위급 면담이라는 점에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향후 협상 방향성을 잡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았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구체적으로 최 부총리 등은 상호관세 철폐 내지 대폭 축소의 조건으로 미국이 요구 사항을 청취하고, 미 측이 희망하는 '대(對)한국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몇몇 분야의 '비관세 장벽'의 철폐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주한 미군의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미 측의 구체적 제안이 나왔을지도 초미의 관심이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강연에서 "글로벌 경제관계는 안보 파트너십을 반영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미국이 안보와 열린 시장을 계속 제공하면 동맹국들은 공동의 방어에 대한 더 강한 헌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표단과 면담하는 시간을 가질지 여부도 관심사였지만 이후에도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의 오찬 및 정상회담, 행정명령 서명 행사 등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부터 한국뿐 아니라 모든 무역상대국에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지난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 5일부터는 10%의 기본 관세(보편관세)를 발효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차등화된 상호관세를 발효했다가 13시간만에 90일간 유예(중국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 만큼 유예기간 동안 미국과 협상해서 폐지하거나 최대한 낮추는 것이 이번 회담에 임하는 한국 정부의 1차 목표였다. 이번 협의는 관세 전쟁의 종전(終戰)까지는 어렵더라도 확전(擴戰)을 막고, 잠시라도 관세 전쟁을 멈추면서 해법을 찾는 정전(停戰)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국 정부는 미 측과 최대한 '협상'을 진행한 뒤 6·3 대선에서 출범할 새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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