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배출량 기준 초과 … 자칫하면 '건강위협'
오존 세척기에서 오존이 너무 많이 배출된다는 소식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제품 홍보에 나섰던 파워 블로거가 난처한 입장이 된 모양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네티즌의 윤리 문제와 오존 세척기의 위해성(危害性)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런 문제들이 함께 뒤섞여 버리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오존은 3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된 물질이다. 자연에서 오존은 햇볕의 자외선이 공기 중의 산소를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지표면에서 40킬로미터 상공의 성층권에서 일어나는 오존의 생성과 분해 반응으로 지구상에 도달하는 햇볕의 자외선 중 90%가 흡수된다. 생명체에 치명적인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오존은 우리에게 생명의 은인인 셈이다.
불쾌한 냄새를 없애는 탈취제나 세균을 죽이는 살균제로 오존을 사용하기도 한다.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오존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라디칼'이라고 부르는 산소 원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강한 산화력을 가진 산소 라디칼이 냄새의 원인이 되는 분자를 산화시켜 냄새가 없는 분자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미생물의 세포를 파괴시켜 버리기도 한다.
오존의 강한 화학적 산화력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공기 중에 오존이 너무 많아지면 피부, 안구, 호흡기 점막이 손상되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휘발성 유기물질로 오염된 지역에서 맑은 여름날 오후에 자외선에 의한 광화학 반응으로 공기 중 오존 농도가 늘어난다. 스모그가 생기고, 불쾌한 냄새가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측정한 공기 중 오존의 평균 농도가 0.12ppm을 넘어서면 `오존 주의보'가 발령된다. 그런 경우에 실외에서의 과격한 운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탈취나 살균에 사용하는 오존은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다. 자외선 램프를 켜두면 공기 중의 산소 분자가 깨지면서 오존이 만들어진다. 뾰족한 전극에 약한 전류를 흘려줄 때 생기는 전기 방전(스파크)을 이용하기도 한다. 흔히 `음이온'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에는 사실 전기 방전을 이용하는 오존 발생 장치가 들어 있다.
원칙적으로는 오존으로 그릇에 묻어있는 세균을 제거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세균은 깨끗한 물만으로도 충분히 제거된다. 깨끗하게 씻은 그릇을 잘 말려서 사용한다면 굳이 오존을 소독용으로 쓸 이유가 없다. 결국 오존 소독은 물기를 제대로 말리지 못하는 식당에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이다. 과일이나 채소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오존이 농약이나 중금속을 제거해 준다는 주장은 지나친 과장이다. 대부분의 농약은 오존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오존으로 중금속 원소를 변화시킬 수도 없다. 화학적으로 보면 그런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한 것으로 전혀 믿을 것이 못 되는 엉터리라는 뜻이다.
오존 세척기에 대해 오존 발생량의 기준을 정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오존 세척기가 작동을 하려면 충분한 양의 오존이 필요하다. 자칫 오존 세척기가 `붕어가 없는 붕어빵'이 돼버릴 수도 있다. 정부는 오존이 충분히 만들어지는가를 확인해줘야 한다.
문제는 오존이 너무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세척기의 오존이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이다. 소비자가 밀폐된 실내에서 오존 세척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실내 공기 중에 오존이 너무 많아지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오존의 발생량을 `ppm' 이하로 규제할 수도 없다. `ppm'은 물질의 `양'이 아니라 `농도'의 단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세척기 내부의 오존 농도를 규제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세척기 내부의 오존 농도는 소비자의 안전이 아니라 소독의 효율을 근거로 정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차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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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은 3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된 물질이다. 자연에서 오존은 햇볕의 자외선이 공기 중의 산소를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지표면에서 40킬로미터 상공의 성층권에서 일어나는 오존의 생성과 분해 반응으로 지구상에 도달하는 햇볕의 자외선 중 90%가 흡수된다. 생명체에 치명적인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오존은 우리에게 생명의 은인인 셈이다.
불쾌한 냄새를 없애는 탈취제나 세균을 죽이는 살균제로 오존을 사용하기도 한다.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오존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라디칼'이라고 부르는 산소 원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강한 산화력을 가진 산소 라디칼이 냄새의 원인이 되는 분자를 산화시켜 냄새가 없는 분자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미생물의 세포를 파괴시켜 버리기도 한다.
오존의 강한 화학적 산화력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공기 중에 오존이 너무 많아지면 피부, 안구, 호흡기 점막이 손상되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휘발성 유기물질로 오염된 지역에서 맑은 여름날 오후에 자외선에 의한 광화학 반응으로 공기 중 오존 농도가 늘어난다. 스모그가 생기고, 불쾌한 냄새가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측정한 공기 중 오존의 평균 농도가 0.12ppm을 넘어서면 `오존 주의보'가 발령된다. 그런 경우에 실외에서의 과격한 운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탈취나 살균에 사용하는 오존은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다. 자외선 램프를 켜두면 공기 중의 산소 분자가 깨지면서 오존이 만들어진다. 뾰족한 전극에 약한 전류를 흘려줄 때 생기는 전기 방전(스파크)을 이용하기도 한다. 흔히 `음이온'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에는 사실 전기 방전을 이용하는 오존 발생 장치가 들어 있다.
원칙적으로는 오존으로 그릇에 묻어있는 세균을 제거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세균은 깨끗한 물만으로도 충분히 제거된다. 깨끗하게 씻은 그릇을 잘 말려서 사용한다면 굳이 오존을 소독용으로 쓸 이유가 없다. 결국 오존 소독은 물기를 제대로 말리지 못하는 식당에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이다. 과일이나 채소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오존이 농약이나 중금속을 제거해 준다는 주장은 지나친 과장이다. 대부분의 농약은 오존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오존으로 중금속 원소를 변화시킬 수도 없다. 화학적으로 보면 그런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한 것으로 전혀 믿을 것이 못 되는 엉터리라는 뜻이다.
오존 세척기에 대해 오존 발생량의 기준을 정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오존 세척기가 작동을 하려면 충분한 양의 오존이 필요하다. 자칫 오존 세척기가 `붕어가 없는 붕어빵'이 돼버릴 수도 있다. 정부는 오존이 충분히 만들어지는가를 확인해줘야 한다.
문제는 오존이 너무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세척기의 오존이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이다. 소비자가 밀폐된 실내에서 오존 세척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실내 공기 중에 오존이 너무 많아지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오존의 발생량을 `ppm' 이하로 규제할 수도 없다. `ppm'은 물질의 `양'이 아니라 `농도'의 단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세척기 내부의 오존 농도를 규제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세척기 내부의 오존 농도는 소비자의 안전이 아니라 소독의 효율을 근거로 정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차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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