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흔히들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인생이란 단기간에 끝날 승부가 아니기에, 우린 마라톤을 긴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마라톤을 좋아하고, 마라톤에 빠져 사는 사람들의 성격은 그래서 대부분 신중하고 차분하다. 성질 급한 사람들도 성격을 고치기 위한 수단으로 마라톤을 접하기도 한다. 나이 쉰넷, 마라톤으로 따지면 어디쯤 왔을까. 30㎞ 후반부일까, 아니면 어느새 40㎞를 넘어 거의 막바지쯤에 이르렀을까.
서강호 한솔CSN사장은 쉰넷의 나이를 마라톤으로 따지자면 이제 막 20㎞미터를 넘어서 중간쯤을 지났을 뿐이라고 했다. 서 사장은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 특유의 차분하고 서두르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 지난 2000년 삼성물산의 삼성몰담당 총괄임원으로 있을 때 만난 뒤 3년만에 만난 그는 그 때와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았다.
서 사장이 마라톤을 접한 것은 삼성그룹 재직시 일본주재생활 11년을 마감하고 2000년 6월 귀국한 뒤 다시 국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마라톤은 무턱대고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마라톤에 필요한 기본 사항인 자세, 주법, 호흡 등을 익히고 지구력, 스피드력, 인내력, 집중력과 같은 개인기를 닦으면서 코스에 대한 구간별 전술과 전략을 가미하는 고도의 두뇌게임이다. 우리가 거친 세상 속에 나서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듯, 그렇게 마라톤은 건조한 아스팔트 위에 내 몸을 내동댕이칠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더욱이 폴코스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최소 200~300㎞이상을 소화해야 하며 시합 20일전부터는 식이요법을 겸해야 하는 과학적인 운동이다.
서 사장은 "경영도 마라톤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적확한 전략, 전술을 구사해야 하며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에 의한 조직의 기초체력인 개인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조직 나름대로의 강인한 문화도 성공의 핵심요소라면 이 또한 마라톤을 통해 체득하고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ROTC 11기 출신으로, 삼성그룹에서 28년동안 몸담아 온 탓에 주위로부터 순탄한 사회생활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같은 순탄함의 뒤에는 사회생활의 근간을 이루게 하는 `호기심과 집념'을 일군 학창생활이 숨어 있었다.
서 사장은 학창시절의 자신은 `촌놈'에 `문제아'였다고 회고했다. 부산남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2학년 때는 `실력 없는 교사는 물러나라'며 학교 스트라이크를 주도한 당돌한 학생이기도 했다. 교사들에 대한 불신, 학교에 대한 불만으로 더 이상 학교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던 청년 서강호는 3학년이 되던 해 5월 학교 등교를 포기했다. 집에서 독학을 하며 대학진학을 꿈꿨지만 이미 시기적으로 늦었다. 대학시험 첫해 낙방의 쓴잔을 마시고, 학원에서 영어회화에 빠졌다. 이듬해 부산대학교에 입학하고서도 서 사장은 쉽사리 학교에 정을 주지 못했다. 군대를 제대한 복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면서, 자연스럽게 ROTC를 지원하게 됐다.
남다른 학창생활을 보낸 서 사장은 "사회에 나와보니 학창생활이 큰 인생의 경험이 됐다"며 "고등학교에서 거칠게 생활했던 모습이 `호기심'때문이었다면, 그로 인해 내가 겪어야 했던 힘든 현실에서 `집념'을 배운 것 같다"고 회고했다.
서 사장이 짧지 않은 인생에서 아직도 마음속 깊이 기억하고 있는 일은 삼성그룹 일본지사에서 근무했던 11년간이다. 1989년, 그는 일본에 대해 전혀 모른 상태에서 일본 본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당시의 일본생활은 그의 표현을 빌자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일본어와 일본시장을 배워나간 과정이었다.
그의 일본생활은 93년 1월 오사카지사장으로 발령 받으면서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 그 해 삼성그룹은 이른바 `신경영'바람을 타며 본사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일본 배우기 열풍이 불었고, 서 사장은 관련 프로그램과 현지 인프라를 발굴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95년 1월 17일 오전 5시47분. 서 사장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이 시각은 일본 고배 대지진 발생 시각이다. 오사카 지사장이던 서 사장은 지진 이후 곧바로 고배 현장을 방문한다. 지진으로 인해 도로가 유실되면서 40㎞밖에 안 되는 거리를 12시간동안 운전해서 들어갔다. 남에게 도움 받는데 익숙하지 않고, 불필요한 신세지기를 싫어하는 일본사람들에게 서 사장의 이같은 진심 어린 접근은 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서 사장은 일본 지역 전문가 9명을 소집하고, 미니밴을 렌트해 고배에 다시 들어가고 재일민단빌딩 6층에서 숙식하면서 2주간 자원봉사를 했다. 서 사장은 "그 당시 저 때문에 경쟁사인 현대와 대우그룹의 지점장들이 곤혹스러워했다"며 "왜 삼성은 자원봉사를 하는데 당신들은 못하느냐고 본사에서 핀잔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서 사장의 이같은 봉사활동은 일본정부가 한국정부차원의 도움을 거절하면서도, 나중에 삼성의료원이 파견한 민간 의료단을 고맙게 맞아들이게 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서 사장은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들의 국민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배지진 사태가 마무리되고 몇 달후 일본 유명잡지인 `다이아몬드'지는 서 사장에게 인터뷰를 제의했다. "어떻게 한국기업인이 일본기업보다도 먼저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었느냐"는 게 인터뷰의 요지였다.
