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반에 걸쳐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그룹이 이번에는 SK머티리얼즈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격인 반도체 벨류체인을 지렛대로 삼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8일 SK그룹의 지주사인 SK㈜와 자회사인 SK에코플랜트 등에 따르면 SK㈜는 이르면 내달 이사회를 열어 SK머티리얼즈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넘기는 방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현 SK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로 편입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에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반도체 사업체를 잇달아 편입시켜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강화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SK에코플랜트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산업용 가스 기업인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시켰으며, 편입 자회사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 증가한 2346억원을 기록했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이 2016년 OCI로부터 인수한 소재 기술 전문회사로,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의 생산, 판매 및 통합 운영 서비스 제공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액 3584억원, 영업이익 411억원을 달성했으며, 반도체 식각 가스를 개발·생산하는 SK레조낙, 반도체소자 제조 공정 중 박막을 증착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유기금속화합물 생산업체인 SK트리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데 필수적인 포토소재를 개발하는 SK머티리얼즈 퍼포먼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따라서 SK머티리얼즈 편입 시 SK에코플랜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환경관리 자회사 매각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에서 탈피해 환경·에너지 등의 분야로 사업 확대를 모색했으나, 지난해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 편입을 계기로 반도체 종합 서비스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분위기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 관리 자회사 리뉴어스 지분 75%와 리뉴원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며 예비 입찰에 KKR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매각가는 2조원선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의 SK머티리얼즈 편입 가능성은 업계 내에서 계속 거론됐다"면서 "IPO를 위해서는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체질 변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