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MP3업체 가세 '부채질'
고가는 소수ㆍ대다수가 짝퉁
정부,영업표준화법 제정키로
2003년 9월 MP4가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안 있어 프랑스 ARCHOS사의 MP4가 중국에 발을 디뎠다. 3년도 채 안돼 중국 MP4 시장은 국내 로컬기업은 물론 국제 IT계 자이언트들의 경쟁의 장이자 디지털 패권의 주요전장이 됐다.
중국 MP4 시장규모는 이미 10억위안(약 1200억원)에 접근했고, MP4 제품도 50여 개 브랜드에 100여 종류나 선보였다. 하지만 가격과 콘텐츠 제공 등의 여러 제약 때문에 중국 MP4시장은 여전히 전도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몇 해 동안 무려 100여개에 이르는 제조사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이 가운데 상당수가 철수하기도 했다. 중국의 MP4 시장이 성숙도 되기 전에 혼란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다 못한 중국 정부가 뛰어들었다. 중국의 MP4 시장은 지금 기로에 처해 있다.
◇공급과잉과 출혈경쟁=경쟁 과열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는 중소 MP3 메이커들이 대거 MP4 시장으로 뛰어든 것은 MP4 시장의 혼란을 몰고 왔다. 저가형의 경우 MP4 시장의 기술장벽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중소 MP3 업체들이 앞 다투어 플래시 메모리형 MP4 제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자체 MP4 제조기술이 없는 메이커도 대만계 기업 등으로부터 낮은 가격에 설계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데다, 최근에는 일부 로컬업체가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보다 많은 MP3 메이커들이 MP4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경쟁적으로 MP4 시장에 접어드는 이유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CCID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중국 내 MP4 판매대수는 총 4만여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판매량이 15만여대에 이르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치열한 경쟁과 공급 과잉으로 특히 저가 플래시 메모리형 MP4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이 꾸준히 하락한다는 점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400위안(약 5만원)대 제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마진폭 역시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값싼 플래시 메모리형이 아니라 고부가 하드디스크형 MP4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에 들어갔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일부 제조업체는 자체적인 핵심기술이나 디자인 없이 외국 유명제품의 모방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따라서 중국산 MP4 시장은 나름의 기술 경쟁력을 갖는 소수의 고가 제품과 다수의 외국 짝퉁제품으로 양극화한다. 나머지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인하 경쟁 끝에 붕괴의 길을 걷게 된다. 이것은 불과 수년 전에 MP3 시장에서 나타난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팔 걷어붙인 정부=시장의 혼란과 붕괴 가능성을 목도한 중국 정부가 드디어 팔을 붙이고 나섰다. 신식산업부(한국의 정통부)는 MP4 시장의 혼란상과 더욱 가중하는 투기행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현재 MP4 제품의 가격 격차는 무려 3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몸소 나선 데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MP4 산업이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를 그대로 두고 볼 경우 관련산업 뿐 아니라 중국의 IT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신식산업부는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신식산업부이동기억장치표준화위원회, 전국음향영상매체계통설비표준화위원회, 중국전자필름영업협회, 중국전자음향공업협회, 중국정보통신산업상회3C산업연맹 등 관련기관과 단체 대표들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MP4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데 주목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MP4 시장 규모는 10억위안대로 커졌다. 연 300%의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2년 뒤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엔 시장이 100억위안(약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문제는 MP4 제품 브랜드가 무려 50여 개에 100여 종류에 이르며 대부분 저가 과다 출혈경쟁으로 붕괴 직전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신식산업부와 중국전자공업표준화기술협회는 이 같은 혼란상에 대해 "최근 MP4 제품의 가격 격차가 최고 30배에 이르는 등 관련 시장의 혼란상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으며 많은 업체들이 무조건 뛰어들고 보자는 일종의 투기행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판과 우려를 쏟아냈다.
장시간의 토의 결과 신식산업부는 MP4 영업 표준화 규정을 만들기로 하고 관련기관의 심사를 거쳐 내년에 이를 법제화해 시장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신신산업부의 한 관리는 "표준화 규정엔 과당경쟁의 금지, 담합과 투기행위의 금지, 우수한 소기업 육성책 마련, 고부가 제품 개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MP4 영업 표준화안` 성안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내년 봄 이전에 관련 법규정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베이징=허민특파원
◇(용어설명) MP4란?
MP4는 더 적은 용량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도록 하는 MPEG 압축기술의 하나다. DVD와 같은 방식의 MPEG2에서 파생됐다. MP4는 기존 MP3 파일보다 더 높은 압축률을 제공한다. 결국 같은 파일 크기에서 더 뛰어난 음질을 들려줄 수 있다. 이에 따라 MP3로 시작된 멀티미디어 혁명은 이내 MP4로 옮겨가게 됐다. 이미 국내의 P2P 사이트들에서는 MP4 파일을 공유하기 위해 수많은 클럽과 카페가 만들어져 있다.
