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최종 선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제 성장'을 공약 전면에 내세웠다. 2022년 20대 대선 때 기본소득 등 분배에 방점을 찍은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성장'과 '실용'에 강조점을 두는 모습이다. 앞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앞세웠던 이 후보가 이제는 먹사니즘을 넘어 '잘사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일맥상통한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경선 기간 동안 다른 분야보다 경제 분야 정책 공약에 공을 들였다. 특히 출마 선언 뒤 첫 공식 일정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하고 첫 공약으로 'AI 투자 100조원 시대'와 한국형 챗GPT를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AI 기본사회'를 제안했다. AI 외에도 반도체, 바이오, 재생에너지,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부동산 분야에 있어서도 '우클릭'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수도권 공약을 공개하며 노후 도심에 대한 재개발·재건축 진입장벽을 낮추고 용적률 상향과 분담금 완화를 추진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 제4기 스마트 신도시 개발을 준비해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쾌적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그간 민주당의 약점으로 꼽혔던 국방 분야에서도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 신설과 대통령 주재 방산 수출 진흥전략회의 정례화, 방산 지원 정책금융체계 재편 등을 골자로 하는 산업 성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순회 경선에서 발표한 지역별 공약에서도 경제·산업 성장 중심 공약이 주를 이뤘다. 수도권에는 1기 신도시 재정비를 비롯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통 인프라 확대를 제시했다. 충청권은 세종 행정수도 완전 이전을 비롯해 AI·우주산업 적극 육성을, 부산은 해양수산부 이전 및 해운·조선 클러스터 조성을 내세웠다. 대구·경북 이차전지 산업벨트와 미래형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구축, 호남 서해안 신재생에너지 벨트 구축 및 AI 산업단지 등을 제시했다.
세제에 있어서도 경선 경쟁자였던 김동연·김경수 후보 등이 증세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달리 전체적으로 감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후보는 당대표 시절에도 상속세·근로소득세 완화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거론해 온 바 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도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는 만큼, 본격적인 대선 과정에서 공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본시장과 관련해서 이 후보는 주식시장의 공정성 강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 재추진을 시사했다. 다만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재계의 반발이 작지 않아 향후 공약화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실패했던 정책인 공공의대 설립도 이 후보가 다시금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의료개혁 이슈와 관련해서는 '의대 정원의 합리화'와 함께 '공공의료 강화'를 언급하며 공공의대 설립을 꺼내들었다. 이 정책은 문재인 정부가 두 차례 시도했으나 의료계의 반발로 결국 무산된 바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