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초기 성적은 '초라'… 채널수ㆍ커버리지 등 아직은 부족
인프라 투자ㆍ풍부한 콘텐츠 확보해야 기존매체와 차별화 가능
■ 2009 방통콘 핫이슈-IPTV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서비스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달이 지났다. KT는 지난 해 11월 17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5개 홈쇼핑 등을 포함한 `메가TV'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LG데이콤이 올해 1월1일부터 마이LGtv, SK브로드밴드가 1월 12일부터 `브로드앤TV' 서비스를 각각 시작했다. 이로써 IPTV 3사가 모두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다.
IPTV 상용 서비스 한 달이 지나면서 이에 대한 평가와 분석, 전망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부분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IPTV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조급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IPTV 3사의 전략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전략은 각 사업자가 처한 위치에 따라 제각각이다. 이를 두고 옳다 그르다 평가하는 것도 성급한 측면이 많다.
IPTV 상용 서비스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잘 정착시킬 것인가다.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은 것이다. 또, IPTV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 방송통신 융합 생태계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IPTV 평가? "조금 더 지켜봐야"=IPTV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 견해를 가진 이들이 공통으로 인용하는 수치가 있다. IPTV가 오는 2012년까지 2조9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만3000명의 고용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정부 전망치다.
이에 비추어 볼 때 IPTV 성적표는 아직 초라하다. 1월말 현재 IPTV 가입자는 약 168만명(KT 77만, SK브로드밴드 78만, LG데이콤 8만)이다. 이 중 실시간 방송 가입자는 10만명(KT 8만5000, SK브로드밴드 2000, LG데이콤 1만2000)에 머물러 있다. 2월에도 IPTV 가입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IPTV가 과연 차세대 성장 동력이 맞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하지만 지금 방송통신융합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상용 서비스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많다.
이미 케이블TV 가입자가 1500만에 육박하고 있으며 위성방송 가입자도 200만을 넘었다. 국내 세대수가 1800만이라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유료방송에 가입해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IPTV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소비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가입할 것으로 기대했다면 오산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IPTV 3사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다. 실시간 방송 채널 수의 경우 KT는 42개, LG데이콤 41개, SK브로드밴드 23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커버리지도 아직 서울과 수도권 위주다. 아직 `온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KT등 IPTV 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지 않고 있다. 이 상태에서 가입자 몰이에 나서봤자 오히려 불안한 서비스로 IPTV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IPTV 3사는 어느 정도 콘텐츠 수급을 마무리하고 안정화 시기를 거친 후에야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시기는 3~4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IPTV에 대한 평가는 갓 태어난 아기가 걸음마를 떼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IPTV 상용 서비스가 국내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으며 여러 분야에서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IPTV로 인해 방송통신 융합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이다. 또한, IPTV는 전체 유료 방송 시장의 자극제가 되면서 건전한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IPTV 3사 전략, 모두 달라=IPTV가 출범하면서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의 전략도 점차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IPTV 시장에 대한 상황 판단도 제각각이다.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하나TV(현 브로드앤TV)'를 통해 IPTV 시장을 개척했던 SK브로드밴드는 이제 한발 물러선 듯한 느낌인 반면 LG데이콤이 후발 주자로서 최근 IPTV에 대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데이콤은 SK브로드밴드보다 앞서 지난 2월 25일 지상파 방송의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채널 수급수도 SK브로드밴드보다 앞서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SK브로드밴드가 IPTV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바라보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에 인수된 이후 IPTV보다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IPTV 사업자 선정 당시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2009년 투자액은 4200억원으로 이중 망고도화를 제외한 콘텐츠, 단말기 등 순수 IPTV 투자액은 1500억원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IPTV 사업에 지난해까지 총 1조6400억원을 투입한 KT는 올해에도 콘텐츠, 플랫폼, 단말기 등 IPTV사업에만 3600억원(망고도화 투자액 제외)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의 2400억원보다 1200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최근 IPTV에 대한 불투명한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KT는 컨버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PTV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KT는 올해 IPTV 시장이 활성화되면 전체 가입자가 3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이중 자사가 160만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절반을 KT가 점유하고 있듯이 IPTV 시장에서도 절반은 가져가겠다는 목표다.