2000년 6월 삼성물산에 복귀한 서 사장은 50대의 나이로 인터넷쇼핑몰을 맡게 된다. 본인이 원해서였다고 하는데, 이는 서 사장에게 새로운 도전임에 분명했다. IT와 유통의 결합, 이에 대한 해답이 인터넷쇼핑몰이라는 생각에 서 사장은 2000년 7월 삼성몰을 진두지휘하며 2002년 말 삼성몰을 흑자기조에 올려 놓았다. 인터넷쇼핑몰 부문에 흑자를 내야한다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서 사장, 이제는 그의 인생에서 최초로 CEO자리에 오른 한솔CSN에서 남아 있는 절반의 마라톤을 달리고 있다.
한솔CSN에서 8개월째 CEO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서강호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지속적으로 변화를 진행하고 있는 분"이다. 한솔CSN의 인터넷쇼핑몰부문인 한솔CS클럽의 흑자가 최대의 미션인 서 사장은 취임후 지금까지 한솔CS클럽의 구조를 바꾸는데 전력하고 있다. 그동안 서 사장은 얼기설기 불필요하게 뻗은 가지를 쳐내고, 모든 역량을 CS클럽 한곳으로 모으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것이 서 사장이 말하는 `선택과 집중'이다. 메인이 아니면 과감하게 정리한다는 것이다.
서 사장은 주주들이 당장에 기뻐할 만한 CS클럽의 흑자전환 전망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CS클럽의 완전한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 "해가 바뀌어야"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최근 한솔CSN의 주가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실상 주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한솔CSN의 자체 펀더멘털이며, 이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충실하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를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서두르지는 않지만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으며, 그런 변화가 한솔CSN의 미래를 튼튼하게 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순간적인 반짝 흑자가 아니라, 지속적인 흑자가 가능한 경영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42.195㎞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튼튼한 뼈대를 만들겠다는 의지와도 같다.
서강호 한솔CSN사장은 쉰넷의 나이를 마라톤으로 따지자면 이제 막 20㎞미터를 넘어서 중간쯤을 지났을 뿐이라고 했다. 서 사장은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 특유의 차분하고 서두르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 지난 2000년 삼성물산의 삼성몰담당 총괄임원으로 있을 때 만난 뒤 3년만에 만난 그는 그 때와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았다.
서 사장이 마라톤을 접한 것은 삼성그룹 재직시 일본주재생활 11년을 마감하고 2000년 6월 귀국한 뒤 다시 국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마라톤은 무턱대고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마라톤에 필요한 기본 사항인 자세, 주법, 호흡 등을 익히고 지구력, 스피드력, 인내력, 집중력과 같은 개인기를 닦으면서 코스에 대한 구간별 전술과 전략을 가미하는 고도의 두뇌게임이다. 우리가 거친 세상 속에 나서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듯, 그렇게 마라톤은 건조한 아스팔트 위에 내 몸을 내동댕이칠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더욱이 폴코스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최소 200~300㎞이상을 소화해야 하며 시합 20일전부터는 식이요법을 겸해야 하는 과학적인 운동이다.
서 사장은 "경영도 마라톤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적확한 전략, 전술을 구사해야 하며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에 의한 조직의 기초체력인 개인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조직 나름대로의 강인한 문화도 성공의 핵심요소라면 이 또한 마라톤을 통해 체득하고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ROTC 11기 출신으로, 삼성그룹에서 28년동안 몸담아 온 탓에 주위로부터 순탄한 사회생활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같은 순탄함의 뒤에는 사회생활의 근간을 이루게 하는 `호기심과 집념'을 일군 학창생활이 숨어 있었다.