고가는 소수ㆍ대다수가 짝퉁
정부,영업표준화법 제정키로
2003년 9월 MP4가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안 있어 프랑스 ARCHOS사의 MP4가 중국에 발을 디뎠다. 3년도 채 안돼 중국 MP4 시장은 국내 로컬기업은 물론 국제 IT계 자이언트들의 경쟁의 장이자 디지털 패권의 주요전장이 됐다.
중국 MP4 시장규모는 이미 10억위안(약 1200억원)에 접근했고, MP4 제품도 50여 개 브랜드에 100여 종류나 선보였다. 하지만 가격과 콘텐츠 제공 등의 여러 제약 때문에 중국 MP4시장은 여전히 전도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몇 해 동안 무려 100여개에 이르는 제조사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이 가운데 상당수가 철수하기도 했다. 중국의 MP4 시장이 성숙도 되기 전에 혼란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다 못한 중국 정부가 뛰어들었다. 중국의 MP4 시장은 지금 기로에 처해 있다.
◇공급과잉과 출혈경쟁=경쟁 과열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는 중소 MP3 메이커들이 대거 MP4 시장으로 뛰어든 것은 MP4 시장의 혼란을 몰고 왔다. 저가형의 경우 MP4 시장의 기술장벽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중소 MP3 업체들이 앞 다투어 플래시 메모리형 MP4 제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자체 MP4 제조기술이 없는 메이커도 대만계 기업 등으로부터 낮은 가격에 설계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데다, 최근에는 일부 로컬업체가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보다 많은 MP3 메이커들이 MP4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경쟁적으로 MP4 시장에 접어드는 이유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CCID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중국 내 MP4 판매대수는 총 4만여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판매량이 15만여대에 이르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치열한 경쟁과 공급 과잉으로 특히 저가 플래시 메모리형 MP4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이 꾸준히 하락한다는 점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400위안(약 5만원)대 제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마진폭 역시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값싼 플래시 메모리형이 아니라 고부가 하드디스크형 MP4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에 들어갔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일부 제조업체는 자체적인 핵심기술이나 디자인 없이 외국 유명제품의 모방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따라서 중국산 MP4 시장은 나름의 기술 경쟁력을 갖는 소수의 고가 제품과 다수의 외국 짝퉁제품으로 양극화한다. 나머지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인하 경쟁 끝에 붕괴의 길을 걷게 된다. 이것은 불과 수년 전에 MP3 시장에서 나타난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팔 걷어붙인 정부=시장의 혼란과 붕괴 가능성을 목도한 중국 정부가 드디어 팔을 붙이고 나섰다. 신식산업부(한국의 정통부)는 MP4 시장의 혼란상과 더욱 가중하는 투기행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현재 MP4 제품의 가격 격차는 무려 3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몸소 나선 데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MP4 산업이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를 그대로 두고 볼 경우 관련산업 뿐 아니라 중국의 IT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신식산업부는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신식산업부이동기억장치표준화위원회, 전국음향영상매체계통설비표준화위원회, 중국전자필름영업협회, 중국전자음향공업협회, 중국정보통신산업상회3C산업연맹 등 관련기관과 단체 대표들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MP4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데 주목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MP4 시장 규모는 10억위안대로 커졌다. 연 300%의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2년 뒤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엔 시장이 100억위안(약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문제는 MP4 제품 브랜드가 무려 50여 개에 100여 종류에 이르며 대부분 저가 과다 출혈경쟁으로 붕괴 직전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신식산업부와 중국전자공업표준화기술협회는 이 같은 혼란상에 대해 "최근 MP4 제품의 가격 격차가 최고 30배에 이르는 등 관련 시장의 혼란상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으며 많은 업체들이 무조건 뛰어들고 보자는 일종의 투기행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판과 우려를 쏟아냈다.
장시간의 토의 결과 신식산업부는 MP4 영업 표준화 규정을 만들기로 하고 관련기관의 심사를 거쳐 내년에 이를 법제화해 시장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신신산업부의 한 관리는 "표준화 규정엔 과당경쟁의 금지, 담합과 투기행위의 금지, 우수한 소기업 육성책 마련, 고부가 제품 개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MP4 영업 표준화안` 성안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내년 봄 이전에 관련 법규정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베이징=허민특파원
◇(용어설명) MP4란?
MP4는 더 적은 용량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도록 하는 MPEG 압축기술의 하나다. DVD와 같은 방식의 MPEG2에서 파생됐다. MP4는 기존 MP3 파일보다 더 높은 압축률을 제공한다. 결국 같은 파일 크기에서 더 뛰어난 음질을 들려줄 수 있다. 이에 따라 MP3로 시작된 멀티미디어 혁명은 이내 MP4로 옮겨가게 됐다. 이미 국내의 P2P 사이트들에서는 MP4 파일을 공유하기 위해 수많은 클럽과 카페가 만들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