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악화 여파 19% 추가적립
대손비용으로 수익성도 위협
카드사 6곳 전입액 1조671억
지난해동기보다 1707억 늘어
대손비용으로 수익성도 위협
카드사 6곳 전입액 1조671억
지난해동기보다 1707억 늘어
올해 들어 카드사들이 경기 악화로 대손충당금을 작년 1분기보다 19%가량 더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치솟은 연체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본업 악화에 더해 불어난 대손비용으로 수익성까지 위협받고 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가 적립한 충당금 전입액은 1조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964억원) 대비 1707억원(19%) 증가한 수준이다.
각 사별로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1년 새 가장 많이 늘었다. 국민카드는 1분기 2847억원을 쌓으며 전년(1944억원)보다 46.5%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현대카드는 894억원에서 1239억원으로 38.6%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은 1년 새 13.8% 증가한 2557억원이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988억원, 13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 9%,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유일하게 대손비용을 줄였다. 1분기 적립액은 1740억원으로 1년 전(1753억원)보다 0.7% 소폭 감소했다. 삼성카드 측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대손비용을 늘리는 건 치솟은 연체율 탓이다. 지난해 안정화된 연체율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다시 악화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떼일 우려가 있는 대출 자산에 대한 예상 손해액을 미리 적립해두는 것을 말한다. 대손비용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면서 적립 규모 만큼 순이익이 줄어든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연체율(카드 대금·할부금·카드론·리볼빙·신용대출 등 연체 1개월 이상 기준)은 전분기와 비교해 일제히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2.15%로 가장 높았다. 하나카드는 전분기 대비 0.28%포인트(p) 오르며 10년 만에 2%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5년 1분기에 2.07%를 기록한 바 있다. 우리카드도 0.43%p 오른 1.87%로 2%대에 달했다. 이어 국민카드(1.31%→1.61%), 신한카드(1.51%→1.61%), 현대카드(1.08%→1.21%), 삼성카드(1.0%→1.03%) 등 순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물경기 둔화 등에 따라 경기에 민감한 취약차주군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 경기 악화에 따라 연체율이 높아지며 대손비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중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는 지난해 말 기준 14만명을 넘었다. 1금융권에서 밀린 자영업자 차주는 79만명대로 1년 새 7% 뛰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한 충당금 등 비용이 증가한 반면, 영업수익은 쪼그라들면서 순익이 줄고 있다. 6개 카드사의 1분기 단순합산 순익은 5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줄었다. 신한카드는 1분기 1357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보다 2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삼성카드에 1위 자리를 뺏긴 이후 탈환에 실패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대손비용을 줄인 효과 등으로 3.7% 상승한 1844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와 현대카드 역시 불어난 충당금 탓에 각 39.3%, 3.8%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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