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교수
신도 침몰시킬 수 없을 것이라던 여객선 타이타닉이 처녀출항 도중 엄청난 인명피해를 남긴 채 대서양에 가라앉았다. 1912년의 일이므로 어느덧 100년째 되는 해가 코앞에 다가왔다.
처녀출항에서 비운을 맞은 배는 타이타닉 말고도 많다. 1853년 테일러(Tayleur)호도 그랬다. 그런데 두 배는 모두 화이트 스타 라이너스 소속이었으며 각기 당시 가장 큰 배로 알려졌고 불충분한 장비 및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 부족 때문에 엄청난 인명손실을 초래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테일러는 `최초의 타이타닉'이라고도 불린다.
테일러는 호주를 향해 출항했다. 그런데 승무원 71명 가운데 37명만 제대로 훈련을 받은 선원이었고 그나마 10명은 영어로 말할 줄 몰랐다. 이 배의 나침반은 철제 선체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승무원들은 남쪽으로 항해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막상 배는 서쪽으로 가고 있었다. 필수장비인 밧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돛을 제어하기조차 어려웠다.암초를 발견하자마자 닻을 내렸음에도 램베이 섬에 좌초하고 말았다. 아일랜드에 있는 이 섬의 이름은 `난파사고가 많이 일어난 곳'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사고로 650여 명의 승선자 가운데 290명만 목숨을 건졌다.
타이타닉은 출항할 때 열쇠 인계 실패로 항해 도중 쌍안경을 꺼내지 못해 육안으로만 관측해야 했다. 빙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무선으로 여러 번 받았지만 타이타닉의 통신사는 승객의 발신 업무만으로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바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실수를 저질렀다.
타이타닉은 빙산을 들이받은 지 두 시간 반 정도 지난 후 침몰했다. 이 사고로 1500명 이상 목숨을 잃어 당시 세계 최대의 해난사고로 불렸다. 구명보트 부족은 사망자 수를 증가시키는데 일조했다.
이 사고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구명보트 정원은 총 승선인원에 맞게 구비하도록 했고 선박의 무선통신설비 강화도 의무화했다.
당시 최신 과학기술로 만든 타이타닉의 침몰 참사는 산업혁명의 성과에 들떠있던 서방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래서 기술과 크기를 맹신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타이타닉 신드롬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한국이 정보통신 분야에서 이룬 성과는 놀랍지만 여전히 선도하고 보완해야 할 영역이 많다. 삼성과 LG가 선전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기초체력이 튼튼해서 앞으로도 계속 잘 해나갈 것이라 믿으면 오산이다.
2009년 7월 7일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공격이 발생했다. 주요 사이트를 공격해 무력화시킨 이번 사태는 다시 타이타닉 신드롬을 생각하게 한다. 자칭 정보통신 일류국가에서 일어난 테러치고는 대처 방식이 즉흥적이고 우왕좌왕한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치밀하게 준비해서 동시다발적으로 감행하는 악의적 공격을 사전에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신속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자면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은 보안에 투자하는 예산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이런 피해가 발생해야 그나마 반짝 예산이라도 배정된다며 자조할 정도이다.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도 이런 사태를 신속히 처리하기에는 숙련된 인력이 태부족하다.
그런데도 이런 기관이 있으니 사이버테러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타이타닉 신드롬이다. 정보보호는 국방이나 금융은 물론이고 사회 각 분야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래서 10만 사이버요원 양병설 등이 제기되기도 한다.
원래 인터넷은 보안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약점이 많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더 나은 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하기 어려워 그냥 쓰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는 날로 더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타이타닉이 큰 배였던 것은 분명하나 더 큰 빙산도 많다는 것을 간과했다. 인터넷에는 늘 예상하지 못한 큰 위협이 상존하고 있고 지능적인 해커는 늘고 있다.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효율적인 통합대처능력을 길러야 하고 이를 위해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사태가 이 정도로 진정된 데 대해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이번에 얻은 교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처녀출항에서 비운을 맞은 배는 타이타닉 말고도 많다. 1853년 테일러(Tayleur)호도 그랬다. 그런데 두 배는 모두 화이트 스타 라이너스 소속이었으며 각기 당시 가장 큰 배로 알려졌고 불충분한 장비 및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 부족 때문에 엄청난 인명손실을 초래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테일러는 `최초의 타이타닉'이라고도 불린다.
테일러는 호주를 향해 출항했다. 그런데 승무원 71명 가운데 37명만 제대로 훈련을 받은 선원이었고 그나마 10명은 영어로 말할 줄 몰랐다. 이 배의 나침반은 철제 선체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승무원들은 남쪽으로 항해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막상 배는 서쪽으로 가고 있었다. 필수장비인 밧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돛을 제어하기조차 어려웠다.암초를 발견하자마자 닻을 내렸음에도 램베이 섬에 좌초하고 말았다. 아일랜드에 있는 이 섬의 이름은 `난파사고가 많이 일어난 곳'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사고로 650여 명의 승선자 가운데 290명만 목숨을 건졌다.
타이타닉은 출항할 때 열쇠 인계 실패로 항해 도중 쌍안경을 꺼내지 못해 육안으로만 관측해야 했다. 빙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무선으로 여러 번 받았지만 타이타닉의 통신사는 승객의 발신 업무만으로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바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실수를 저질렀다.
타이타닉은 빙산을 들이받은 지 두 시간 반 정도 지난 후 침몰했다. 이 사고로 1500명 이상 목숨을 잃어 당시 세계 최대의 해난사고로 불렸다. 구명보트 부족은 사망자 수를 증가시키는데 일조했다.
이 사고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구명보트 정원은 총 승선인원에 맞게 구비하도록 했고 선박의 무선통신설비 강화도 의무화했다.
당시 최신 과학기술로 만든 타이타닉의 침몰 참사는 산업혁명의 성과에 들떠있던 서방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래서 기술과 크기를 맹신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타이타닉 신드롬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한국이 정보통신 분야에서 이룬 성과는 놀랍지만 여전히 선도하고 보완해야 할 영역이 많다. 삼성과 LG가 선전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기초체력이 튼튼해서 앞으로도 계속 잘 해나갈 것이라 믿으면 오산이다.
2009년 7월 7일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공격이 발생했다. 주요 사이트를 공격해 무력화시킨 이번 사태는 다시 타이타닉 신드롬을 생각하게 한다. 자칭 정보통신 일류국가에서 일어난 테러치고는 대처 방식이 즉흥적이고 우왕좌왕한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치밀하게 준비해서 동시다발적으로 감행하는 악의적 공격을 사전에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신속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자면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은 보안에 투자하는 예산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이런 피해가 발생해야 그나마 반짝 예산이라도 배정된다며 자조할 정도이다.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도 이런 사태를 신속히 처리하기에는 숙련된 인력이 태부족하다.
그런데도 이런 기관이 있으니 사이버테러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타이타닉 신드롬이다. 정보보호는 국방이나 금융은 물론이고 사회 각 분야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래서 10만 사이버요원 양병설 등이 제기되기도 한다.
원래 인터넷은 보안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약점이 많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더 나은 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하기 어려워 그냥 쓰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는 날로 더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타이타닉이 큰 배였던 것은 분명하나 더 큰 빙산도 많다는 것을 간과했다. 인터넷에는 늘 예상하지 못한 큰 위협이 상존하고 있고 지능적인 해커는 늘고 있다.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효율적인 통합대처능력을 길러야 하고 이를 위해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사태가 이 정도로 진정된 데 대해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이번에 얻은 교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