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부설 나노종기원에 설치
2022년까지 450억원 투입 예정
조기 상용화·국산화 R&D 지원
실제 유사한 환경서 성능 평가
리스크 줄여 상용화에 기여할듯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 공공 테스트 베드'가 구축될 예정인 대전 나노종합기술원 모습. 국내 소재·부품·장비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성능 평가 및 인증 지원을 위한 R&D 시설로 활용된다. 나노종기원 제공

국내 반도체 업계의 최대 숙원인 '12인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공 테스트 베드' 구축이 본 궤도에 오른다. 정부가 추경을 포함해 편성한 총 450억원 예산안의 국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여 올해부터 장비 및 시설 구축에 본격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조기 상용화 및 국산화를 지원하기 위해 KAIST 부설기관인 나노종합기술원에 '반도체 성능평가 테스트베드'를 구축키로 했다.

이 테스트 베드는 연구자와 중소기업 등이 실제 반도체 공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연구결과와 시제품에 관한 성능 평가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4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자체 평가팹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반도체 생산의 주력 시설인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인증 및 성능평가 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제품의 인증 및 성능평가 등을 대만 TSMC, 벨기에 IMEC, 미국 알바니 나노팹 등 해외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에 추진 예정인 '12인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테스트 베드' 사업에는 과기정통부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 간 장비 구축 385억원, 시설구축 42억원, 공정개발비 22억원 등 총 450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올해는 115억원을 투입해 나노종합기술원에 'ArF Immersion Scanner' 등 성능 평가와 인증 지원을 위한 '12인치 반도체 전용장비(10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아울러 나노종합기술원에 조성된 기존 첨단 센서팹 일부 설비를 보완하고, 클린룸 등을 새로 조성해 테스트 베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업 수행기관인 나노종기원은 지난 2002년 설립된 나노인프라 전문 연구지원 기관으로, 8인치 장비 및 시설과 연구 인력 및 경험 등을 기반으로 12인치 테스트 베드를 새로 구축하고, 주요 장비 운용 및 성능평가 관련 공정기술 개발을 통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의 국산화를 돕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에 따르면,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체 중 5.8%만이 12인치 패턴 웨이퍼를 기반으로 성능 평가를 하고 있으며, 소재기업의 경우 소자업체들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12인치 장비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체들은 반도체 생산 라인과 동일한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테스트베드 구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나노종기원 관계자는 "반도체 후방산업인 소재부품장비 관련 산업을 키우려면 양산화 수준의 장비와 부품소재 테스트 베드 및 인증 시설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존 8인치 반도체 장비를 대체할 12인치 반도체 테스트 베드가 구축되면 국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의 개발 기간과 개발 비용, 개발 리스크 등을 줄일 수 있어 상용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노종기원은 자체 구축한 8인치 반도체 장비를 이용해 동진쎄미켐, 금호석유화학, 동우화인켐, 디엔에프, 후성, SK머티러얼즈 등 국내 소재부품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해 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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