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업무범위ㆍ규모 제한 '매머드급 규제'
금융권 과도한 투자ㆍ시스템 리스크 방지
학계-업계 찬반논란 팽팽
지난달 2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금융규제 방안 마련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제한하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를 제한하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한 마디로 미국 금융산업을 뒤바꿀 매머드급 규제안 방안인 셈이죠.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방안의 확산 여부 등이 새로운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금융규제 방안은=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금융규제 방안을 볼커룰(Volcker Rule)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 등 폴 볼커 백안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의 제안이 대폭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의 과도한 위험 투자를 막고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며 납세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금융 규제방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금융 규제 방안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우선 은행의 업무범위(scope)와 규모(size)에 대한 규제 강화인데요. 업무범위는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가 헤지펀드, 사모펀드 및 고객이 아닌 자사 이익을 위한 자기매매 부문을 소유(own), 투자(invest), 지원(sponsor)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금융부문의 인수ㆍ합병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은행 인수ㆍ합병 승인시 기준을 현 예금 부문의 시장점유율 10%까지로 제한하는 것과 함께 금융회사의 여타 부채(liability) 부문 시장점유율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방안 마련의 배경은 은행 대형화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확대를 방지하고 은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하자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찬반 논란 가열= 미국의 금융규제 방안이 발표되자 학계는 대체로 찬성 입장을 표시하고 있는 반면 은행 관련 업계는 반대 입장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시스템 위험 축소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대형 은행의 축소를 유도해 시스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은행업계의 축소가 여타업계로 대체되면서 전체적인 시스템 리스크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 유동성 축소와 관련해서는 유동성 위험을 떠 안을 새로운 투자자, 기관들이 이러한 시장 유동성 공백을 채워주면서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은행의 자기매매,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에 대한 후퇴로 관련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 부족 및 반대거래의 부재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밖에 변동성 큰 사업의 축소를 통해 질적인 수익성 제고와 은행 자신만을 위한 고위험 투기의 분리 등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면 곧바로 은행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민간은행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과도하게 저해하며 은행업계 위축에 따른 전체 경제 부작용 등 반대 논리도 여전합니다.
◇확산 여부 촉각=미국 금융규제 방안이 다른 나라로 확산될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월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빠르게 옮겨 붙은 것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금융회사의 무분별한 외형 확장에 기인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이 자신들의 규제 방안을 토대로 국제적인 논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미 최근 영국이나 스위스 등이 미국 규제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국가는 물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원의 합의를 거치지 않는 한 섣불리 금융규제 강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정부는 물론 연구기관들이 한국의 금융산업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규모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해 미국의 금융규제 방안을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럽 및 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제한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송정훈기자 repor@
금융권 과도한 투자ㆍ시스템 리스크 방지
학계-업계 찬반논란 팽팽
지난달 2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금융규제 방안 마련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금융기관의 대형화를 제한하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를 제한하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한 마디로 미국 금융산업을 뒤바꿀 매머드급 규제안 방안인 셈이죠.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방안의 확산 여부 등이 새로운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금융규제 방안은=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금융규제 방안을 볼커룰(Volcker Rule)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 등 폴 볼커 백안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의 제안이 대폭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의 과도한 위험 투자를 막고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며 납세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금융 규제방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금융 규제 방안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우선 은행의 업무범위(scope)와 규모(size)에 대한 규제 강화인데요. 업무범위는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가 헤지펀드, 사모펀드 및 고객이 아닌 자사 이익을 위한 자기매매 부문을 소유(own), 투자(invest), 지원(sponsor)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금융부문의 인수ㆍ합병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은행 인수ㆍ합병 승인시 기준을 현 예금 부문의 시장점유율 10%까지로 제한하는 것과 함께 금융회사의 여타 부채(liability) 부문 시장점유율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방안 마련의 배경은 은행 대형화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확대를 방지하고 은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하자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찬반 논란 가열= 미국의 금융규제 방안이 발표되자 학계는 대체로 찬성 입장을 표시하고 있는 반면 은행 관련 업계는 반대 입장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시스템 위험 축소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대형 은행의 축소를 유도해 시스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은행업계의 축소가 여타업계로 대체되면서 전체적인 시스템 리스크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 유동성 축소와 관련해서는 유동성 위험을 떠 안을 새로운 투자자, 기관들이 이러한 시장 유동성 공백을 채워주면서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은행의 자기매매,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에 대한 후퇴로 관련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 부족 및 반대거래의 부재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밖에 변동성 큰 사업의 축소를 통해 질적인 수익성 제고와 은행 자신만을 위한 고위험 투기의 분리 등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면 곧바로 은행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민간은행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과도하게 저해하며 은행업계 위축에 따른 전체 경제 부작용 등 반대 논리도 여전합니다.
◇확산 여부 촉각=미국 금융규제 방안이 다른 나라로 확산될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월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빠르게 옮겨 붙은 것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금융회사의 무분별한 외형 확장에 기인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이 자신들의 규제 방안을 토대로 국제적인 논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미 최근 영국이나 스위스 등이 미국 규제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국가는 물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원의 합의를 거치지 않는 한 섣불리 금융규제 강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정부는 물론 연구기관들이 한국의 금융산업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규모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해 미국의 금융규제 방안을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럽 및 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제한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송정훈기자 rep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