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직전 잠시 올랐던 주가가 줄곳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쩌다 한번씩 소폭 상승한 적은 있었지만, 대반전의 날개짓을 한 건 아니었다. 무역수지는 올 1,2월 연속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고, 반도체 경기도 가격 하락 때문에 주춤한 상태이다. 지난해 우리 기업을 먹여 살렸던 내수 조차도 위축됐다. 디지털 가전 인기에 편승해 지난 해 호황을 누렸던 유통업계는 지난달, 10% 안팎의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이같은 경기침체가 초래된 배경에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의 긴장감과 이라크 전쟁 분위기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군사적 긴장감이 아무리 가공할 만한 요인이라고 해도 경제 외적인 변수가 모든 것을 결정지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보여진다. 실물경제의 견실성, 우리 국민의 구매력, 국산 첨단기술의 우수성,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 등을 고려해 보면 작금의 침체는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북핵 위기가 요즘 못지 않게 고조됐던 1994∼1995년 우리 경제는 오히려 7.3% 성장률과 40%대 설비투자 증가세, 민간소비 7.8% 성장 등 높은 활황세를 이어갔다. 이는 `외생 변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
작금의 경제 위기는 오히려 부정적인 지표와 전망치의 남발, 정책 당국자의 일관성 없는 경제대책, 그리고 그에 따른 심리적 위축 때문에 더욱 악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
갑작스럽다는 느낌을 줬던 재벌 수사는 수사 대상 및 시기의 선택과 관련해 개운찮은 뒷맛을 남긴 채 많은 기업들을 움츠리게 했다. 법인세율을 낮추겠다던 경제부총리의 말은 다음날 대통령에 의해 원점으로 돌아오고,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조사방침은 몇일만에 보류로 선회하면서 기업인들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
디지털 가전의 인기가 절정에 올라 내수경기를 지탱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가계 부채를 우려하는 진단과 전망이 줄기차게 쏟아졌다. 자산 대비 부채는 미국에 비해 건실함에도 소비심리는 `과열'로 묘사됐다. 최근에는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증폭되면서 금이나 달러를 사재려는 부류도 나타나 위기감을 확대 재생산하기도 한다.
이렇듯 부정적인 인식과 예측, 혼란을 주는 정보가 난무하면서, 결국 부정적인 것들이 부상하는 `스티그마(stigma) 현상' 속에 우리 스스로 빠져들지 않았나 자성해 봐야 한다.
우리의 경제ㆍ금융 기반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체질적으로 좋아진 것이 나빠진 것보다 많다. 기업 부채비율이 격감했고, 금융권이 부실채권을 털고 건실화됐으며, 외환 보유고는 급증했다.
어려움속에서도 이동통신 기기가 수출효자 1위에 오르며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의 핵으로 건재함을 자랑하듯, 신산업의 성장속도는 구산업의 침체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굳이 긍정적인 것만을 고르려 하지 않아도, 부정적인 경제 요인보다는 희망적인 면이 많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경제의 희망을 말하고, 날개를 달아야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아름다운 여인 조각상에 매일 헌화하며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결국은 딱딱한 상아 조각에 생기가 돌게 했던 것 처럼 말이다.
정부와 재계, 국민 모두에게 묻고싶다.
"스티그마 현상에 빠져 자승자박할 것이냐, 피그말리온의 희망을 쏠 것이냐."
이같은 경기침체가 초래된 배경에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의 긴장감과 이라크 전쟁 분위기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군사적 긴장감이 아무리 가공할 만한 요인이라고 해도 경제 외적인 변수가 모든 것을 결정지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보여진다. 실물경제의 견실성, 우리 국민의 구매력, 국산 첨단기술의 우수성,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 등을 고려해 보면 작금의 침체는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북핵 위기가 요즘 못지 않게 고조됐던 1994∼1995년 우리 경제는 오히려 7.3% 성장률과 40%대 설비투자 증가세, 민간소비 7.8% 성장 등 높은 활황세를 이어갔다. 이는 `외생 변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
작금의 경제 위기는 오히려 부정적인 지표와 전망치의 남발, 정책 당국자의 일관성 없는 경제대책, 그리고 그에 따른 심리적 위축 때문에 더욱 악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
갑작스럽다는 느낌을 줬던 재벌 수사는 수사 대상 및 시기의 선택과 관련해 개운찮은 뒷맛을 남긴 채 많은 기업들을 움츠리게 했다. 법인세율을 낮추겠다던 경제부총리의 말은 다음날 대통령에 의해 원점으로 돌아오고,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조사방침은 몇일만에 보류로 선회하면서 기업인들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
디지털 가전의 인기가 절정에 올라 내수경기를 지탱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가계 부채를 우려하는 진단과 전망이 줄기차게 쏟아졌다. 자산 대비 부채는 미국에 비해 건실함에도 소비심리는 `과열'로 묘사됐다. 최근에는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증폭되면서 금이나 달러를 사재려는 부류도 나타나 위기감을 확대 재생산하기도 한다.
이렇듯 부정적인 인식과 예측, 혼란을 주는 정보가 난무하면서, 결국 부정적인 것들이 부상하는 `스티그마(stigma) 현상' 속에 우리 스스로 빠져들지 않았나 자성해 봐야 한다.
우리의 경제ㆍ금융 기반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체질적으로 좋아진 것이 나빠진 것보다 많다. 기업 부채비율이 격감했고, 금융권이 부실채권을 털고 건실화됐으며, 외환 보유고는 급증했다.
어려움속에서도 이동통신 기기가 수출효자 1위에 오르며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의 핵으로 건재함을 자랑하듯, 신산업의 성장속도는 구산업의 침체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굳이 긍정적인 것만을 고르려 하지 않아도, 부정적인 경제 요인보다는 희망적인 면이 많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경제의 희망을 말하고, 날개를 달아야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아름다운 여인 조각상에 매일 헌화하며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결국은 딱딱한 상아 조각에 생기가 돌게 했던 것 처럼 말이다.
정부와 재계, 국민 모두에게 묻고싶다.
"스티그마 현상에 빠져 자승자박할 것이냐, 피그말리온의 희망을 쏠 것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