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법 개정안 재의요구안 의결
"현행 규정과 상충되는 내용 담아"
"현행 규정과 상충되는 내용 담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9일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권을 제한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안)을 행사했다. 대선으로 향하기 전 마지막 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권한대행은 다음달 1일 사퇴 후 2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 권한대행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처리된 법안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현행 헌법 규정과 상충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정부는 재의요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 법안이 "헌법에 규정된 통치구조와 권력분립의 기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고(있다)"고 덧붙였다.
상위법인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 권한과 명시된 헌법재판관 임기(6년)를 하위법인 법률안으로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한 권한대행은 또한 "국회가 선출하거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헌법재판관을 7일간 임명하지 않으면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은 헌법상 대통령의 임명권을 형해화(형식만 있고 실질적인 의미가 없어짐)시키고 삼권분립에도 어긋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다음 달 1일 혹은 2일에 출마 선언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거부권을 행사의 효력을 완성하기 위해 29일이 아닌 30일에 출마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는 일정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이것까지 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반드시 형사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헌법재판소에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 결정했는데도 본인이 한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을 웅변하고 싶은 것 같다"며 "이런 판단력을 보더라도 권한의 절제나 권력의 절제에 대해 이해가 전혀 없는 인물임을 본인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재섭·안소현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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