◇IPTV 인프라ㆍ콘텐츠 확보 필요=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IPTV 가입자 전망치를 200만명으로 제시했다.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자신감과 함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IPTV 사업자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 사업자 관계자는 "IPTV에 대한 정부와 주위의 기대와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IPTV에 대한 전망과 기대는 지나치리만큼 낙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IPTV에 대해 제기되는 우려 역시 높은 기대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불 수 있다.
하지만 IPTV와 경쟁 매체라고 할 수 있는 케이블은 14년, 위성방송은 9년간의 서비스를 통해 기술적인 안정성을 확보했고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줬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IPTV도 이와 같은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은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통신 기업들이지만 방송의 성격을 갖고 있는 IPTV는 좀 다르기 때문이다.
IPTV가 기존 매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초 체력을 키울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IPTV에게 지금 필요한 건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콘텐츠에 대한 노하우다. IPTV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커버리지 확대와 안정적인 망 운영이 필수적이다.
실시간 IPTV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가입자단에서 최소 15Mbps 급 이상, 일반 상품군에서는 50Mbps급을 지원해야 하지만 이같은 속도는 일부 제한된 가입자에만 가능한 상태다. 전체 1200만 가입자 중 실시간 IPTV를 제공받을 수 있는 비율은 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케이블, 위성방송과 차별화된 콘텐츠도 필요하다. 현재 IPTV의 장점은 지상파방송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풍부한 VO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정도다. 현재 1만원 안팎의 요금은 소비자들에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IPTV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 케이블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다양한 채널과 함께 각종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IPTV 사업자가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하며 콘텐츠 생산 기업과의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PTV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같은 사업자들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신민수 교수는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IPTV서비스 요금을 신고제로 전환해 요금 자율성을 확보하고 △신개념 광고 모델 도입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고△금지 행위 규제를 완화해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콘텐츠 동등 접근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IPTV를 계기로 방송통신 융합을 위한 법제도적인 틀을 종합적으로 정립하고 방송과 통신을 통합하는 법 제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특정 분야에 대한 산업 지원이 아닌 IT와 융합산업, 플랫폼부터 단말까지 균형 성장 등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투자ㆍ풍부한 콘텐츠 확보해야 기존매체와 차별화 가능
■ 2009 방통콘 핫이슈-IPTV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서비스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달이 지났다. KT는 지난 해 11월 17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5개 홈쇼핑 등을 포함한 `메가TV'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LG데이콤이 올해 1월1일부터 마이LGtv, SK브로드밴드가 1월 12일부터 `브로드앤TV' 서비스를 각각 시작했다. 이로써 IPTV 3사가 모두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다.
IPTV 상용 서비스 한 달이 지나면서 이에 대한 평가와 분석, 전망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부분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IPTV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조급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IPTV 3사의 전략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전략은 각 사업자가 처한 위치에 따라 제각각이다. 이를 두고 옳다 그르다 평가하는 것도 성급한 측면이 많다.
IPTV 상용 서비스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잘 정착시킬 것인가다.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은 것이다. 또, IPTV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 방송통신 융합 생태계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IPTV 평가? "조금 더 지켜봐야"=IPTV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 견해를 가진 이들이 공통으로 인용하는 수치가 있다. IPTV가 오는 2012년까지 2조9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만3000명의 고용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정부 전망치다.
이에 비추어 볼 때 IPTV 성적표는 아직 초라하다. 1월말 현재 IPTV 가입자는 약 168만명(KT 77만, SK브로드밴드 78만, LG데이콤 8만)이다. 이 중 실시간 방송 가입자는 10만명(KT 8만5000, SK브로드밴드 2000, LG데이콤 1만2000)에 머물러 있다. 2월에도 IPTV 가입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IPTV가 과연 차세대 성장 동력이 맞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하지만 지금 방송통신융합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상용 서비스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많다.
