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낸드플래시 전용라인 순항
출입구마다 '철통보안'
300㎜ 시스템LSI라인은 가동준비 한창
지난 10일 오후, 기자는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 5월 말 세계 최초로 가동을 시작한 300mm 낸드플래시 전용 웨이퍼 가공라인이 있는 곳.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정도를 달려 기흥 나들목(IC)에 접어들어 톨게이트에서 우회전한 뒤 2∼3분을 달리자 오른쪽에 삼성전자의 로고와 `SAMSUNG ELECTRONICS'라는 대형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삼성전자 기흥공장으로 들어가는 길 양옆에는 다음날 있을 `삼성디스턴스챌린지2005' 세계 육상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즐비했다.
기흥사업장의 K1 출입구에 도착해 차량 출입 등록을 확인한 후 반도체총괄의 사무동으로 향했다. 삼성 반도체단지 내에 유일하게 `붉은 건물'인 사무동 5층 입구에는 `2005년 경영방침'이라는 굵은 글씨 아래 `초일류기업창조'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5층 사무실에 잠시 들른 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1층 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때마침 쇼 룸에는 중국에서 온 삼성전자 중국 내 현지 채용인 50여명이 삼성전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지난 1983년부터 1년 반에 1개씩 반도체 라인을 건설했으며, 매년 40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는 안내자의 설명이 들렸다. 그 결과로 현재 14개 반도체 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말 기준으로 2만명, 현재는 2만1000명 가량이 기흥 및 화성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한다.
현재 삼성 반도체에서 근무하는 총 인원은 대한민국 전체 취업인구의 0.1%에 달하는 수준이며, 국내 전체 수출의 10%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 수출산업의 첨병인 삼성 반도체 공장의 분위기는 여느 제조업체와는 다른 모습이다. 3번째 방문이었지만 늘 조용한 분위기에 캠퍼스 같은 모습이다.
강의실을 오가는 학생들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제조업의 분주함이나, 치열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정중동.' 이것이 바로 기흥사업장의 본모습이다.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외에 새롭게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스템LSI는 현재 CMOS 이미지센서 등 5대 핵심 품목의 개발 및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두뇌가 모인 곳인 시스템LSI 연구동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모든 건물은 보안구역으로 정해져 사전에 승인 받지 못한 사람들은 사실상 근접이 불가능하다. 승인을 받더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으며, 그나마 공개되는 장소가 지난 1985년 건설돼 현재 마이콤을 생산하고 있는 2라인 정도다. 이곳이 반도체 공장이 어떤 곳인지, 좁은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것이다.
1983년에 1라인이 가동을 시작했고, 마이콤 제품이 생산되는 1985년 2월에 2라인이 들어섰다. 4라인과 5라인은 세계 최초로 복층 구조로 만든 라인으로 현재 시스템 LSI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6ㆍ7라인은 플래시 메모리, 8라인은 플래시 메모리와 S램을 생산하고 있다. 9라인은 D램을 생산하고 있으며, 1∼9라인까지가 기흥라인이었다.
화성 라인은 10∼13라인까지가 D램을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15∼20라인은 3개의 건물에 6개의 라인이 들어설 계획이다.
8ㆍ9라인의 앞에 있는 주차장을 헐어내고 여기에 세운 14라인 건물의 1층에는 300mm 낸드전용 라인이, 2층에는 300mm 시스템LSI 전용라인인 S라인이 준비되고 있었다.
14라인은 기존 기흥공장과는 별도의 분리된 공간으로 볼 수 있다. 14라인이 있는 공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시 보안요원들의 출입차량 등록 확인과 트렁크 등의 수색을 거친 후에야 가능하다. 14라인 건물입구에는 간혹 들어오는 재료 및 장비업체로 보이는 회사의 차들만 눈에 띌 뿐 사람들의 이동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인 14라인의 가동 사항을 묻는 질문에 대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경영지원실 이승백 부장은 "당초 계획보다 1개월 앞당긴 것만 봐도 생산과정이 얼마나 순조로운 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 300mm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으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라인은 초기 웨이퍼 7000장에서 풀캐파 5만장까지 양산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사실 삼성전자에 있어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은 또 하나의 모험이었다. D램 세계 1위였던 삼성전자는 새로운 캐시카우로 낸드플래시를 선정하고 기술개발에 나섰다가 지난 2001년 기술 협력선이었던 도시바와의 포괄적 협력 제의에 고심했다.
