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이 끝자락만 남겨놓고 있다. 이맘때면 누구나 한 해를 아쉬움 속에 정리하고 새해에 꼭 하고픈 일을 정하느라 공연히 마음이 분주해지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연말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한해의 성적표가 작성되고, 그것으로 주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실적이 좋지 않은 해에는 성적표에 적힌 숫자에 더욱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최근 만난 한 CEO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연초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기 위해 하루 단위로 숫자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모임에 참석한 다른 CEO는 "이맘때면 한해 장사를 어떻게 했는지 정리를 해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아마도 상당수 CEO들이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바늘방석에 앉은 심정일 것이다. 연초부터 북핵위기, 이라크 전쟁,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 파업사태 등 악재가 이어진데다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가 바닥을 기면서 올해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해'였다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03년 한국경제의 회고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소비가 2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설비투자는 4년째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설비투자의 절대규모는 1995년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업과 가계가 금고와 지갑을 열지 않다보니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해도 팔 곳이 마땅치 않다. 특히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IT솔루션을 개발ㆍ판매하는 업체들은 투자 위축으로 누구보다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 플래시메모리, 디스플레이,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려 부러움을 산 업종도 있지만, 많은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ㆍ솔루션 업체들이 현상 유지 정도에 만족하거나 생존하고 있는 것을 위안거리로 삼아야 했다. 그 때문에 "작년 정도의 매출만 했어도 선전한 것"이라는 말이 결코 인사치레성 덕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내년에는 괜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몇 년째 빗나가고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이 맘때면 이런저런 기관에서 내놓는 새해 경기전망에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현재 수출 호조로 경기가 호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고, 내년 하반기쯤 회복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있지만 실제 그렇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CEO가 경기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는 결코 성공한 CEO가 될 수 없다. 찾아보면 악조건 속에서도 매출을 늘리고 히트상품을 터뜨리는 기업들이 있으며, 불황기를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 미래를 대비하는 CEO도 많다. 지금은 힘겹더라도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갖고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언젠가는 찾아올 호황기에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가 가슴 깊이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IT기업 CEO들의 건투를 기대한다.
올해처럼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실적이 좋지 않은 해에는 성적표에 적힌 숫자에 더욱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최근 만난 한 CEO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연초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기 위해 하루 단위로 숫자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모임에 참석한 다른 CEO는 "이맘때면 한해 장사를 어떻게 했는지 정리를 해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아마도 상당수 CEO들이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바늘방석에 앉은 심정일 것이다. 연초부터 북핵위기, 이라크 전쟁,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 파업사태 등 악재가 이어진데다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가 바닥을 기면서 올해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해'였다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03년 한국경제의 회고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소비가 2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설비투자는 4년째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설비투자의 절대규모는 1995년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업과 가계가 금고와 지갑을 열지 않다보니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해도 팔 곳이 마땅치 않다. 특히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IT솔루션을 개발ㆍ판매하는 업체들은 투자 위축으로 누구보다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 플래시메모리, 디스플레이,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려 부러움을 산 업종도 있지만, 많은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ㆍ솔루션 업체들이 현상 유지 정도에 만족하거나 생존하고 있는 것을 위안거리로 삼아야 했다. 그 때문에 "작년 정도의 매출만 했어도 선전한 것"이라는 말이 결코 인사치레성 덕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내년에는 괜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몇 년째 빗나가고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이 맘때면 이런저런 기관에서 내놓는 새해 경기전망에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현재 수출 호조로 경기가 호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고, 내년 하반기쯤 회복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있지만 실제 그렇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CEO가 경기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는 결코 성공한 CEO가 될 수 없다. 찾아보면 악조건 속에서도 매출을 늘리고 히트상품을 터뜨리는 기업들이 있으며, 불황기를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 미래를 대비하는 CEO도 많다. 지금은 힘겹더라도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갖고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언젠가는 찾아올 호황기에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가 가슴 깊이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IT기업 CEO들의 건투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