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소년보호법 '중복규제' 논리 수용
게임법과 병합심사 규제 수위 재검토키로
오픈마켓 카테고리 차단 모바일게임 불만
게임산업진흥법과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4월 국회 회기 중 통과가 무산되면서 향후 두 법안의 처리방향과 시점, 이에 따른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계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단독통과'라는 최악의 경우를 면한 것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반면 모바일게임업계는 게임산업진흥법 처리 지연으로 국내 이용자들의 스마트폰 오픈마켓 게임 이용이 계속 차단될 수밖에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게임 규제 입법 문화부의 판정승?...게임업계 일단 `안도'=게임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상황은 4월 국회 중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별도입법이었다.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게임사는 이용자 과몰입 예방을 위한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법에 규정하고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은 시행규칙을 통해 정하기로 한 반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은 "자정 이후 심야시간에 한해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금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게임법이 시행규칙을 통해 담으려는 세부내용은 게임 특성에 따라 피로도 시스템이나 청소년게임심야 셧다운 제도 중 택일해서 반영하게 돼 있다. 청소년게임의 경우 자정이 넘어서 신규 접속이 불가능하게 되며 이용금지 시간 이전에 게임 서버에 접속해 있는 이용자의 경우 사실상 제한 없이 게임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청소년보호법의 경우 이용제한 시간이 되면 기존 청소년 접속자의 게임 이용도 강제 종료하는 보다 강경한 내용이어서 `신데렐라 법'으로 불린다.
법사위에 먼저 상정됐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독자적으로 입법되지 못하고 법사위 제2법안소위에서 게임산업진흥법과 병합심사 하는 것으로 결론 지어진 것은 두 법안이 게임산업에 대해 별개의 규제법안을 담은 만큼 `중복입법', `중복규제'라는 문화부 측의 논리가 일단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문화부는 "주무부처가 진흥과 규제안을 두루 담은 입법을 추진하는 와중에 중복 규제안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청소년보호법개정안을 추진하던 여성가족부 측은 "해당 법안과 관련해선 추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관련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업계, 법안 처리 지연에 `불만'=구글코리아는 지난 4월 30일, 국내 이용자들이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게임물등급위로부터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을 유통하는 것은 기존 게임산업진흥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초 5월 초순에 이를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구글은 문방위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회기 내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예정보다 다소 앞당겨 카테고리를 차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애플 앱스토어에 이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도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되며 한국의 이용자들은 편법으로 해외 계정을 생성하지 않는 한 스마트폰의 글로벌 게임마켓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는 전 세계 각지에서 스마트폰 오픈마켓이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트렌드와 동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관련 사업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국내 휴대폰 게임 이용자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이용으로 옮겨가며 기존 일반폰을 통한 모바일게임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1위 사업자인 컴투스의 한 관계자는 "신규 게임을 출시해서 국내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이전에 비해 30% 정도 줄고 있다"며 "이는 스마트폰을 구입한 모바일 콘텐츠 소비층이 한국 계정으로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컴투스는 1분기 국내 시장 매출은 54억1000만원에 그쳐 전분기 대비 14%가량 감소했다. `앱스토어 역효과'를 실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법 지체로 게임산업 신시장 대처 늦어져=앱스토어 게임 심의 관련 법규 개정 지연이 모바일게임 업계는 물론 게임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액정 화면이 기존 모바일 기기에 비해 훨씬 크고 게임 구동 성능 또한 훨씬 좋은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모바일게임 뿐 아니라 온라인게임 업종에도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휴대폰으로 즐기는 앱스토어형 게임의 경우 간단한 게임성을 갖춘 아케이드 게임이 주종이나 아이패드의 경우 최근 근 인기를 얻고 있는 웹게임이나 저사양 MMORPG도 충분히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이동 중 즐기는 것 뿐 아니라 실내 공간에서 이용 수요 또한 충분한 기기로 평가받고 있다. 휴대폰이나 닌텐도DS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에 비해 구현 가능한 게임의 품질이 탁월한데다 책상에 앉아 데스크탑 PC로 접속하지 않아도 침내나 쇼파에 앉아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패드 게임 시장이 기존 휴대용 게임 시장과 데스크탑PC로 즐기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접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 게임사들 중 아이패드로 인해 형성될 시장을 겨냥, 네트워크 게임에 관한 한 가장 앞서가는 한국의 게임사와 제휴를 염두에 두는 곳이 적지 않다"며 "새로운 기회가 형성되는 마당에 법안 지체로 이에 대처가 늦어지는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게임규제 입법 최종 결말은=법사위에 계류 중인 게임관련 두 법안은 빠르면 6월, 늦으면 9월 정기국회를 통해 매듭지어진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시행규칙이 아닌 본법안을 통해 규제수위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게임산업진흥법이 청소년보호법 못지 않게 규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담아 향후 입법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가족부 측은 청소년보호법에 담긴 셧다운제도가 게임산업진흥법의 규제조항과 유사해 중복규제라는 지적을 받자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시간 일일 총량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법안 모두 틀을 좀 더 가다듬어 다음 국회에서 입법을 위한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4월 국회에서 진행된 법사위의 심의 과정에선 "두 법안이 별도로 추진되는 것이 중복규제"라는 견해가 보다 우세했으나 상임위별 의원교체가 대폭 이뤄질 전망이어서 결과를 속단하긴 어렵다.
