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함 넘어 성희롱 모욕감"
"누나! 미인이시네요. 나이트 안가요? 진짜 안가요?"
"누나! 미인이시네요. 나이트 안가요? 진짜 안가요?"
"누나! 미인이시네요. 나이트 안가요? 진짜 안가요?"
"우리 열아홉살이에요."
"에이∼ 거짓말 하지마."
주말이던 지난 20일 오후 9시쯤 유흥업소와 식당이 밀집해 있는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피아노거리 일대에서는 주변에 위치한 나이트클럽에서 나온 일명 `삐끼(호객꾼)`들의 치열한 호객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100m밖에 보이지 않는 이 거리 바닥에는 `돼지엄마`, `레종` 등의 이름이 적힌 명함이 수백장 널려 있었고 무전기를 휴대한 삐끼들은 10m 간격으로 서서 지나는 사람들의 길을 가로막은 채 `나이트`를 외쳐 댔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무리가 지나갈 때면 손목을 잡고 끌어당기거나 팔짱을 끼는 등 20~30m를 따라가면서 "한번만 가 보자"고 떼를 쓰기도 했다. "왜 이러세요"라고 소리치는 거부 반응에도 오히려 양팔을 벌려 가는 길을 막은 뒤 "일단 이야기를 들어 보라"며 웬만해선 물러서지도 않았다. 심지어 나이를 밝히는 청소년들에게까지 다가가 호객 행위를 벌이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삐끼들은 지나가는 남성들을 붙잡고 자신들의 업소 쪽으로 끌어당기기도 했다.
이 길을 지나는 불과 몇 분 사이 3명의 호객꾼에게 잡혔다는 김모(여ㆍ22)씨는 "여기에 올 때마다 매번 당하는 일이라 이제는 익숙할 정도"라면서도 "스킨십까지 하면서 달라붙을 때는 성희롱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길 가운데 걸려 있는 `호객 행위에 유혹되지 맙시다(종로구 관철동 문화발전위원회)`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무색해 보일 정도였다.
서울시내 유흥가가 밀집해 있는 종로, 신천 등 주요 거리에서 이와 같은 막무가내식 호객 행위가 벌어져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호객꾼들이 행인의 길을 가로막으며 막무가내로 호객 행위를 하는 데다 과도한 스킨십까지 시도, 시민들은 통행 방해를 넘어 성희롱이 아니냐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과도한 호객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청객 행위로 적발 시 5만~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할 경우 청소년보호법에도 위반될 수 있는 엄연한 `불법`이다.
같은 날 `먹자골목`으로 알려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인근에서도 과도한 호객 행위가 벌어져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었다. 여러 개의 나이트클럽과 각종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호객꾼들의 호객 행위뿐만 아니라 이들이 쏟아내는 전단과 명함들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가족끼리 식사를 하러 왔다는 윤모(45)씨는 "여기는 말 그대로 맛을 즐기라는 먹자골목인데 호객꾼들이 이곳을 유흥가로 만드는 것 같아 불쾌하다"며 "바닥에 뿌려져 있는 나이트클럽, 키스방, 마사지 전단을 보면 아이들과 오기도 민망스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최모(여ㆍ28)씨 또한 "나이트 같은 곳에 갈 사람은 알아서 가는데 이렇게 아무나 붙잡고 말하거나 잡아끄는 건 너무한 일"이라며 "손잡고 어깨동무하는 행위는 성추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왜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과도한 호객 행위에 구청과 경찰은 계도 및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동대문경찰서는 22일부터 오는 3월4일까지를 호객 행위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호객 행위에 대해 계도하고 있으며 송파구 또한 상인회연합회, 경찰과 함께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신천역 근처 업소들의 모임인 잠실올림픽로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이 일대의 과도한 호객 행위로 상가 이미지가 떨어지고 있다"며 "상인들과 고객들에게 서명을 받아 23일 정기총회 때 호객 행위 방지 및 단속 탄원서를 청와대 민원실과 경찰서, 구청으로 직접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청과 공조해서 캠페인을 벌이고 계도도 하지만 요즘도 새벽이 되면 길거리가 전단으로 아수라장이 된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상인들 또한 "단속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피아노거리에서 만난 한 호객꾼은 "우리가 강제로 가게에 끌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물건을 강매하는 것도 아닌데 왜 단속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오히려 "단속에 적발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신천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주민 또한 "다 먹고살려고 하는 건데 단속을 하면 안 된다"며 "실제로 순찰차가 와도 그냥 지나친다"고 밝혔다.
이에 송파구청 관계자는 "종종 나가 호객 행위를 하지 말라고 계도를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호객꾼들이 워낙 지능적이고 우리가 가면 마치 알았다는 듯이 피하고 숨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호객 행위 현장을 적발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 상인회연합회와 경찰이 공조해 단속하고 있다"며 "만약 경찰에서 특정 업소를 호객 행위로 적발했다는 공문을 보내오면 해당 업소에 영업 정지 15일의 행정 처분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윤정아ㆍ노기섭ㆍ유민환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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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열아홉살이에요."
