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역할·정계 머물 명분 없어"
홍준표 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9일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결과 김문수-한동훈 후보의 결선이 확정되자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탈당했다.
홍 전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결과 발표식 직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지난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돼서 정말 고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전 후보는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라면서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1953년생인 홍준표 전 후보는 경남 창녕 출생으로 어린 시절 대구로 이주해 영남중·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한 후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검사로 청년 시절을 보냈다. 검사 시절 부산지검, 광주지검, 서울지검 등에서 검사로 재직하면서 5공 비리 수사, 폭력 조직 수사, 슬롯머신 사건 수사 등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했다. 특히 슬롯머신 사건의 경우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정계 입문은 김영삼 대통령이 직접 전화 통화로 권유, 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시작했다.
그는 1996년 15대 서울 송파갑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으며, 이후 서울 동대문구 을로 지역구를 옮겨 16대, 17대,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1대 국회에서 대구 수성을 지역에서 당선되며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당 대표 및 원내대표와 재선 경상남도지사를 지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직후 보수정당이 궤멸할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를 맡아 돌풍을 일으키며 문재인 후보에 이은 2위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자유한국당 당 대표, 대구광역시장 등을 역임하며 다시 대선에 출마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전 후보는 정계 은퇴 선언과 함께 "30년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면서 탈당도 선언했다. 홍 전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더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홍 전 후보는 "갈등과 반목이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한다"면서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들께 거듭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홍 전 후보의 정계 은퇴 소식에 국민의힘 3차 경선에 오른 양 후보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문수 후보 측은 편지 형식으로 "이 나라가 위태로운 지금, 홍 후보님의 자리는 여전히 국민의힘 맨 앞자리"면서 "정계 은퇴, 지금은 아니다"라며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한동훈 후보는 "제가 홍준표 후보님과 사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대화해 본 게 처음이었는데, 제가 몇 년만 더 먼저 뵈었다면 저는 홍준표계가 되었을 것 같다"면서 "그만큼 매력 있고 젊은 저보다 더 패기 있고 배짱 있고 기백 있었다"고 했다. 한 후보는 "30년 동안에 여정 동안 정말 많은 공헌을 대한민국과 우리 보수에 해오셨다는 점에 대해서 후배로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평가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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