이미 케이블TV 가입자가 1500만에 육박하고 있으며 위성방송 가입자도 200만을 넘었다. 국내 세대수가 1800만이라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유료방송에 가입해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IPTV가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소비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가입할 것으로 기대했다면 오산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IPTV 3사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다. 실시간 방송 채널 수의 경우 KT는 42개, LG데이콤 41개, SK브로드밴드 23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커버리지도 아직 서울과 수도권 위주다. 아직 `온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KT등 IPTV 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지 않고 있다. 이 상태에서 가입자 몰이에 나서봤자 오히려 불안한 서비스로 IPTV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IPTV 3사는 어느 정도 콘텐츠 수급을 마무리하고 안정화 시기를 거친 후에야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시기는 3~4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IPTV에 대한 평가는 갓 태어난 아기가 걸음마를 떼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IPTV 상용 서비스가 국내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으며 여러 분야에서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IPTV로 인해 방송통신 융합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이다. 또한, IPTV는 전체 유료 방송 시장의 자극제가 되면서 건전한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IPTV 3사 전략, 모두 달라=IPTV가 출범하면서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의 전략도 점차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IPTV 시장에 대한 상황 판단도 제각각이다.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하나TV(현 브로드앤TV)'를 통해 IPTV 시장을 개척했던 SK브로드밴드는 이제 한발 물러선 듯한 느낌인 반면 LG데이콤이 후발 주자로서 최근 IPTV에 대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데이콤은 SK브로드밴드보다 앞서 지난 2월 25일 지상파 방송의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채널 수급수도 SK브로드밴드보다 앞서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SK브로드밴드가 IPTV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바라보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에 인수된 이후 IPTV보다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IPTV 사업자 선정 당시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2009년 투자액은 4200억원으로 이중 망고도화를 제외한 콘텐츠, 단말기 등 순수 IPTV 투자액은 1500억원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IPTV 사업에 지난해까지 총 1조6400억원을 투입한 KT는 올해에도 콘텐츠, 플랫폼, 단말기 등 IPTV사업에만 3600억원(망고도화 투자액 제외)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의 2400억원보다 1200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최근 IPTV에 대한 불투명한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KT는 컨버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PTV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KT는 올해 IPTV 시장이 활성화되면 전체 가입자가 3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이중 자사가 160만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절반을 KT가 점유하고 있듯이 IPTV 시장에서도 절반은 가져가겠다는 목표다.
◇IPTV 인프라ㆍ콘텐츠 확보 필요=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IPTV 가입자 전망치를 200만명으로 제시했다.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자신감과 함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IPTV 사업자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 사업자 관계자는 "IPTV에 대한 정부와 주위의 기대와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IPTV에 대한 전망과 기대는 지나치리만큼 낙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IPTV에 대해 제기되는 우려 역시 높은 기대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불 수 있다.
하지만 IPTV와 경쟁 매체라고 할 수 있는 케이블은 14년, 위성방송은 9년간의 서비스를 통해 기술적인 안정성을 확보했고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줬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IPTV도 이와 같은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은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통신 기업들이지만 방송의 성격을 갖고 있는 IPTV는 좀 다르기 때문이다.
IPTV가 기존 매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초 체력을 키울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IPTV에게 지금 필요한 건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콘텐츠에 대한 노하우다. IPTV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커버리지 확대와 안정적인 망 운영이 필수적이다.
실시간 IPTV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가입자단에서 최소 15Mbps 급 이상, 일반 상품군에서는 50Mbps급을 지원해야 하지만 이같은 속도는 일부 제한된 가입자에만 가능한 상태다. 전체 1200만 가입자 중 실시간 IPTV를 제공받을 수 있는 비율은 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케이블, 위성방송과 차별화된 콘텐츠도 필요하다. 현재 IPTV의 장점은 지상파방송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풍부한 VO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정도다. 현재 1만원 안팎의 요금은 소비자들에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IPTV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 케이블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다양한 채널과 함께 각종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IPTV 사업자가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하며 콘텐츠 생산 기업과의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IPTV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같은 사업자들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신민수 교수는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IPTV서비스 요금을 신고제로 전환해 요금 자율성을 확보하고 △신개념 광고 모델 도입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고△금지 행위 규제를 완화해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콘텐츠 동등 접근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IPTV를 계기로 방송통신 융합을 위한 법제도적인 틀을 종합적으로 정립하고 방송과 통신을 통합하는 법 제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특정 분야에 대한 산업 지원이 아닌 IT와 융합산업, 플랫폼부터 단말까지 균형 성장 등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