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2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 흐름을 끊고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 하반기 헝가리 양극재 공장의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7년부터는 유럽산 양극재 사용이 의무화되는 만큼 생산 기반을 미리 구축해 유럽의 전기차 시장 회복 시점에 맞춰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298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5.1%, 66% 감소한 수치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35% 증가했고 영엽이익은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실적 개선에는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액 규모는 5030억원으로 전분기(2859억원) 대비 76% 증가했다.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NCM(니켈코발트망간) 제품 판매 모두 호조를 보였다.
광물 가격 안정화도 흑자 전환에 일조했다. 영국 원자재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수산화리튬 가격은 kg당 9.5달러로 지난해 4분기말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연합(EU)과 영국간의 무역협력협정인 'TCA'에 따라 유럽 역내 현지 생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사업환경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CA는 2027년부터 배터리 셀 기준 유럽 역내 가치비율이 65%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차량가액의 10% 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이다. 사실상 EU산 양극재 사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주진우 에코프로비엠 IR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당사는 EU산 양극재 생산이 가능한 헝가리 공장의 양산을 앞두고 있다"며 "2030년까지 유럽 핵심원자재법인 CRMA의 대응을 위해 원자재 공급망의 다변화도 필요한 만큼 향후에도 유럽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선점 효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유럽 거점인 헝가리 공장은 현재 건축물 사용 승인 절차와 설비에 대한 시운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공장을 준공한 후 유럽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향후 흑자 구조는 공고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역내 공급망 확보 지원 정책은 강화 추세인 만큼 전동화 전환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헝가리 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 5만4000톤 규모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대표는 "유럽 전기차 수요는 금리 인하와 중저가 신차 출시 등으로 올해 중 전년 대비 15% 이상 성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6년 이후에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규제, 소비자 지원 정책 등으로 유럽향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