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공학 관계자들의 커뮤니티 격인 ‘소프트웨어공학 따라잡기’라는 홈페이지에는 최근 ‘전산학과를 없애자’라는 다소 과격한 제목의 칼럼이 올라왔다.
전산통계학과 출신으로 한 IT업체의 컨설턴트로 일하는 홈페이지 운영자는 이 글에서 “전산학과 폐지론은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공연히 얘기돼 왔고 현실적으로 그리 황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IT가 인기를 끌면서 전산학과가 유망한 학과로 보여지고는 있지만 막상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10년이 지나도록 전산학과의 커리큘럼은 별로 변한 게 없으며 전산학과 출신들이 IT 취업전선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전산학과가 컴퓨터구조학과·소프트웨어개발학과·네트워크 및 통신학과·데이터베이스학과처럼 현실에 맡게 세분화되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운영자의 주장이 최근 한국정보처리학회가 정보통신부에 제출한 보고서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국내 전산관련 학과에서 실습이나 프로젝트의 비중은 거의 없고 업체는 이 학과들의 졸업생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는 통계자료와 함께, 교육과정을 ▲제품개발자 ▲시스템인티그레이터 ▲내장형시스템 SW전문가 ▲인터넷서비스 종사자 ▲예술공학자(멀티미디어 콘텐츠개발자) ▲연구원·교수직 종사자 과정 등으로 세분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전면개편만이 전산학과의 살 길’이라는 데 학계와 업계가 공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정부와 대학당국의 결심이다. 정보통신부가 교과과정 개편에 적극적인 대학에 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 폭은 기대 이하일 뿐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와의 긴밀한 공조체계 없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국내 IT산업의 요람인 대학을 발전시키려면 특정 부처가 아닌 범정부 차원의 장기적 노력과 함께 대학 자신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교육관계자들은 “당장의 허기를 채워주려고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그간의 말을 실천해 보일 때다.
〈컴퓨팅 1부 이지훈 기자〉
전산통계학과 출신으로 한 IT업체의 컨설턴트로 일하는 홈페이지 운영자는 이 글에서 “전산학과 폐지론은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공연히 얘기돼 왔고 현실적으로 그리 황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IT가 인기를 끌면서 전산학과가 유망한 학과로 보여지고는 있지만 막상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10년이 지나도록 전산학과의 커리큘럼은 별로 변한 게 없으며 전산학과 출신들이 IT 취업전선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전산학과가 컴퓨터구조학과·소프트웨어개발학과·네트워크 및 통신학과·데이터베이스학과처럼 현실에 맡게 세분화되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운영자의 주장이 최근 한국정보처리학회가 정보통신부에 제출한 보고서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국내 전산관련 학과에서 실습이나 프로젝트의 비중은 거의 없고 업체는 이 학과들의 졸업생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는 통계자료와 함께, 교육과정을 ▲제품개발자 ▲시스템인티그레이터 ▲내장형시스템 SW전문가 ▲인터넷서비스 종사자 ▲예술공학자(멀티미디어 콘텐츠개발자) ▲연구원·교수직 종사자 과정 등으로 세분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전면개편만이 전산학과의 살 길’이라는 데 학계와 업계가 공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정부와 대학당국의 결심이다. 정보통신부가 교과과정 개편에 적극적인 대학에 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 폭은 기대 이하일 뿐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와의 긴밀한 공조체계 없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국내 IT산업의 요람인 대학을 발전시키려면 특정 부처가 아닌 범정부 차원의 장기적 노력과 함께 대학 자신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교육관계자들은 “당장의 허기를 채워주려고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그간의 말을 실천해 보일 때다.
〈컴퓨팅 1부 이지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