"에이∼ 거짓말 하지마."
주말이던 지난 20일 오후 9시쯤 유흥업소와 식당이 밀집해 있는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피아노거리 일대에서는 주변에 위치한 나이트클럽에서 나온 일명 `삐끼(호객꾼)`들의 치열한 호객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100m밖에 보이지 않는 이 거리 바닥에는 `돼지엄마`, `레종` 등의 이름이 적힌 명함이 수백장 널려 있었고 무전기를 휴대한 삐끼들은 10m 간격으로 서서 지나는 사람들의 길을 가로막은 채 `나이트`를 외쳐 댔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무리가 지나갈 때면 손목을 잡고 끌어당기거나 팔짱을 끼는 등 20~30m를 따라가면서 "한번만 가 보자"고 떼를 쓰기도 했다. "왜 이러세요"라고 소리치는 거부 반응에도 오히려 양팔을 벌려 가는 길을 막은 뒤 "일단 이야기를 들어 보라"며 웬만해선 물러서지도 않았다. 심지어 나이를 밝히는 청소년들에게까지 다가가 호객 행위를 벌이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삐끼들은 지나가는 남성들을 붙잡고 자신들의 업소 쪽으로 끌어당기기도 했다.
이 길을 지나는 불과 몇 분 사이 3명의 호객꾼에게 잡혔다는 김모(여ㆍ22)씨는 "여기에 올 때마다 매번 당하는 일이라 이제는 익숙할 정도"라면서도 "스킨십까지 하면서 달라붙을 때는 성희롱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길 가운데 걸려 있는 `호객 행위에 유혹되지 맙시다(종로구 관철동 문화발전위원회)`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무색해 보일 정도였다.
서울시내 유흥가가 밀집해 있는 종로, 신천 등 주요 거리에서 이와 같은 막무가내식 호객 행위가 벌어져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호객꾼들이 행인의 길을 가로막으며 막무가내로 호객 행위를 하는 데다 과도한 스킨십까지 시도, 시민들은 통행 방해를 넘어 성희롱이 아니냐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과도한 호객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청객 행위로 적발 시 5만~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할 경우 청소년보호법에도 위반될 수 있는 엄연한 `불법`이다.
같은 날 `먹자골목`으로 알려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인근에서도 과도한 호객 행위가 벌어져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었다. 여러 개의 나이트클럽과 각종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호객꾼들의 호객 행위뿐만 아니라 이들이 쏟아내는 전단과 명함들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가족끼리 식사를 하러 왔다는 윤모(45)씨는 "여기는 말 그대로 맛을 즐기라는 먹자골목인데 호객꾼들이 이곳을 유흥가로 만드는 것 같아 불쾌하다"며 "바닥에 뿌려져 있는 나이트클럽, 키스방, 마사지 전단을 보면 아이들과 오기도 민망스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최모(여ㆍ28)씨 또한 "나이트 같은 곳에 갈 사람은 알아서 가는데 이렇게 아무나 붙잡고 말하거나 잡아끄는 건 너무한 일"이라며 "손잡고 어깨동무하는 행위는 성추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왜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과도한 호객 행위에 구청과 경찰은 계도 및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동대문경찰서는 22일부터 오는 3월4일까지를 호객 행위 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호객 행위에 대해 계도하고 있으며 송파구 또한 상인회연합회, 경찰과 함께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신천역 근처 업소들의 모임인 잠실올림픽로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이 일대의 과도한 호객 행위로 상가 이미지가 떨어지고 있다"며 "상인들과 고객들에게 서명을 받아 23일 정기총회 때 호객 행위 방지 및 단속 탄원서를 청와대 민원실과 경찰서, 구청으로 직접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청과 공조해서 캠페인을 벌이고 계도도 하지만 요즘도 새벽이 되면 길거리가 전단으로 아수라장이 된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상인들 또한 "단속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피아노거리에서 만난 한 호객꾼은 "우리가 강제로 가게에 끌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물건을 강매하는 것도 아닌데 왜 단속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오히려 "단속에 적발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신천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주민 또한 "다 먹고살려고 하는 건데 단속을 하면 안 된다"며 "실제로 순찰차가 와도 그냥 지나친다"고 밝혔다.
이에 송파구청 관계자는 "종종 나가 호객 행위를 하지 말라고 계도를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호객꾼들이 워낙 지능적이고 우리가 가면 마치 알았다는 듯이 피하고 숨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호객 행위 현장을 적발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 상인회연합회와 경찰이 공조해 단속하고 있다"며 "만약 경찰에서 특정 업소를 호객 행위로 적발했다는 공문을 보내오면 해당 업소에 영업 정지 15일의 행정 처분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윤정아ㆍ노기섭ㆍ유민환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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