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관리 트렌드에 저당곡물 인기…가장 쉬운 식습관 변화는 ‘이것’ [강민성의 헬스토리]](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2902109931027001[1].jpg "혈당관리 트렌드에 저당곡물 인기…가장 쉬운 식습관 변화는 ‘이것’ [강민성의 헬스토리]")
여러 저당 고대곡물 가운데서도 '파로(Farro)'는 특히 혈당 관리에 적합한 곡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식사 후 혈당은 자연스럽게 오르기 마련이지만, 급격한 상승보다는 완만한 상승이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키고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메커니즘을 고려할 때 당 함량이 낮고 소화가 천천히 이뤄지는 파로가 최적의 선택지로 평가된다. 실제로 파로의 100g당 당 함량은 2.4g에 불과해 퀴노아나 완두콩보다도 낮다.
◇파로, 다 같은 종류가 아니니 깐깐하게 골라야
하지만 진짜 파로를 고르기 위해선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엠머(Emmer)밀, 아인콘(Einkorn), 스펠트(Spelt) 3종을 통틀어서 파로로 부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정통성과 영양 면에서 '엠머밀'만이 진정한 파로로 인정받고 있다. 스펠트는 개량된 현대 밀의 유전적 특성을 많이 따라간 측면이 있는 것과 더불어 여러 면에서 고대곡물로서 부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오늘날 스펠트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주로 가축 사료로 활용될 정도이기 때문에 고대 곡물로서의 순수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전학적 연구에 따르면 스펠트는 중동에서 품종 교잡이 시작된 이후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는 과정에서 고대 곡물의 유전자적 특징이 상당 부분 변형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엠머밀은 약 1만2000년 전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유전자 변형 없이 살아남은 진정한 고대 곡물이기에 병충해에도 강하고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주요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원산지 또한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파로는 일반적으로 고도가 높고 기후가 건조한 환경에서 재배됐을 때 영양적 가치가 극대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은 파로 재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척박하지만 건조하고 서늘한 기후를 가진 이곳에서는 이탈리아 농림부 산하 기관인 'CREA'의 엄격한 재배 가이드에 따라 종자 선별부터 수확까지 관리하며 EU 법령에 따라 2~3년간의 토양 휴지기와 윤작이 필수로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정제된 과정을 거쳐 생산된 파로는 품질과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파로를 고를 때는 원산지가 이탈리아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파로, 혈당관리 뿐 아니라 탄수화물 대체…쌀로도 적합
혈당 관리뿐 아니라 현대인에게 필요한 체중 조절 및 전반적인 건강관리에도 파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핵심은 단쇄지방산의 생성이다. 섭취 후 파로는 장내 유익균에 의해 발효되며 이 과정에서 단쇄지방산이 만들어진다. 단쇄지방산은 뇌에 '이미 체내에 지방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내 식욕을 조절하고 잉여 당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파로는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체중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유효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또한 높은 식이섬유 및 항산화 물질 함유로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며 피부 미용, 노화 방지, 각종 질환 예방이나 합병증 관리에 유용한 곡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파로는 이제 단순한 곡물이 아닌 건강관리의 파트너로 국내 및 해외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름만 파로인 스펠트 또는 여타 교잡종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기도 하는 만큼 엠머밀 품종을 기반으로 하는지, 이탈리아 원산지를 가진 제품인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의 안목이 필요하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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