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조원 규모로 편성한 긴급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 상임위를 거치며 크게 불어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지역화폐 정책 등 정당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정책들이 포함되며 30일부터 도입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사에서도 갈등이 예상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추경안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수정 의결했다. 산자위는 이날 산업부 소관 예산 2687억9700만원,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예산 2조5131억8100만원 등 총 2조2819억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에서는 관세대응바우처 지원 확대 및 관세대응119 통합지원센터 운영 지원 강화 등 131억9300만원,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시설 구축비용 등 360억원 등이 증액됐다. 중기부 소관 사업에서는 소상공인 부담경감 크레딧 지원금을 올리기 위한 예산 1조5557억원을 증액했고,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융자) 1250억원, 소상공인정책지원(융자) 2500억원 등이 늘었다.
국토교통위원회도 같은 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의 추경안에서 총 1387억700만원을 늘린 수정안을 의결했다. 제주항공 참사 후속대책 차원에서 조류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한 사업 예산에 227억원이 배정됐으며, 산불 발생 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국토지형 관리 정보화 사업에도 50억원 규모의 예산이 증액됐다.
지난 28일에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단독으로 지역화폐 예산 1조원을 반영한 추경 수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모두 퇴장한 바 있다.
상임위마다 이렇듯 예산안 증액이 이뤄지면서 예결위의 30일 예산안조정소위와 다음달 1일 전체회의 역시 어렵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예결위는 전날에 이어 29일에도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으나, 추경 증액에 대해서는 양당의 입장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적극적인 증액을 촉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증액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액 동의권을 가진 정부 역시 증액에 대해서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위원장이 2025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