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교수
어렸을 때 딱지치기나 구슬치기를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꼬마들이 구슬이나 딱지를 사고 파는 것을 본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가치도 낮거니와 거래규모가 너무 적어 전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온라인으로 피자를 주문하면 대부분 30분 이내에 배달된다. 그런데 피자를 이메일에 첨부해서 보낼 수는 없다. 피자는 실물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전송할 수 있는 딱지나 구슬 같은 것이 거래된다. 소위 아이템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을 가상재화라고 부른다. 이 재화는 원래 심심파적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것을 현금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계층이 생겨났다. 그들은 그 일을 아예 직업으로 여긴다.
2009년 12월 24일 한국 대법원에서 주목할만한 판결이 나왔다. 온라인 게임 머니의 현금거래 및 환전행위를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리니지'의 게임머니인 `아덴'을 환전하는 중개인을 게임산업진흥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
대법원은 게임머니의 획득에 우연적인 요소보다 게이머의 노력이나 실력이 크게 반영되었기 때문에 온라인 도박의 판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본 것이다.
이미 세컨드라이프의 린든 달러는 실제 달러로 환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010년 4월 5일 1달러가 대략 223 린든 달러로 환전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이 들썩이던 때 세컨드라이프에서 영업하는 금융기관에서도 대규모 예금인출로 뱅크 런이 발생한 일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이런 일들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언제 그게 실제 태풍이 될 지 아직은 모른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다단계 사기사건이 세컨드라이프에서도 발생했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온라인 도박이 금지되자 긴코 파이낸셜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투자액 환수에 나섰고 이 회사의 파산으로 실제로 70만 달러가 날아갔다. 긴코 파이낸셜은 미리 투자된 돈의 이자를 나중에 투자된 돈으로 막는 전형적인 폰지(Ponzi) 수법을 썼다.
비록 가상경제의 규모가 실물경제와 비교해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해도 지금부터 조금씩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세계적 수준의 온라인 게임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서이다. 불법적으로 가상아이템을 확보하는 길을 막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가상아이템의 정상적인 거래를 지원해야 한다.둘째, 한국에서 만들어진 소셜 네트워크를 더 건전하게 키우기 위해서도 기반 정비가 필요하다. 싸이월드는 세컨드라이프보다 먼저 시작되었고 회원도 훨씬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다. 세컨드라이프처럼 가상경제가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정비해줄 필요가 있다. 셋째, 온라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탈세, 돈 세탁, 뇌물 등 불법적 거래를 예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가상경제행위에 대한 과세방법과 과세표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거래를 투명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한국도 가상경제의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졌다고 할 수 있다.국내 아이템 거래 규모는 1조 50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가상화폐를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영역으로 끌어들여 합법적인 가상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이 판결을 환영한다. 그러나 게임중독 및 불법거래와 탈세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피해를 미리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상세계는 생각보다 넓고 국경이 없다. 워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대규모 온라인 게임 가입자가 800만 이상이고 그 가운데 절반은 늘 온라인에 있다. 그들은 웬만한 작은 국가의 인구와 맞먹는다. 중국이나 루마니아에서는 골드파머(gold farmer)라 불리는 게임 노동자들이 아이템을 모으기 위해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한다. 중국에만 100만 이상의 골드파머가 존재하고 그렇게 모은 아이템의 거래 규모가 매년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9년 세컨드라이프 경제규모는 5000억 달러가 넘고 주민 수입은 55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그래서 대비가 시급하다.
온라인으로 피자를 주문하면 대부분 30분 이내에 배달된다. 그런데 피자를 이메일에 첨부해서 보낼 수는 없다. 피자는 실물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전송할 수 있는 딱지나 구슬 같은 것이 거래된다. 소위 아이템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을 가상재화라고 부른다. 이 재화는 원래 심심파적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것을 현금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계층이 생겨났다. 그들은 그 일을 아예 직업으로 여긴다.
2009년 12월 24일 한국 대법원에서 주목할만한 판결이 나왔다. 온라인 게임 머니의 현금거래 및 환전행위를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리니지'의 게임머니인 `아덴'을 환전하는 중개인을 게임산업진흥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
대법원은 게임머니의 획득에 우연적인 요소보다 게이머의 노력이나 실력이 크게 반영되었기 때문에 온라인 도박의 판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본 것이다.
이미 세컨드라이프의 린든 달러는 실제 달러로 환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010년 4월 5일 1달러가 대략 223 린든 달러로 환전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이 들썩이던 때 세컨드라이프에서 영업하는 금융기관에서도 대규모 예금인출로 뱅크 런이 발생한 일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이런 일들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언제 그게 실제 태풍이 될 지 아직은 모른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다단계 사기사건이 세컨드라이프에서도 발생했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온라인 도박이 금지되자 긴코 파이낸셜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투자액 환수에 나섰고 이 회사의 파산으로 실제로 70만 달러가 날아갔다. 긴코 파이낸셜은 미리 투자된 돈의 이자를 나중에 투자된 돈으로 막는 전형적인 폰지(Ponzi) 수법을 썼다.
비록 가상경제의 규모가 실물경제와 비교해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해도 지금부터 조금씩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세계적 수준의 온라인 게임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서이다. 불법적으로 가상아이템을 확보하는 길을 막는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가상아이템의 정상적인 거래를 지원해야 한다.둘째, 한국에서 만들어진 소셜 네트워크를 더 건전하게 키우기 위해서도 기반 정비가 필요하다. 싸이월드는 세컨드라이프보다 먼저 시작되었고 회원도 훨씬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다. 세컨드라이프처럼 가상경제가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정비해줄 필요가 있다. 셋째, 온라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탈세, 돈 세탁, 뇌물 등 불법적 거래를 예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가상경제행위에 대한 과세방법과 과세표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거래를 투명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한국도 가상경제의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졌다고 할 수 있다.국내 아이템 거래 규모는 1조 50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가상화폐를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영역으로 끌어들여 합법적인 가상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이 판결을 환영한다. 그러나 게임중독 및 불법거래와 탈세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피해를 미리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상세계는 생각보다 넓고 국경이 없다. 워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대규모 온라인 게임 가입자가 800만 이상이고 그 가운데 절반은 늘 온라인에 있다. 그들은 웬만한 작은 국가의 인구와 맞먹는다. 중국이나 루마니아에서는 골드파머(gold farmer)라 불리는 게임 노동자들이 아이템을 모으기 위해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한다. 중국에만 100만 이상의 골드파머가 존재하고 그렇게 모은 아이템의 거래 규모가 매년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9년 세컨드라이프 경제규모는 5000억 달러가 넘고 주민 수입은 55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그래서 대비가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