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강화속 최대규모 착공
AI發 수요증가 노린 전략적 행보
2028년 양산땐 연매출 최대 1조
AI發 수요증가 노린 전략적 행보
2028년 양산땐 연매출 최대 1조
LS전선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중 최초로 미국 내 대규모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은 자회사 LS그린링크(LS GreenLink)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을 착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100일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착공식으로,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를 겨냥한 전략적 대미 투자다. LS전선은 3분기 완공, 2028년 1분기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며, 향후 글로벌 수요에 따라 설비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는 이날 환영사에서 "LS그린링크 공장 건설은 LS전선이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급증하는 글로벌 해저케이블 수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공장은 대서양 연안 체사피크만 인근의 엘리자베스강 유역 39만 6700㎡(약 12만 평) 부지에 들어서며, 연면적은 약 7만㎡(약 2만 평) 규모다.
생산 설비에는 201m 높이의 VCV(수직연속압출설비) 타워와 전용 항만시설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HVDC(고압직류) 해저케이블의 생산부터 운송, 공급까지 원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특히 VCV 타워는 버지니아주 내 최고층 구조물이자, 필라델피아에서 샬럿 사이 동부 해안권에서 가장 높은 산업시설로이자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번 공장 건설로 지역사회에는 33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사피크시는 이번 LS전선의 투자에 감사의 의미를 담아 공장 진입로에 '1 LS WAY'라는 행정명칭을 공식 부여했다. 이날 행사에서 릭 웨스트(Rick West) 체사피크시 시장이 직접 구본규 대표에게 금빛으로 제작한 행정명칭 푯말을 선물했다.
LS전선은 이번 투자에 대해 미국의 공급망 자립 전략에 선제 대응하고,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전환을 이끄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미국 내 해저케이블 생산 인프라가 극히 제한적인 만큼, 현지 조달 확대와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전략적 기차가 크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이상호 LS전선 CFO 부사장은 "공장이 완공되면 연 매출 6억~7억달러(약 8600억~1조 원)를 예상한다"며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로 스마트폰보다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구리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상무부에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이와 관련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미국 행정부에 여러 채널을 통해서 얘기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와 버지니아주, 그리고 미국 국민들에도 마찬가지이고 (투자의) 장점을 얘기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투자가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에 따른 해상풍력 발전을 겨냥해 이뤄진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폐기에 따른 수요 축소 우려에 대해서는 대체 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김기수 LS그린링크 법인장은 "미국의 2024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32GW로, 한국 연간 전력 수요(62GW)의 절반 수준이다. 2030년 120GW로 세 배 이상 늘어 케이블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면서 "LS그린링크는 이미 유럽 수출용 18개월 치 물량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LS전선은 해저케이블의 설계부터 제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 5대 기업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525kV급 초고압 HVDC 해저케이블은 현재 상용화된 직류(DC) 케이블 중 최고 전압 제품으로, 이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LS전선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의 6개 업체에 불과하다.
릭 웨스트 체사피크 시장은 이날 착공식에서 "이번 투자는 체사피크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민간 투자로, 체사피크시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렌 영킨(Glenn Youngkin) 버지니아 주지사는 축사를 통해 "LS그린링크의 착공은 버지니아의 혁신과 제조 경쟁력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수백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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