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마크 카니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이 승리했다.
카니 총리의 승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과 캐나다를 향한 도발적 언사가 중요한 기여를 했다. 양국이 최우방으로 지내온 전력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캐나다에 25%의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게다가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통합하는 게 어떠냐는 등 캐나다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언행이 집권당인 자유당 득표의 1등 공신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승리 선언에서 "미국은 우리의 땅, 우리의 자원, 우리의 물, 우리의 나라를 탐한다. 트럼프는 우리를 부수고, 가지려고 한다"며"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 말했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오랜 인연(old relationship)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자유당은 전체 343석 중 과반인 172석엔 이르지 못했으나 역전승을 했다. CBC 방송 등 캐나다 언론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차기 집권당을 결정지을 총선 투표가 동부 지역 투표소를 시작으로 캐나다 전역에서 진행돼 온타리오·퀘벡 등 대부분 지역의 투표가 캐나다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29일 오전 10시30분)에 끝났다. 브리티시컬럼비아·유콘 투표도 시차를 두고 마무리됐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 대표 피에르 폴리에브는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반면, 카니는 전임자 트뤼도와 달리 전문가이자 실무형으로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 이민 유입과 경제난으로 시름에 빠진 캐나다 서민·중산층은 당초 정권 교체를 원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트럼프 압박이 유권자들 표심을 흔들어 정권연장으로 이어졌다는 초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좀 더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겸 자유당 대표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당 선거사무실에서 승리의 V자를 해보이고 있다. 오타와(캐나다) 로이터=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