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제의 임상을 자진 중단한 오름테라퓨틱이 발빠르게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공개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8일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기타 HER2 과발현 악성종양 치료제 'ORM-5029'의 미국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오름테라퓨틱의 ORM-5029는 미국 임상 1상에서 1명의 임상 참여자에게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했다. ORM-5029는 신규 임상 참여자 모집을 중단한 상태였다.
회사 측은 "ORM-5029의 임상 1상에서 도출된 안전성, 약물동태학, 약력학 자료에 대한 종합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전략적으로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은 만큼 오름테라퓨틱이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실제 화이자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아비나스가 함께 개발 중인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은 지난달 임상 3상 톱라인에서 전체 환자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무진행생존(PFS)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자진 임상 중단과 함께 혈액암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신규 후보물질 ORM-1153을 공식 선정해 발표했다.
ORM-1153은 오름테라퓨틱의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 접근법 '티피디 스퀘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치료제다. 이 후보물질은 혈액암에서 높은 관련성을 보이는 번역 종결 인자인 GSPT1과 선택성을 높이고 치료 효과의 안전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종양 관련 항원을 동시에 표적한다.
DAC는 항체약물접합제(ADC)의 일종이다. ADC는 암 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와 암 세포를 죽이는 독성물질 페이로드,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DAC는 페이로드로 독성물질 대신 표적단백질분해(TPD)를 결합했다.
일각에서는 ORM-5029의 임상 중단과 관련해 DAC 플랫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름테라퓨틱이 ORM-5029 역시 DAC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이번에 임상을 중단한 유방암 임상 후보물질은 다른 파이프라인과 페이로드는 같다"면서도 "항체와 링커가 달라 연쇄적인 부작용을 걱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오름테라퓨틱은 28일 임상 중단 소식으로 주가가 30% 급락하기도 했다. 회사가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표 등 수습에 나서면서 29일 전일 종가 대비 1440원 오른 1만9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