`같이 갈 것인가? 독자행보를 걸을 것인가?'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독자행보쪽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8월 일본의 `자크로'라는 일식집에서 회동 이후 독자전선 구축을 선언한 후, 2002년 1Gb 낸드플래시를 개발하면서 단숨에 이 분야 1위에 올라섰고, 현재까지 선두의 위치를 유지하며 새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99년 1억달러 수준이던 매출은 6년만인 2004년에 37배 늘어난 37억달러에 달했고, D램과 낸드플래시 중 낸드의 비중은 2001년 10.2%에서 지난해에는 31.5%로 비중이 확대됐다. 그 기반 위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300mm 낸드플래시 전용 라인을 건설했다.
14라인의 규모는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SAMSUNG ELECTRONICS'라는 글자의 위용에서도 알 수 있다. 안내를 맡은 반도체총괄 경영지원실 지화용 과장은 "글자 한자의 무게가 1톤(ton)에 달한다"고 말한다. 건물의 길이는 족히 200m는 됨직하다.
14라인의 2층에 위치한 300mm 시스템LSI라인은 오는 7월이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느 공장과 달리 라인 가동을 준비하는 장소라기에는 너무 조용한 모습이다. 모든 준비가 거의 끝났다는 게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탐방이 끝나는 시간까지 결국 보안상의 이유로 14라인 및 S라인의 내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충분히 내부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가는 비가 내리던 이날 오후 5시. 교대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의 가벼운 발걸음과 뒷모습은 마치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출입구마다 '철통보안'
300㎜ 시스템LSI라인은 가동준비 한창
지난 10일 오후, 기자는 삼성전자 기흥 사업장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 5월 말 세계 최초로 가동을 시작한 300mm 낸드플래시 전용 웨이퍼 가공라인이 있는 곳.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정도를 달려 기흥 나들목(IC)에 접어들어 톨게이트에서 우회전한 뒤 2∼3분을 달리자 오른쪽에 삼성전자의 로고와 `SAMSUNG ELECTRONICS'라는 대형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삼성전자 기흥공장으로 들어가는 길 양옆에는 다음날 있을 `삼성디스턴스챌린지2005' 세계 육상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즐비했다.
기흥사업장의 K1 출입구에 도착해 차량 출입 등록을 확인한 후 반도체총괄의 사무동으로 향했다. 삼성 반도체단지 내에 유일하게 `붉은 건물'인 사무동 5층 입구에는 `2005년 경영방침'이라는 굵은 글씨 아래 `초일류기업창조'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5층 사무실에 잠시 들른 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1층 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때마침 쇼 룸에는 중국에서 온 삼성전자 중국 내 현지 채용인 50여명이 삼성전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지난 1983년부터 1년 반에 1개씩 반도체 라인을 건설했으며, 매년 40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는 안내자의 설명이 들렸다. 그 결과로 현재 14개 반도체 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말 기준으로 2만명, 현재는 2만1000명 가량이 기흥 및 화성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한다.
현재 삼성 반도체에서 근무하는 총 인원은 대한민국 전체 취업인구의 0.1%에 달하는 수준이며, 국내 전체 수출의 10%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 수출산업의 첨병인 삼성 반도체 공장의 분위기는 여느 제조업체와는 다른 모습이다. 3번째 방문이었지만 늘 조용한 분위기에 캠퍼스 같은 모습이다.
