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 대기업계열 SI.광고대행사 `교통세` 제동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계열사의 `통행세' 관행에 칼을 빼들었다.
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와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이 일종의 중개수수료인 통행세로만 17∼20%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계수수료는 대표적인 중개수수료인 부동산 수수료가 최대 0.9%를 넘지 않는 점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폭리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지분이 대다수 대기업 오너들이 차지하고 있어 재산증식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규제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상당수 대기업 집단에서 이같은 통행세 행태가 관행화 돼왔으나 현행법상 제재기준이 없었다. 통행세란 대기업이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사업을 수주한 뒤, 이를 다시 중소기업에 도급해주면서 이른바 `통행세'라 불리는 수수료를 챙기던 것을 말한다.
실제 지난해 11월 공정위가 확인한 통행세 확인 사례를 보면 시스템통합(SI)업체 A사의 경우 계열사로부터 `라이선스 도입'과 관련해 130억원을 수주한 뒤 108억원에 소프트웨어업체 B사에 하도급했다. 그 과정에서 17%에 육박하는 22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고스란히 챙겨갔다. 이처럼 SIㆍ광고 분야 기업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가 넘는 통행세를 받는 행태가 일반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대행사들의 대행료 챙기기 역시 심각하다. 현재 대다수 광고대행사는 대기업 계열사로 수백억~ 수천억씩 모기업의 광고를 수주,15% 정도의 대행료를 챙기고 있다. 심지어 하도급을 주고 통행료를 챙기는 경우도 있다. 광고업체 C사도 `물류박람회' 홍보 건으로 계열사로부터 4억6000만원에 계약을 수주한 뒤 중소기업 D사에 3억8000만원을 하도급하고 17%가 넘는 8000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최대 0.9%로 1%를 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0배나 높은 수수료를 챙겨온 셈이다. 부동산 수수료의 경우 5000만원 이하가 0.6% 미만, 2억∼6억원 사이가 0.4%로 책정돼 왔다.
이같은 대기업 계열 SIㆍ광고 회사들이 시중 관행을 뛰어넘는 엄청난 중개 수수료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것은 그룹 계열사 SI나 광고 물량을 독식하는 구조 때문에 가능했다. 외부 업체들이 그룹사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반드시 거쳐야 해 수고 없이 엄청난 이득을 챙기게 된 것이다.
실제로 제일기획과 이노션, SK마케팅&컴퍼니, HS애드, 대홍기획 등 8개 광고대행사의 경우 경우 2010년 전체 매출액 1조3195억원 중 69%가 그룹사 내부 매출이었다. 특히 이 물량 중 96%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SI도 다르지 않아 삼성SDS, LG CNS, SK C&C 등 8개 그룹 SI 업체들은 2010년 7조90억원의 매출 중 64%를 그룹사에서 올렸고, 이중 78%를 수의계약으로 손쉽게 영업했다. 물류도 다르지 않아 그룹 계열 물류사 매출 중 83%가 내부 물량이었고, 이중 99%를 수의계약으로 올렸다.
공정위는 이번 외부용역을 토대로 이같은 불합리한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광고분야 등 2∼3개 세부업종을 선정해 업종별 거래 관행의 특성과 유형을 분석하고 외국 유사 거래 관행 유무ㆍ거래구조를 비교할 방침이다. 또 문제가 되는 거래 관행이 중소 독립기업 등의 시장 집입, 퇴출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산하 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부터 정부ㆍ공기업광고를 대행하면서 비슷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이 안 된다면 다른 법률의 개정을 유도해서라도 업계에 고질화된 통행세 관행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개선안을 놓고 전문가 의견수렴,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연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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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와 SI(시스템통합) 업체들이 일종의 중개수수료인 통행세로만 17∼20%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계수수료는 대표적인 중개수수료인 부동산 수수료가 최대 0.9%를 넘지 않는 점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폭리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지분이 대다수 대기업 오너들이 차지하고 있어 재산증식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규제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상당수 대기업 집단에서 이같은 통행세 행태가 관행화 돼왔으나 현행법상 제재기준이 없었다. 통행세란 대기업이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사업을 수주한 뒤, 이를 다시 중소기업에 도급해주면서 이른바 `통행세'라 불리는 수수료를 챙기던 것을 말한다.
실제 지난해 11월 공정위가 확인한 통행세 확인 사례를 보면 시스템통합(SI)업체 A사의 경우 계열사로부터 `라이선스 도입'과 관련해 130억원을 수주한 뒤 108억원에 소프트웨어업체 B사에 하도급했다. 그 과정에서 17%에 육박하는 22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고스란히 챙겨갔다. 이처럼 SIㆍ광고 분야 기업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가 넘는 통행세를 받는 행태가 일반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대행사들의 대행료 챙기기 역시 심각하다. 현재 대다수 광고대행사는 대기업 계열사로 수백억~ 수천억씩 모기업의 광고를 수주,15% 정도의 대행료를 챙기고 있다. 심지어 하도급을 주고 통행료를 챙기는 경우도 있다. 광고업체 C사도 `물류박람회' 홍보 건으로 계열사로부터 4억6000만원에 계약을 수주한 뒤 중소기업 D사에 3억8000만원을 하도급하고 17%가 넘는 8000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최대 0.9%로 1%를 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0배나 높은 수수료를 챙겨온 셈이다. 부동산 수수료의 경우 5000만원 이하가 0.6% 미만, 2억∼6억원 사이가 0.4%로 책정돼 왔다.
이같은 대기업 계열 SIㆍ광고 회사들이 시중 관행을 뛰어넘는 엄청난 중개 수수료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것은 그룹 계열사 SI나 광고 물량을 독식하는 구조 때문에 가능했다. 외부 업체들이 그룹사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반드시 거쳐야 해 수고 없이 엄청난 이득을 챙기게 된 것이다.
실제로 제일기획과 이노션, SK마케팅&컴퍼니, HS애드, 대홍기획 등 8개 광고대행사의 경우 경우 2010년 전체 매출액 1조3195억원 중 69%가 그룹사 내부 매출이었다. 특히 이 물량 중 96%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SI도 다르지 않아 삼성SDS, LG CNS, SK C&C 등 8개 그룹 SI 업체들은 2010년 7조90억원의 매출 중 64%를 그룹사에서 올렸고, 이중 78%를 수의계약으로 손쉽게 영업했다. 물류도 다르지 않아 그룹 계열 물류사 매출 중 83%가 내부 물량이었고, 이중 99%를 수의계약으로 올렸다.
공정위는 이번 외부용역을 토대로 이같은 불합리한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광고분야 등 2∼3개 세부업종을 선정해 업종별 거래 관행의 특성과 유형을 분석하고 외국 유사 거래 관행 유무ㆍ거래구조를 비교할 방침이다. 또 문제가 되는 거래 관행이 중소 독립기업 등의 시장 집입, 퇴출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산하 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부터 정부ㆍ공기업광고를 대행하면서 비슷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이 안 된다면 다른 법률의 개정을 유도해서라도 업계에 고질화된 통행세 관행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개선안을 놓고 전문가 의견수렴,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연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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