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증발현상
냉매로 암모니아ㆍCFCㆍ물 사용
작열(灼熱)하는 태양이 들판에서 자라는 농작물에게는 더 없이 좋겠지만 도시 사람들에게는 원망스러울 정도다. 가슴이 시리도록 찬바람을 뿜어내는 에어컨에게 감사의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었던 옛 사람들은 뜨거운 삼복 더위를 어떻게 견뎠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에어컨의 핵심은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증발 현상이다. 다른 분자들이 잡아당기는 인력을 이겨낼 정도의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액체 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체로 변하려면 주위에서 열을 흡수해야 한다. 바람이 불어서 땀이 증발하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효율적인 에어컨을 만들려면 증발열이 큰 물질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물이 바로 그런 물질이다. 실제로 물을 이용해서 더위를 식히는 일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마당에 물을 뿌리거나, 정원에 연못이나 분수를 만드는 것이 그런 경우다. 옛날에는 궁궐 마당에 물이 가득 담긴 큰 물통을 놓아두기도 했다. 건조한 지역에서는 실내에서 물을 증발시키는 냉방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습도가 높으면 물이 잘 증발하지 않아서 충분한 냉방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실내 습도가 높아져서 불쾌감을 더해 주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암모니아를 이용한 냉방기다. 암모니아는 상온에서 조금만 압축하면 액체가 되고, 압력을 낮춰주면 쉽게 증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암모니아는 대형 냉장창고나 선박용 냉동고의 냉매(冷媒)로 사용되기도 한다. 참치와 육류를 급속 냉동하게 된 것도 암모니아를 이용한 대형 냉동기 덕분이다. 그렇지만 암모니아는 냄새가 고약하고, 인체에 강한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가정용이나 사무실용으로 쓰기는 어렵다.
요즘처럼 에어컨이 널리 보급된 것은 CFC(염화 플루오린화 탄소)라는 신기한 물질 덕분이다. 1930년대에 미국에서 개발된 CFC는 무색, 무미, 무취의 안정한 기체이면서 쉽게 압축해서 액화시킬 수 있다. 프레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CFC는 암모니아와는 달리 방안으로 새어나와도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 전기 펌프 대신 도시 가스를 이용한 펌프로 CFC를 압축하는 에어컨도 있다. 가정용 냉장고에도 사용돼서 현대의 주방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기도 한 CFC가 최근에는 성층권의 오존층을 파괴한다고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CFC에 붙어있는 염소 원자 때문이다. 좋다고 마구 쓰면 문제가 된다는 대표적인 예가 됐다.
물론 물을 냉매로 사용하는 에어컨도 있다. 물의 증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압력을 0.001기압 이하로 낮춰줘야 한다. 증발된 수증기는 끓는점이 매우 높은 브로민화리튬(LiBr) 용액에 흡수시킨 후에 도시 가스로 가열해서 다시 회수한다. 도시 가스를 이용하는 에어컨은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난방용 도시 가스 사용이 줄어들고,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철에 쓰기 때문에 국가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가스 흡수식 냉방기는 겨울에 난방기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더욱 유용하다. 도시 가스로 가열해서 만든 수증기가 물로 액화될 때 방출되는 열을 실내로 불어넣으면 난방기가 된다.
가정용 에어컨은 현대인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에도 쾌적한 실내에서 생활을 하게 됐고, 작업 능률도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모든 문명의 이기가 그렇듯이 에어컨도 마구 사용하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고갈 위기에 있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가 너무 낮으면 우리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냉방병이라는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끔씩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을 외치던 선조들의 참을성을 본받아서 부채나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는 여유도 필요하다.
냉매로 암모니아ㆍCFCㆍ물 사용
작열(灼熱)하는 태양이 들판에서 자라는 농작물에게는 더 없이 좋겠지만 도시 사람들에게는 원망스러울 정도다. 가슴이 시리도록 찬바람을 뿜어내는 에어컨에게 감사의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었던 옛 사람들은 뜨거운 삼복 더위를 어떻게 견뎠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에어컨의 핵심은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증발 현상이다. 다른 분자들이 잡아당기는 인력을 이겨낼 정도의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액체 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체로 변하려면 주위에서 열을 흡수해야 한다. 바람이 불어서 땀이 증발하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효율적인 에어컨을 만들려면 증발열이 큰 물질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물이 바로 그런 물질이다. 실제로 물을 이용해서 더위를 식히는 일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마당에 물을 뿌리거나, 정원에 연못이나 분수를 만드는 것이 그런 경우다. 옛날에는 궁궐 마당에 물이 가득 담긴 큰 물통을 놓아두기도 했다. 건조한 지역에서는 실내에서 물을 증발시키는 냉방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습도가 높으면 물이 잘 증발하지 않아서 충분한 냉방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실내 습도가 높아져서 불쾌감을 더해 주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암모니아를 이용한 냉방기다. 암모니아는 상온에서 조금만 압축하면 액체가 되고, 압력을 낮춰주면 쉽게 증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암모니아는 대형 냉장창고나 선박용 냉동고의 냉매(冷媒)로 사용되기도 한다. 참치와 육류를 급속 냉동하게 된 것도 암모니아를 이용한 대형 냉동기 덕분이다. 그렇지만 암모니아는 냄새가 고약하고, 인체에 강한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가정용이나 사무실용으로 쓰기는 어렵다.
요즘처럼 에어컨이 널리 보급된 것은 CFC(염화 플루오린화 탄소)라는 신기한 물질 덕분이다. 1930년대에 미국에서 개발된 CFC는 무색, 무미, 무취의 안정한 기체이면서 쉽게 압축해서 액화시킬 수 있다. 프레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CFC는 암모니아와는 달리 방안으로 새어나와도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 전기 펌프 대신 도시 가스를 이용한 펌프로 CFC를 압축하는 에어컨도 있다. 가정용 냉장고에도 사용돼서 현대의 주방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기도 한 CFC가 최근에는 성층권의 오존층을 파괴한다고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CFC에 붙어있는 염소 원자 때문이다. 좋다고 마구 쓰면 문제가 된다는 대표적인 예가 됐다.
물론 물을 냉매로 사용하는 에어컨도 있다. 물의 증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압력을 0.001기압 이하로 낮춰줘야 한다. 증발된 수증기는 끓는점이 매우 높은 브로민화리튬(LiBr) 용액에 흡수시킨 후에 도시 가스로 가열해서 다시 회수한다. 도시 가스를 이용하는 에어컨은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난방용 도시 가스 사용이 줄어들고,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철에 쓰기 때문에 국가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가스 흡수식 냉방기는 겨울에 난방기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더욱 유용하다. 도시 가스로 가열해서 만든 수증기가 물로 액화될 때 방출되는 열을 실내로 불어넣으면 난방기가 된다.
가정용 에어컨은 현대인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에도 쾌적한 실내에서 생활을 하게 됐고, 작업 능률도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모든 문명의 이기가 그렇듯이 에어컨도 마구 사용하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고갈 위기에 있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가 너무 낮으면 우리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냉방병이라는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끔씩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을 외치던 선조들의 참을성을 본받아서 부채나 선풍기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는 여유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