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형 정경과학부장
인간이 생존하는 데는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이중 공기나 물, 영양소는 어느 것 하나라도 균형이 깨지면 생을 이어갈 수 없게 된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이를 바탕으로 물, 불, 공기, 흙이 만물의 기본 요소라는 `4원소설'을 내놓기도 했다. 또 아닉세메네스는 만물의 근원은 공기라는 일원설을 주창한 바 있다.
4원소 중 무엇이 먼저냐 하는 것은 달걀과 닭 논쟁처럼 선후를 따지기 어렵다. 그래도 가장 먼저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존재를 꼽으라면 공기다. 가장 짧은 시간에 인간을 파멸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공기는 지구를 둘러싸고 대기의 하층부분에 있는 무색, 투명, 무취의 혼합기체다. 약 73%의 질소와 약 20%의 산소가 주성분이고, 이산화탄소와 헬륨, 아르곤 등 다양한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 성분이 달라지면 신체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도구 없이 대기권 밖에서 생존할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유다.
공기는 때로는 강력한 무기로 돌변한다. 그리스 도시국가 스파르타가 아테네와의 펠레폰네소스전쟁에서 유황가스를 공기 중에 퍼트려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또 1차세계대전이나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도 공기를 이용한 생화학무기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공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숨쉬는 공기의 균형이 깨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국내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자수가 890만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건강한 공기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파고든 제품이 공기청정기다. 공기청정기는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여 필터를 통해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는 장치다. 군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해 한때는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이었지만, 돈이 되기 시작한 지금은 웬만한 전자 대기업들은 모두 생산, 판매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황사가 매년 심해지고 일본 방사성 물질 공포까지 확산되면서 아이들 둔 가정에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환경성 질환자들에게 공기청정기를 회피요법으로 권할 정도다.
하지만 공기청정기가 모든 환경성 질환을 치료하는 것처럼 호도되고 있어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중금속과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를 99.9% 없애주고 알레르기와 아토피 원인 물질을 제거한다는 등 마치 의료기기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광고 때문이다. 알레르기나 아토피 같은 환경성 질환자들로서는 현혹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문구와 달리 국내에 광고처럼 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실제 미세먼지의 99.9%를 제거한다는 한 제품의 경우 공기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50% 정도의 제거 능력밖에 없었다는 충격적인 결과물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오염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경우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공기청정기를 일반용과 의료용으로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FTA(식품의약국)처럼 의료용 공기청정기에 별도의 인증서를 주고 의사들이 권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국인 5명 중 1명 꼴로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 대부분이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약자다. 어느새 공기청정기는 이들에게 필수 제품이 됐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그릇된 과장광고 차단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미국처럼 일반용과 의료용으로 철저히 구분해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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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원소 중 무엇이 먼저냐 하는 것은 달걀과 닭 논쟁처럼 선후를 따지기 어렵다. 그래도 가장 먼저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존재를 꼽으라면 공기다. 가장 짧은 시간에 인간을 파멸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공기는 지구를 둘러싸고 대기의 하층부분에 있는 무색, 투명, 무취의 혼합기체다. 약 73%의 질소와 약 20%의 산소가 주성분이고, 이산화탄소와 헬륨, 아르곤 등 다양한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 성분이 달라지면 신체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도구 없이 대기권 밖에서 생존할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유다.
공기는 때로는 강력한 무기로 돌변한다. 그리스 도시국가 스파르타가 아테네와의 펠레폰네소스전쟁에서 유황가스를 공기 중에 퍼트려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또 1차세계대전이나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도 공기를 이용한 생화학무기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공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숨쉬는 공기의 균형이 깨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국내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자수가 890만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건강한 공기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파고든 제품이 공기청정기다. 공기청정기는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여 필터를 통해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는 장치다. 군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해 한때는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이었지만, 돈이 되기 시작한 지금은 웬만한 전자 대기업들은 모두 생산, 판매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황사가 매년 심해지고 일본 방사성 물질 공포까지 확산되면서 아이들 둔 가정에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환경성 질환자들에게 공기청정기를 회피요법으로 권할 정도다.
하지만 공기청정기가 모든 환경성 질환을 치료하는 것처럼 호도되고 있어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중금속과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를 99.9% 없애주고 알레르기와 아토피 원인 물질을 제거한다는 등 마치 의료기기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광고 때문이다. 알레르기나 아토피 같은 환경성 질환자들로서는 현혹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문구와 달리 국내에 광고처럼 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실제 미세먼지의 99.9%를 제거한다는 한 제품의 경우 공기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50% 정도의 제거 능력밖에 없었다는 충격적인 결과물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오염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경우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공기청정기를 일반용과 의료용으로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FTA(식품의약국)처럼 의료용 공기청정기에 별도의 인증서를 주고 의사들이 권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국인 5명 중 1명 꼴로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 대부분이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약자다. 어느새 공기청정기는 이들에게 필수 제품이 됐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그릇된 과장광고 차단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미국처럼 일반용과 의료용으로 철저히 구분해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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