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안정감과 정치권 바깥 인사 공통점
韓은 국내 정치 사정 밝지만 潘은 그러지 못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출마가 점차 가시화하면서 파급효과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탄핵으로 대통령이 파면되고 국민의힘이 내놓은 후보들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정치권 밖 관료 출신의 등판이라는 점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비교되고 있다. 하지만 출신 지역이 다른 점 등 단순한 비교는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르면 오는 30일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늦어도 이번주 안에는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없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다음날인 30일부터 공직선거법상 대선 한 달 전인 다음 달 4일 사이에 사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한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를 권유했던 정대철 헌정회장과도 다음 주 초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 직후 정치권 밖 인사의 대선 출마라는 점 등을 들어 한 권한대행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비교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국 정부의 고위 관료로 출발했다는 점, 정치색이 옅은 중립성향의 인물이라는 점, 능력과 인물론 모두 좋다는 평가를 받는 점 등에서 상당 부분 겹치는 부분도 많다. 두 사람 모두 하버드 대학교를 다녔다는 공통점도 있다.
다른 점도 적지 않다. 한 권한대행의 경우 주미대사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관세청 가격조사담당관 사무관으로 시작해 경제기획원 사무관, 한국은행 파견, 상공부(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경제 관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두 번의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 경험을 통해 국내 정치 상황에도 밝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외교부에서 시작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국제무대에서 주로 활동했기 때문에 국내 정치사정에는 조금 더 어두웠고, 이 때문에 국내 정치 기반이 약해 2017년 당시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의 경우) 너무 일찍 대선에 나가겠다고 해서 2~3개월의 공백이 있었는데, 한 권한대행은 공격은 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출마한다고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면서 "반 전 총장은 외국에 있던 사람이지만, 한 권한대행은 권한대행뿐 아니라 국내에서 상당히 활동하면서 소위 '맷집' 같은 걸 보여줬기 때문에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또한 반 전 총장은 민주당에 갈지 새누리당에 올지가 확실하지 않았으나, 한 권한대행은 확실히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고 국민의힘 의원 60명 정도의 연판장으로 확인되는 떠받쳐주는 세력이 확실하다"라면서 "오히려 법적·실무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2회 순직의무군경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