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업무처리…'직업+일상생활' 동시에
인터넷전화 등 IT기술 진보따라 도입 가속도
생산성 향상효과…글로벌 원격근무도 현실화
인터넷전화 등 IT기술 진보따라 도입 가속도
생산성 향상효과…글로벌 원격근무도 현실화
사무실 출근이나 출퇴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한다? 창업한 자영업자이나 기업 오너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미국내에서만 3900만명의 직장인이 이렇게 일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통해서입니다. 처음엔 대면 통제 없는 업무 방식에 막연한 우려도 있었지만 이들의 생산성은 오히려 높고 우수 인재들이 이들 기업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원격근무(teleworking)'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원격근무란 `멀리서(tele) 일한다(work)'는 뜻입니다. 지난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미래연구센터의 잭 나일즈가 처음 사용한 이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새로운 미래 노동방식으로 `전자주택(electronic cottage)'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원격근무와 재택근무를 동일한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원격근무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IT 기술을 이용해 집이나 원격근무센터와 같이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방식 전체를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 근무장소를 기준으로 재택근무, 원격근무센터, 이동원격근무 등으로 구분합니다.
◇기술진보와 노동환경 변화=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2016년까지 재택근무자가 현재의 두배 수준인 6300만명까지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원격근무를 확대하고 있는데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비롯해 유명 기업들의 대규모 원격근무 도입사례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80년 후반부터 도입된 이후 2005년 기준 IT 기업의 4.1%가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격근무가 이처럼 확산되는 배경에는 기업 운영에 실제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결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1인당 1년에 2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이런 생산성 저하를 막는 것은 물론 교통정체로 소모되는 시간을 줄여 기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스나 신종인플루엔자 확산과 같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도 재택근무는 기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비용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재택근무자 만큼 사무실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 임대료와 관리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썬의 경우 2007년 한해에만 6800만 달러의 관리비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원격근무를 가능케 하는 것은 IT 기술입니다. 인터넷전화, 휴대인터넷 등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제품과 기술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고 데스크톱 가상화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보급되면서 굳이 사무실이 아니어도 원격접속을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노동환경의 변화도 원격근무에 눈을 돌리는 이유로 지목됩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여성, 노인, 장애인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사회활동이 적었던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가 적극 장려되고 있고 일부 기업들은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원격근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BT, 1조원 이상 절감=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대표적인 원격근무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BT는 1993년 `BT 워크스타일'이라는 원격근무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업무 공유(Job Sharing), 재택근무(Home working), 집-사무실 병행근무(Occasional Home Working), 탄력근무(Flextime)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허용하는 것으로, 임직원 9만2000명중 87%가 참여해 이 가운데 1만4000명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면적을 줄여 7억2500만 유로를 절감했고 영국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5만4000톤 줄일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 내근자 대비 업무 생산성이 20~60%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출산 후 휴가 복귀율도 업계 평균 대비 두배 수준인 99%에 달했습니다.
BT의 성공에는 원격근무에 필수적인 원격/재택근무 시스템인 `모바일익스프레스(MobileXpress)'가 있습니다. 고속 광대역, 모바일, 무선접속 등 어떤 네트워크 환경에서든 단일 ID와 패스워드를 이용해 접속할 수 있고 관리자는 해당 서비스에 제공되는 관리용 툴킷을 이용해 세션 추적, 권한 제어 등 사무실 이외의 환경에 있는 근무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BT는 이러한 운영노하우와 성과를 바탕으로 자사의 성공사례를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해 사무환경 변화를 시도하는 공공, 민간 분야에게 토탈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원격근무는 지리적인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 시스템 분석가 등 초국가적 글로벌 원격근무가 가장 먼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곧 노사관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고 특히 그동안 경제활동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노인, 장애인 등이 IT 기술을 이용해 경제 일선에 더 많이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격근무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무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묶이는 않는 근무형태를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라는 개념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직장생활 뿐만 아니라 가정생활, 사회생활을 동시에 잘할 수 있는 여건을 지원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원격근무는 그 핵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원격근무는 `경제 성장'어젠더가 지배하던 70~80년대를 지나 직업과 일상생활간 새로운 역할관계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이 되고 있습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자료제공=KT경제경영연구소
원격근무란 `멀리서(tele) 일한다(work)'는 뜻입니다. 지난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미래연구센터의 잭 나일즈가 처음 사용한 이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새로운 미래 노동방식으로 `전자주택(electronic cottage)'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원격근무와 재택근무를 동일한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원격근무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IT 기술을 이용해 집이나 원격근무센터와 같이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방식 전체를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 근무장소를 기준으로 재택근무, 원격근무센터, 이동원격근무 등으로 구분합니다.