강의실을 오가는 학생들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제조업의 분주함이나, 치열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정중동.' 이것이 바로 기흥사업장의 본모습이다.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외에 새롭게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스템LSI는 현재 CMOS 이미지센서 등 5대 핵심 품목의 개발 및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두뇌가 모인 곳인 시스템LSI 연구동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모든 건물은 보안구역으로 정해져 사전에 승인 받지 못한 사람들은 사실상 근접이 불가능하다. 승인을 받더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으며, 그나마 공개되는 장소가 지난 1985년 건설돼 현재 마이콤을 생산하고 있는 2라인 정도다. 이곳이 반도체 공장이 어떤 곳인지, 좁은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것이다.
1983년에 1라인이 가동을 시작했고, 마이콤 제품이 생산되는 1985년 2월에 2라인이 들어섰다. 4라인과 5라인은 세계 최초로 복층 구조로 만든 라인으로 현재 시스템 LSI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6ㆍ7라인은 플래시 메모리, 8라인은 플래시 메모리와 S램을 생산하고 있다. 9라인은 D램을 생산하고 있으며, 1∼9라인까지가 기흥라인이었다.
화성 라인은 10∼13라인까지가 D램을 생산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15∼20라인은 3개의 건물에 6개의 라인이 들어설 계획이다.
8ㆍ9라인의 앞에 있는 주차장을 헐어내고 여기에 세운 14라인 건물의 1층에는 300mm 낸드전용 라인이, 2층에는 300mm 시스템LSI 전용라인인 S라인이 준비되고 있었다.
14라인은 기존 기흥공장과는 별도의 분리된 공간으로 볼 수 있다. 14라인이 있는 공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시 보안요원들의 출입차량 등록 확인과 트렁크 등의 수색을 거친 후에야 가능하다. 14라인 건물입구에는 간혹 들어오는 재료 및 장비업체로 보이는 회사의 차들만 눈에 띌 뿐 사람들의 이동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인 14라인의 가동 사항을 묻는 질문에 대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경영지원실 이승백 부장은 "당초 계획보다 1개월 앞당긴 것만 봐도 생산과정이 얼마나 순조로운 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 300mm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으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라인은 초기 웨이퍼 7000장에서 풀캐파 5만장까지 양산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사실 삼성전자에 있어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은 또 하나의 모험이었다. D램 세계 1위였던 삼성전자는 새로운 캐시카우로 낸드플래시를 선정하고 기술개발에 나섰다가 지난 2001년 기술 협력선이었던 도시바와의 포괄적 협력 제의에 고심했다.
`같이 갈 것인가? 독자행보를 걸을 것인가?'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독자행보쪽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8월 일본의 `자크로'라는 일식집에서 회동 이후 독자전선 구축을 선언한 후, 2002년 1Gb 낸드플래시를 개발하면서 단숨에 이 분야 1위에 올라섰고, 현재까지 선두의 위치를 유지하며 새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99년 1억달러 수준이던 매출은 6년만인 2004년에 37배 늘어난 37억달러에 달했고, D램과 낸드플래시 중 낸드의 비중은 2001년 10.2%에서 지난해에는 31.5%로 비중이 확대됐다. 그 기반 위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300mm 낸드플래시 전용 라인을 건설했다.
14라인의 규모는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SAMSUNG ELECTRONICS'라는 글자의 위용에서도 알 수 있다. 안내를 맡은 반도체총괄 경영지원실 지화용 과장은 "글자 한자의 무게가 1톤(ton)에 달한다"고 말한다. 건물의 길이는 족히 200m는 됨직하다.
14라인의 2층에 위치한 300mm 시스템LSI라인은 오는 7월이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느 공장과 달리 라인 가동을 준비하는 장소라기에는 너무 조용한 모습이다. 모든 준비가 거의 끝났다는 게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탐방이 끝나는 시간까지 결국 보안상의 이유로 14라인 및 S라인의 내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충분히 내부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가는 비가 내리던 이날 오후 5시. 교대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의 가벼운 발걸음과 뒷모습은 마치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