문화부와 여성가족부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국무조정실에서 이를 조정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만약 청소년보호법이 자정 12시 이후 기존 이용자의 접속도 강제 종료하는 형태의 셧다운제도를 유지한 채 입법에 성공할 경우 게임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나 현 시점에서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
게임법과 병합심사 규제 수위 재검토키로
오픈마켓 카테고리 차단 모바일게임 불만
게임산업진흥법과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4월 국회 회기 중 통과가 무산되면서 향후 두 법안의 처리방향과 시점, 이에 따른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계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단독통과'라는 최악의 경우를 면한 것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반면 모바일게임업계는 게임산업진흥법 처리 지연으로 국내 이용자들의 스마트폰 오픈마켓 게임 이용이 계속 차단될 수밖에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게임 규제 입법 문화부의 판정승?...게임업계 일단 `안도'=게임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상황은 4월 국회 중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의 별도입법이었다.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게임사는 이용자 과몰입 예방을 위한 기술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법에 규정하고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은 시행규칙을 통해 정하기로 한 반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은 "자정 이후 심야시간에 한해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금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게임법이 시행규칙을 통해 담으려는 세부내용은 게임 특성에 따라 피로도 시스템이나 청소년게임심야 셧다운 제도 중 택일해서 반영하게 돼 있다. 청소년게임의 경우 자정이 넘어서 신규 접속이 불가능하게 되며 이용금지 시간 이전에 게임 서버에 접속해 있는 이용자의 경우 사실상 제한 없이 게임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청소년보호법의 경우 이용제한 시간이 되면 기존 청소년 접속자의 게임 이용도 강제 종료하는 보다 강경한 내용이어서 `신데렐라 법'으로 불린다.
법사위에 먼저 상정됐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독자적으로 입법되지 못하고 법사위 제2법안소위에서 게임산업진흥법과 병합심사 하는 것으로 결론 지어진 것은 두 법안이 게임산업에 대해 별개의 규제법안을 담은 만큼 `중복입법', `중복규제'라는 문화부 측의 논리가 일단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문화부는 "주무부처가 진흥과 규제안을 두루 담은 입법을 추진하는 와중에 중복 규제안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청소년보호법개정안을 추진하던 여성가족부 측은 "해당 법안과 관련해선 추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관련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업계, 법안 처리 지연에 `불만'=구글코리아는 지난 4월 30일, 국내 이용자들이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게임물등급위로부터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을 유통하는 것은 기존 게임산업진흥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초 5월 초순에 이를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구글은 문방위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회기 내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예정보다 다소 앞당겨 카테고리를 차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애플 앱스토어에 이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도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되며 한국의 이용자들은 편법으로 해외 계정을 생성하지 않는 한 스마트폰의 글로벌 게임마켓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는 전 세계 각지에서 스마트폰 오픈마켓이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트렌드와 동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관련 사업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국내 휴대폰 게임 이용자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이용으로 옮겨가며 기존 일반폰을 통한 모바일게임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1위 사업자인 컴투스의 한 관계자는 "신규 게임을 출시해서 국내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이전에 비해 30% 정도 줄고 있다"며 "이는 스마트폰을 구입한 모바일 콘텐츠 소비층이 한국 계정으로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컴투스는 1분기 국내 시장 매출은 54억1000만원에 그쳐 전분기 대비 14%가량 감소했다. `앱스토어 역효과'를 실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법 지체로 게임산업 신시장 대처 늦어져=앱스토어 게임 심의 관련 법규 개정 지연이 모바일게임 업계는 물론 게임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액정 화면이 기존 모바일 기기에 비해 훨씬 크고 게임 구동 성능 또한 훨씬 좋은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모바일게임 뿐 아니라 온라인게임 업종에도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휴대폰으로 즐기는 앱스토어형 게임의 경우 간단한 게임성을 갖춘 아케이드 게임이 주종이나 아이패드의 경우 최근 근 인기를 얻고 있는 웹게임이나 저사양 MMORPG도 충분히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이동 중 즐기는 것 뿐 아니라 실내 공간에서 이용 수요 또한 충분한 기기로 평가받고 있다. 휴대폰이나 닌텐도DS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에 비해 구현 가능한 게임의 품질이 탁월한데다 책상에 앉아 데스크탑 PC로 접속하지 않아도 침내나 쇼파에 앉아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패드 게임 시장이 기존 휴대용 게임 시장과 데스크탑PC로 즐기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접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 게임사들 중 아이패드로 인해 형성될 시장을 겨냥, 네트워크 게임에 관한 한 가장 앞서가는 한국의 게임사와 제휴를 염두에 두는 곳이 적지 않다"며 "새로운 기회가 형성되는 마당에 법안 지체로 이에 대처가 늦어지는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게임규제 입법 최종 결말은=법사위에 계류 중인 게임관련 두 법안은 빠르면 6월, 늦으면 9월 정기국회를 통해 매듭지어진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시행규칙이 아닌 본법안을 통해 규제수위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게임산업진흥법이 청소년보호법 못지 않게 규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담아 향후 입법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가족부 측은 청소년보호법에 담긴 셧다운제도가 게임산업진흥법의 규제조항과 유사해 중복규제라는 지적을 받자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시간 일일 총량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법안 모두 틀을 좀 더 가다듬어 다음 국회에서 입법을 위한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4월 국회에서 진행된 법사위의 심의 과정에선 "두 법안이 별도로 추진되는 것이 중복규제"라는 견해가 보다 우세했으나 상임위별 의원교체가 대폭 이뤄질 전망이어서 결과를 속단하긴 어렵다.
문화부와 여성가족부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만큼 국무조정실에서 이를 조정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만약 청소년보호법이 자정 12시 이후 기존 이용자의 접속도 강제 종료하는 형태의 셧다운제도를 유지한 채 입법에 성공할 경우 게임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나 현 시점에서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