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관리 상세규정 없고 역할모호"… 의료단체등 반대
국회 계류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 가능성도
지난달 24일 보건복지부가 입법 예고한 `건강정보보호 및 관리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둘러싸고 관련업계와 시민단체, 정부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법안이 개인정보보호보다는 의료정보화와 산업화 촉진에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보건의료단체도 법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또 이미 법안이 제출돼 있는 개인정보기본법과의 충돌가능성도 논란거리다.
◇"신설 기관 역할 범위 모호"=시민단체들은 법안이 정보 생성이나 취급 기관이 실효성 있는 건강정보 보호대책을 수립하도록 강제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강정보를 직접 관리하는 기관에 대한 적절한 제재방안이 없다는 것. 또 건강정보는 다른 개인정보에 비해 민감한 정보가 많은 데도 법안은 일반적인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보네트워크 오병일씨는 건강정보보호법안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 법안은 실제 병원이 개인정보보호를 할 수 있는 기술적ㆍ물리적 조치 수준에 대한 내용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설립이 명시된 건강정보보호진흥원의 역할과 정보취급 범위도 이견이 많다. 정보 생성기관이 진흥원에 개인의 전자건강기록을 위탁하면 진흥원은 상당한 개인 건강정보 DB를 보유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명확하고 상세한 규정이 없어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위탁하는 기관의 조건이나 위탁받은 건강정보 관리방안, 건강정보의 분리 운영 의무와 위반시 형사처벌 등 보다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건강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 중복도 논란거리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설립을 규정하고 있는데 건강정보보호위원회가 먼저 추진될 경우 역할이 충돌, 관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건강정보보호위원회의 설립을 논의하기 전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과 부문별 개인정보 감독기구 설립의 필요성 등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관련 지침 제정과 분쟁조정 기능을 가진 건강정보보호위원회를 강화, 법 준수에 대한 감독과 위반에 대한 시정조치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기도 하다.
정보수집에 대한 범위가 모호하고 폐기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정보운영팀의 한 관계자는 "정보보호의 핵심은 정보의 최소수집과 수집된 정보의 폐기 원칙 준수인데 법안은 정보수집의 범위를 지나치게 과다 규정하고 있고 보존 목적이 없어진 정보에 대한 폐기규정이 없어 정보유출 사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합당한 근거 없이 취급기관 지정권한을 보건복지부장관이 가지도록 해 개인의 건강기록이 남용될 가능성도 크다"면서 "정부가 개인의 의료정보를 통합, 관리한다는 복지부의 발상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위법령에 반영 계획=이같은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보화사업추진단 김소윤 서기관은 "법안이 정보화와 개인정보보호, 두 분야 모두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일부 정보보호에 관련된 부문이 시행령이나 시행지침 등 하위로 규정된 것도 있다"며 "건강정보보호라는 취지를 살리도록 법안에 반영했으며 일부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각계 의견을 들어 법안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료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는 현실에서 2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가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료개인정보는 일반 분야에 비해 그 대상과 양이 많은데다 정보의 활용과 보호수준을 적절히 맞춰야 하는 등 프로세스도 복잡하다"면서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과 차별적으로 추진된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회 계류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 가능성도
지난달 24일 보건복지부가 입법 예고한 `건강정보보호 및 관리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둘러싸고 관련업계와 시민단체, 정부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법안이 개인정보보호보다는 의료정보화와 산업화 촉진에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보건의료단체도 법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또 이미 법안이 제출돼 있는 개인정보기본법과의 충돌가능성도 논란거리다.
◇"신설 기관 역할 범위 모호"=시민단체들은 법안이 정보 생성이나 취급 기관이 실효성 있는 건강정보 보호대책을 수립하도록 강제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강정보를 직접 관리하는 기관에 대한 적절한 제재방안이 없다는 것. 또 건강정보는 다른 개인정보에 비해 민감한 정보가 많은 데도 법안은 일반적인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보네트워크 오병일씨는 건강정보보호법안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 법안은 실제 병원이 개인정보보호를 할 수 있는 기술적ㆍ물리적 조치 수준에 대한 내용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설립이 명시된 건강정보보호진흥원의 역할과 정보취급 범위도 이견이 많다. 정보 생성기관이 진흥원에 개인의 전자건강기록을 위탁하면 진흥원은 상당한 개인 건강정보 DB를 보유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명확하고 상세한 규정이 없어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위탁하는 기관의 조건이나 위탁받은 건강정보 관리방안, 건강정보의 분리 운영 의무와 위반시 형사처벌 등 보다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건강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 중복도 논란거리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설립을 규정하고 있는데 건강정보보호위원회가 먼저 추진될 경우 역할이 충돌, 관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건강정보보호위원회의 설립을 논의하기 전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과 부문별 개인정보 감독기구 설립의 필요성 등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관련 지침 제정과 분쟁조정 기능을 가진 건강정보보호위원회를 강화, 법 준수에 대한 감독과 위반에 대한 시정조치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기도 하다.
정보수집에 대한 범위가 모호하고 폐기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정보운영팀의 한 관계자는 "정보보호의 핵심은 정보의 최소수집과 수집된 정보의 폐기 원칙 준수인데 법안은 정보수집의 범위를 지나치게 과다 규정하고 있고 보존 목적이 없어진 정보에 대한 폐기규정이 없어 정보유출 사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합당한 근거 없이 취급기관 지정권한을 보건복지부장관이 가지도록 해 개인의 건강기록이 남용될 가능성도 크다"면서 "정부가 개인의 의료정보를 통합, 관리한다는 복지부의 발상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위법령에 반영 계획=이같은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보화사업추진단 김소윤 서기관은 "법안이 정보화와 개인정보보호, 두 분야 모두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일부 정보보호에 관련된 부문이 시행령이나 시행지침 등 하위로 규정된 것도 있다"며 "건강정보보호라는 취지를 살리도록 법안에 반영했으며 일부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각계 의견을 들어 법안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료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는 현실에서 2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가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료개인정보는 일반 분야에 비해 그 대상과 양이 많은데다 정보의 활용과 보호수준을 적절히 맞춰야 하는 등 프로세스도 복잡하다"면서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과 차별적으로 추진된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