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옥 컴퓨팅부장
원숭이 마을에 신발장수가 찾아왔다. 수레에는 형형색색의 예쁜 꽃신이 가득했다. 호기심 많은 원숭이는 여러 가지 모양의 꽃신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신이 난 신발장수는 목소리를 높여 꽃신을 자랑했지만, 원숭이들은 꽃신을 이리저리 살펴보기만 할 뿐 도통 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신발을 신어보기는커녕 구경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신발장수는 꽃신을 탐내는 원숭이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신발을 내주었다. 그냥 가져가라는 말에 원숭이들은 기뻐하며 모두 꽃신을 하나씩 받아들었다. 몇 달 뒤 신발장수가 다시 원숭이 마을에 오자 원숭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기며 신발장수를 맞았다. 호기심에 꽃신을 신어본 원숭이들은 이제 발이 아파 신발을 신지 않고서는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신발장수는 빙그레 웃으며 값을 후하게 쳐주지 않으면 신발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은 그제야 후회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은 결국 새 꽃신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늘부터 윈도 비스타를 공식 판매한다. 하지만, 강화된 보안기능 때문에 일부 이용자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한다. 정부와 관련 기업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전자정부 서비스를 비롯해 몇몇 은행과 인터넷 쇼핑몰 등의 이용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정보통신부는 아예 당분간 윈도비스타 구매를 미뤄줄 것을 권유했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게 된 일차 책임은 제품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에 있다고 하겠다. 충돌의 원인인 액티브X와 윈도비스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작품이고 충돌 가능성도 이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충돌로 인한 서비스 제약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심각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할 점이다. 우리의 인터넷 서비스는 액티브X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있다. 은행의 인터넷 뱅킹은 물론 각종 게임과 홈쇼핑, 심지어 전자정부 서비스까지 보안에 취약한 액티브X를 기반으로 구현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브X의 보안 문제점을 자인하고 이를 차단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액티브X 기반 사이트의 수는 줄기는커녕 더 늘었다.
꽃신이 예쁘다는 이유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혹해서 신발을 신었다가 결국 그 신발의 노예가 된 원숭이들처럼 그동안 우리는 너무 쉽게, 하던 대로만 해 왔던 것이다. 꽃신이 없으면 제대로 걸을 수도 없게 된 원숭이들이 비싼 꽃신 값을 치를 수밖에 없듯이 우리도 쉬운 것만 쫓다가는 필요한 때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사이트를 웹 표준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개선, 다양한 컴퓨팅 환경의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액티브X에 기반을 둔 공인인증이나 각종서비스를 웹표준을 기반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취약한 보안 때문에 온 나라가 법석을 떨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공개소프트웨어 활성화나 다양한 기술개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웹 표준을 준수하자는 것은 꽃신을 신지 말자는 게 아니다. 꽃신을 신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지키자는 것이다. 비가 오면 발이 젖지 않게 신발을 신고, 잔칫날 예쁜 꽃신을 신고 멋을 부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맨발로 재빨리 나무에 오르고 거친 자갈밭을 빨리 달리는 법을 잊지 않아야 원숭이 마을은 번창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팅 환경에서 당장 쓰기에 편하지만 얼마 안 가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꽃신은 더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원숭이 마을에 신발장수가 찾아왔다. 수레에는 형형색색의 예쁜 꽃신이 가득했다. 호기심 많은 원숭이는 여러 가지 모양의 꽃신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신이 난 신발장수는 목소리를 높여 꽃신을 자랑했지만, 원숭이들은 꽃신을 이리저리 살펴보기만 할 뿐 도통 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신발을 신어보기는커녕 구경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신발장수는 꽃신을 탐내는 원숭이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신발을 내주었다. 그냥 가져가라는 말에 원숭이들은 기뻐하며 모두 꽃신을 하나씩 받아들었다. 몇 달 뒤 신발장수가 다시 원숭이 마을에 오자 원숭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기며 신발장수를 맞았다. 호기심에 꽃신을 신어본 원숭이들은 이제 발이 아파 신발을 신지 않고서는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신발장수는 빙그레 웃으며 값을 후하게 쳐주지 않으면 신발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은 그제야 후회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은 결국 새 꽃신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늘부터 윈도 비스타를 공식 판매한다. 하지만, 강화된 보안기능 때문에 일부 이용자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한다. 정부와 관련 기업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전자정부 서비스를 비롯해 몇몇 은행과 인터넷 쇼핑몰 등의 이용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정보통신부는 아예 당분간 윈도비스타 구매를 미뤄줄 것을 권유했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게 된 일차 책임은 제품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에 있다고 하겠다. 충돌의 원인인 액티브X와 윈도비스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작품이고 충돌 가능성도 이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충돌로 인한 서비스 제약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심각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할 점이다. 우리의 인터넷 서비스는 액티브X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있다. 은행의 인터넷 뱅킹은 물론 각종 게임과 홈쇼핑, 심지어 전자정부 서비스까지 보안에 취약한 액티브X를 기반으로 구현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브X의 보안 문제점을 자인하고 이를 차단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고 있음에도, 액티브X 기반 사이트의 수는 줄기는커녕 더 늘었다.
꽃신이 예쁘다는 이유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혹해서 신발을 신었다가 결국 그 신발의 노예가 된 원숭이들처럼 그동안 우리는 너무 쉽게, 하던 대로만 해 왔던 것이다. 꽃신이 없으면 제대로 걸을 수도 없게 된 원숭이들이 비싼 꽃신 값을 치를 수밖에 없듯이 우리도 쉬운 것만 쫓다가는 필요한 때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사이트를 웹 표준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개선, 다양한 컴퓨팅 환경의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액티브X에 기반을 둔 공인인증이나 각종서비스를 웹표준을 기반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취약한 보안 때문에 온 나라가 법석을 떨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공개소프트웨어 활성화나 다양한 기술개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웹 표준을 준수하자는 것은 꽃신을 신지 말자는 게 아니다. 꽃신을 신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지키자는 것이다. 비가 오면 발이 젖지 않게 신발을 신고, 잔칫날 예쁜 꽃신을 신고 멋을 부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맨발로 재빨리 나무에 오르고 거친 자갈밭을 빨리 달리는 법을 잊지 않아야 원숭이 마을은 번창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팅 환경에서 당장 쓰기에 편하지만 얼마 안 가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꽃신은 더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