서 사장은 학창시절의 자신은 `촌놈'에 `문제아'였다고 회고했다. 부산남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2학년 때는 `실력 없는 교사는 물러나라'며 학교 스트라이크를 주도한 당돌한 학생이기도 했다. 교사들에 대한 불신, 학교에 대한 불만으로 더 이상 학교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던 청년 서강호는 3학년이 되던 해 5월 학교 등교를 포기했다. 집에서 독학을 하며 대학진학을 꿈꿨지만 이미 시기적으로 늦었다. 대학시험 첫해 낙방의 쓴잔을 마시고, 학원에서 영어회화에 빠졌다. 이듬해 부산대학교에 입학하고서도 서 사장은 쉽사리 학교에 정을 주지 못했다. 군대를 제대한 복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면서, 자연스럽게 ROTC를 지원하게 됐다.
남다른 학창생활을 보낸 서 사장은 "사회에 나와보니 학창생활이 큰 인생의 경험이 됐다"며 "고등학교에서 거칠게 생활했던 모습이 `호기심'때문이었다면, 그로 인해 내가 겪어야 했던 힘든 현실에서 `집념'을 배운 것 같다"고 회고했다.
서 사장이 짧지 않은 인생에서 아직도 마음속 깊이 기억하고 있는 일은 삼성그룹 일본지사에서 근무했던 11년간이다. 1989년, 그는 일본에 대해 전혀 모른 상태에서 일본 본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당시의 일본생활은 그의 표현을 빌자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일본어와 일본시장을 배워나간 과정이었다.
그의 일본생활은 93년 1월 오사카지사장으로 발령 받으면서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 그 해 삼성그룹은 이른바 `신경영'바람을 타며 본사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일본 배우기 열풍이 불었고, 서 사장은 관련 프로그램과 현지 인프라를 발굴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95년 1월 17일 오전 5시47분. 서 사장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이 시각은 일본 고배 대지진 발생 시각이다. 오사카 지사장이던 서 사장은 지진 이후 곧바로 고배 현장을 방문한다. 지진으로 인해 도로가 유실되면서 40㎞밖에 안 되는 거리를 12시간동안 운전해서 들어갔다. 남에게 도움 받는데 익숙하지 않고, 불필요한 신세지기를 싫어하는 일본사람들에게 서 사장의 이같은 진심 어린 접근은 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서 사장은 일본 지역 전문가 9명을 소집하고, 미니밴을 렌트해 고배에 다시 들어가고 재일민단빌딩 6층에서 숙식하면서 2주간 자원봉사를 했다. 서 사장은 "그 당시 저 때문에 경쟁사인 현대와 대우그룹의 지점장들이 곤혹스러워했다"며 "왜 삼성은 자원봉사를 하는데 당신들은 못하느냐고 본사에서 핀잔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서 사장의 이같은 봉사활동은 일본정부가 한국정부차원의 도움을 거절하면서도, 나중에 삼성의료원이 파견한 민간 의료단을 고맙게 맞아들이게 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서 사장은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들의 국민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고배지진 사태가 마무리되고 몇 달후 일본 유명잡지인 `다이아몬드'지는 서 사장에게 인터뷰를 제의했다. "어떻게 한국기업인이 일본기업보다도 먼저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었느냐"는 게 인터뷰의 요지였다.
2000년 6월 삼성물산에 복귀한 서 사장은 50대의 나이로 인터넷쇼핑몰을 맡게 된다. 본인이 원해서였다고 하는데, 이는 서 사장에게 새로운 도전임에 분명했다. IT와 유통의 결합, 이에 대한 해답이 인터넷쇼핑몰이라는 생각에 서 사장은 2000년 7월 삼성몰을 진두지휘하며 2002년 말 삼성몰을 흑자기조에 올려 놓았다. 인터넷쇼핑몰 부문에 흑자를 내야한다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서 사장, 이제는 그의 인생에서 최초로 CEO자리에 오른 한솔CSN에서 남아 있는 절반의 마라톤을 달리고 있다.
한솔CSN에서 8개월째 CEO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서강호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지속적으로 변화를 진행하고 있는 분"이다. 한솔CSN의 인터넷쇼핑몰부문인 한솔CS클럽의 흑자가 최대의 미션인 서 사장은 취임후 지금까지 한솔CS클럽의 구조를 바꾸는데 전력하고 있다. 그동안 서 사장은 얼기설기 불필요하게 뻗은 가지를 쳐내고, 모든 역량을 CS클럽 한곳으로 모으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것이 서 사장이 말하는 `선택과 집중'이다. 메인이 아니면 과감하게 정리한다는 것이다.
서 사장은 주주들이 당장에 기뻐할 만한 CS클럽의 흑자전환 전망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CS클럽의 완전한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 "해가 바뀌어야"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최근 한솔CSN의 주가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실상 주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한솔CSN의 자체 펀더멘털이며, 이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충실하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를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서두르지는 않지만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으며, 그런 변화가 한솔CSN의 미래를 튼튼하게 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순간적인 반짝 흑자가 아니라, 지속적인 흑자가 가능한 경영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42.195㎞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튼튼한 뼈대를 만들겠다는 의지와도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