◇기술진보와 노동환경 변화=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2016년까지 재택근무자가 현재의 두배 수준인 6300만명까지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원격근무를 확대하고 있는데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비롯해 유명 기업들의 대규모 원격근무 도입사례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80년 후반부터 도입된 이후 2005년 기준 IT 기업의 4.1%가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격근무가 이처럼 확산되는 배경에는 기업 운영에 실제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결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1인당 1년에 2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이런 생산성 저하를 막는 것은 물론 교통정체로 소모되는 시간을 줄여 기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스나 신종인플루엔자 확산과 같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도 재택근무는 기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비용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재택근무자 만큼 사무실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 임대료와 관리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썬의 경우 2007년 한해에만 6800만 달러의 관리비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원격근무를 가능케 하는 것은 IT 기술입니다. 인터넷전화, 휴대인터넷 등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제품과 기술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고 데스크톱 가상화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보급되면서 굳이 사무실이 아니어도 원격접속을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노동환경의 변화도 원격근무에 눈을 돌리는 이유로 지목됩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여성, 노인, 장애인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사회활동이 적었던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가 적극 장려되고 있고 일부 기업들은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원격근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BT, 1조원 이상 절감=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대표적인 원격근무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BT는 1993년 `BT 워크스타일'이라는 원격근무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업무 공유(Job Sharing), 재택근무(Home working), 집-사무실 병행근무(Occasional Home Working), 탄력근무(Flextime)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허용하는 것으로, 임직원 9만2000명중 87%가 참여해 이 가운데 1만4000명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면적을 줄여 7억2500만 유로를 절감했고 영국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5만4000톤 줄일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 내근자 대비 업무 생산성이 20~60%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출산 후 휴가 복귀율도 업계 평균 대비 두배 수준인 99%에 달했습니다.
BT의 성공에는 원격근무에 필수적인 원격/재택근무 시스템인 `모바일익스프레스(MobileXpress)'가 있습니다. 고속 광대역, 모바일, 무선접속 등 어떤 네트워크 환경에서든 단일 ID와 패스워드를 이용해 접속할 수 있고 관리자는 해당 서비스에 제공되는 관리용 툴킷을 이용해 세션 추적, 권한 제어 등 사무실 이외의 환경에 있는 근무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BT는 이러한 운영노하우와 성과를 바탕으로 자사의 성공사례를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해 사무환경 변화를 시도하는 공공, 민간 분야에게 토탈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원격근무는 지리적인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 시스템 분석가 등 초국가적 글로벌 원격근무가 가장 먼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곧 노사관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고 특히 그동안 경제활동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노인, 장애인 등이 IT 기술을 이용해 경제 일선에 더 많이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격근무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무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묶이는 않는 근무형태를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라는 개념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직장생활 뿐만 아니라 가정생활, 사회생활을 동시에 잘할 수 있는 여건을 지원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원격근무는 그 핵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원격근무는 `경제 성장'어젠더가 지배하던 70~80년대를 지나 직업과 일상생활간 새로운 역할관계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이 되고 있습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자료제공=KT경제경영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