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 사망·실종 잇따라
지하철·도로 통제로 출근길 대란
재난 위기경보 3단계 '심각' 격상

9일 오후 서울 구룡마을 판잣집에 전날 밤 내린 폭우로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우가 중부지방을 휩쓸면서 8일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에 집중된 폭우로 8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특히 서울에선 한강 이남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 피해가 잇따랗고,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1일까지 수도권에 100∼3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해 9일 오후 3시 현재 사망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 7명(서울 4명·경기 2명·강원 1명), 부상 9명(경기)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서울 관악구에선 전날 오후 반지하 주택에 살던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침수된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작구에선 쏟아진 비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감전으로 추정된다. 동작구에서 같은 날 오후 주택 침수로 1명이 숨졌다.

경기 광주시에서는 버스 정류장 붕괴 잔여물 밑에서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도로 사면 토사 매몰로 다른 1명이 사망했다. 화성에서도 산사태 토사 매몰로 1명이 숨졌다.

실종자는 서초구 지하상가 통로, 맨홀 하수구 등 서울에서 4명이 나왔다. 실종된 사람들 중 일부는 신원조차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실종자가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 광주에선 하천 범람으로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강원 횡성에서는 1명이 산사태로 매몰됐다. 이재민은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 230세대 391명이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학교, 체육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선로 침수 등 공공시설도 피해가 컸다. 서울 7건, 인천 1건 등 모두 8건의 선로 침수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 9호선은 전날 밤부터 부분 통제중이다. 광주-원주 민자고속도로에서 토사가 유실돼 응급복구하고 있으며 1개 차로를 개방 중이다. 고속도로 1곳(용인∼서울), 일반도로 48곳, 지하차도 3곳, 둔치주차장 26곳, 하천변 45곳 등도 통제됐다. 국립공원은 전날부터 북한산 등 5개 공원 156개 탐방로가 통제됐으며, 여객선 8개 항로 11척 운항도 중단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경기 등 중부지방 하천에서 88명의 구조를 완료했으며, 가로수 등 도로 장애물 313건을 제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중호우 대처 긴급점검회의에서 신속한 복구와 철저한 대응을 지시했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위기 경보를 2단계 '경계'에서 3단계 '심각'으로 격상했다.

한편 기상청은 10일부터 호남과 경북북부 외 영남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과 강원지역에선 10일 오후부터 밤까지 비가 소강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강원중남부내륙·강원중남부산지·충청·경북북서내륙·전북북부는 9~11일 강수량이 100~300㎜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에선 강수량이 350㎜ 이상 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8-9일 내린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마을. 9일 오전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 광주=연합뉴스>

9일 서울에 내린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서울 관악산역 인근 청룡산 자락에서 작업자들이 뿌리째 넘어진 나무를 정리하는 등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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