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5%이상 주주 전무…'구심점' 한계
'외풍에 흔들' 사외이사제도 보완 급선무
■ KT 3.0 시대 연다
[중] 지배구조 개편2- 이사회경영 개선이 신뢰회복 단초
윤정로 KAIST 교수, 김도환 세종대 교수, 김건식 서울대 교수, 오규택 중앙대 교수, 윤종규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이창엽 한국코카콜라 사장, 고정석 일신창업투자 사장.
이들 일곱명은 남중수 전 KT사장의 구속이후 신임사장 후보 추천을 위해 지난 10월 구성된 KT 사장추천위원들이다. 이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관 제25조 변경`을 전제로, 우여곡절 끝에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사장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김건식 이사는 중도 하차하고, 윤정로 이사 등 5명도 이석채 후보 단독 추천이후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사추위의 독립성과 신뢰성이 손상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사추위는 공식적으론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공기업 KT가 민영화 이후 자랑처럼 내세웠던 사외이사제도에 왜 이런 얼룩이 남게 된 것일까.
KT의 한 관계자는 "결국 무늬는 민영기업, 속은 공기업인 KT의 태생적 한계에서 기인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KT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소액주주의 비율이 53.25%에 달한다. 투자를 목적으로 한 외국계 지분(브랜디스 5.79%, NWQ 5.76%, 템플턴 5.3%)도 16.85%에 이른다. 이를 제외하고는 지분 5% 이상의 주주가 없다. 의지를 가지고 무언가를 밀어붙일 `주인'이 없다는 얘기다. 이런 구조는 KT가 지난 2002년 정부의 지분 매각을 통해 민영화되면서 생겨났다.
KT는 이런 힘의 공백을 이사회 중심의 경영, 특히 사외이사의 비중을 높이는 형태로 메워간다는 생각으로 이사회를 앞세웠다. 이런 형태는 상당히 선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로 평가받으면서, 한때 민영 KT를 대표하는 특징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주인 없는 기업 KT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의 한계와 부작용이 드러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신임사장 선출 때 마다 끊이지 않은 잡음은 이를 방증한다. 이번 KT 신임사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이런 잡음은 어김없이 재현됐다.
KT의 한 임원은 "겉으로는 민영기업을 외치고 있지만, 사장 선임 때만 되면 이른바 외풍을 막아줄 거물급 인사의 선임을 바라는 이율배반적인 정서가 KT 내부에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KT의 선진경영의 표본으로 불렸던 이사회 중심 경영의 문제점도 이번에 드러났다. 관련해 이석채 후보를 단독으로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남 사장의 비위를 막지 못한 도의적 책임과 함께 후임 KT 사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살만한 절차상의 실수를 범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외이사는 상임이사 1명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뽑고, 주총에서 선임하는 구조다. KT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영진이 노(NO)라고 하는 인물이 대거 사외이사에 올 수 없는 구조이고, 무엇보다도 경영진(상임이사)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외형적으로는 독립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영진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정권의 의중을,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의중을 반영해야하는 구조란 지적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통해 드러난 KT의 문제는 지배구조란 형식과 이를 운용하는 내용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형식과 내용을 새롭게 개선해야 하지만, 이에 앞서 문제의 출발점이 된 민영 KT 7년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KT 안팎의 중론이다.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강화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와 일각에서 주장하는 황금주(Golden Share) 등을 통한 KT의 재 공기업화 등은 민영화를 재평가한 후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먼 미래에 우리 통신산업사를 써 내려갈 누군가가 `2008년 민영화된 공기업 KT'에서 벌어진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기록할지 KT는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외풍에 흔들' 사외이사제도 보완 급선무
■ KT 3.0 시대 연다
[중] 지배구조 개편2- 이사회경영 개선이 신뢰회복 단초
윤정로 KAIST 교수, 김도환 세종대 교수, 김건식 서울대 교수, 오규택 중앙대 교수, 윤종규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이창엽 한국코카콜라 사장, 고정석 일신창업투자 사장.
이들 일곱명은 남중수 전 KT사장의 구속이후 신임사장 후보 추천을 위해 지난 10월 구성된 KT 사장추천위원들이다. 이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관 제25조 변경`을 전제로, 우여곡절 끝에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사장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김건식 이사는 중도 하차하고, 윤정로 이사 등 5명도 이석채 후보 단독 추천이후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사추위의 독립성과 신뢰성이 손상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사추위는 공식적으론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공기업 KT가 민영화 이후 자랑처럼 내세웠던 사외이사제도에 왜 이런 얼룩이 남게 된 것일까.
KT의 한 관계자는 "결국 무늬는 민영기업, 속은 공기업인 KT의 태생적 한계에서 기인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KT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소액주주의 비율이 53.25%에 달한다. 투자를 목적으로 한 외국계 지분(브랜디스 5.79%, NWQ 5.76%, 템플턴 5.3%)도 16.85%에 이른다. 이를 제외하고는 지분 5% 이상의 주주가 없다. 의지를 가지고 무언가를 밀어붙일 `주인'이 없다는 얘기다. 이런 구조는 KT가 지난 2002년 정부의 지분 매각을 통해 민영화되면서 생겨났다.
KT는 이런 힘의 공백을 이사회 중심의 경영, 특히 사외이사의 비중을 높이는 형태로 메워간다는 생각으로 이사회를 앞세웠다. 이런 형태는 상당히 선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로 평가받으면서, 한때 민영 KT를 대표하는 특징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주인 없는 기업 KT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의 한계와 부작용이 드러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신임사장 선출 때 마다 끊이지 않은 잡음은 이를 방증한다. 이번 KT 신임사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이런 잡음은 어김없이 재현됐다.
KT의 한 임원은 "겉으로는 민영기업을 외치고 있지만, 사장 선임 때만 되면 이른바 외풍을 막아줄 거물급 인사의 선임을 바라는 이율배반적인 정서가 KT 내부에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KT의 선진경영의 표본으로 불렸던 이사회 중심 경영의 문제점도 이번에 드러났다. 관련해 이석채 후보를 단독으로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남 사장의 비위를 막지 못한 도의적 책임과 함께 후임 KT 사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살만한 절차상의 실수를 범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외이사는 상임이사 1명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뽑고, 주총에서 선임하는 구조다. KT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영진이 노(NO)라고 하는 인물이 대거 사외이사에 올 수 없는 구조이고, 무엇보다도 경영진(상임이사)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외형적으로는 독립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영진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정권의 의중을,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의중을 반영해야하는 구조란 지적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통해 드러난 KT의 문제는 지배구조란 형식과 이를 운용하는 내용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형식과 내용을 새롭게 개선해야 하지만, 이에 앞서 문제의 출발점이 된 민영 KT 7년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KT 안팎의 중론이다.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강화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와 일각에서 주장하는 황금주(Golden Share) 등을 통한 KT의 재 공기업화 등은 민영화를 재평가한 후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먼 미래에 우리 통신산업사를 써 내려갈 누군가가 `2008년 민영화된 공기업 KT'에서 벌어진 일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기록할지 KT는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